[LAW & JUSTICE] TV 속 법조인, 바로 이 배우-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상태바
[LAW & JUSTICE] TV 속 법조인, 바로 이 배우-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8.07.12 12: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8월호에 실리는 글입니다 ※

최근 TV 드라마에 법조인의 등장이 부쩍 늘었다.
드라마는 현실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 지기에, 드라마 속 법조인 역할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법조인의 삶과 특성을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TV 속의 법조인, 그들을 살펴본다.
정리 김주미 기자
사진 JTBC ‘미스 함무라비’ 공식 홈페이지

화제가 됐던 현직 판사의
‘산뜻한’ 법정 소설,
드라마로도 대중을 휘어잡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보복의 기준을 제시한 엄정한 법, 그것도 최초의 성문법이라고 전해지는 함무라비 법전은 기원전 1700년 경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왕에 의해 편찬됐다. 이 무겁고 엄숙한 이름, ‘함무라비’ 앞에 ‘미스’자만 붙었을 뿐인데 기막히게 상큼해졌다.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 한 것이다. ‘판사가 쓴 소설’로 화제를 모았던 ‘미스 함무라비’는 군데군데 하이틴 소설과 같은 감성과 유머가 잘 녹아들어 있어 “재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이 드라마가 단순히 ‘재미’만으로 대중을 휘어잡았다고 한다면 설명이 부족하다. 현직 판사가 법원과 판사들을 중심 소재로 하여 쓴 소설이기에 디테일이 남다르다는 점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일반 시민들이 웬만하면 접하기 힘든 법관 사회와 그들만의 애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법원에서 다뤄지는 송사, 그 이면의 가슴 뭉클한 사연들과 인간사까지, 이 드라마만큼 잘 나타내주는 작품이 또 있을까. 외부인의 시각에서 쓴 법정 이야기라면 절대 닿을 수 없는 지점에서 다뤄진 드라마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 왼쪽부터 임바른 역의 김명수배우, 한세상 역의 성동일 배우, 박차오름 역의 고아라 배우

물론 TV 드라마로서 현실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어느 정도 각색은 불가피했다. 임바른 판사와 박차오름 판사의 러브라인이 강화된 점이라든가, 원작에는 없는 이도연이라는 비서 겸 속기사인 인물이 등장하여 정보왕 판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점 등이 그렇다. 일부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소설이 너무 판사 위주의 시각으로 쓰였다’는 평가가 있어왔던 만큼, 드라마에서 보다 대중적 요소를 가미한 점은 비판받기 어려워 보인다.

근면 성실하게 ‘올곧은 지적질’을 하고, 상대를 불문하여 ‘대찬 말대답’을 하는 새내기 열혈 판사 여주인공 박차오름은 어쩌면 우리 대다수가 평소에 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말들을 대신 해주기 위해 형성된 캐릭터가 아닐까.

무더위가 기웃거리는 초여름에 찾아와 더위로 인해 불쾌지수가 슬슬 오를 때쯤 종영(7월 16일 종영 예정)하는 ‘미스 함무라비’는 딱 이맘때 이용하는 선풍기 바람 마냥 적당히 시원하면서 훈훈한 느낌으로 시청자의 가슴 속에 남았다.

츄리닝에 떡진 머리로
중학생과 말다툼 하던 고시생- 한세상,
존재감 강력한 승포판 되기까지...

원작 소설에서는 민사44부 이전에도 인연이 있던 주인공 세 사람- 박차오름 판사(고아라 배우), 임바른 판사(김명수 배우), 한세상 부장판사(성동일 배우) –의 스토리가 소개된다. 중학생이던 박차오름은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에 와 자리를 맡아 놓고 책을 읽었는데, 어느 날 츄리닝에 떡진 머리의 고시생이 와서는 박차오름의 책을 치워놓고 그 자리에 앉는다. 이를 본 같은 독서모임의 임바른이, 자리에 없는 박차오름을 위해 그 고시생과 말싸움을 벌인 것.

그랬던 세 명이 훗날 모두 판사가 되어 한 공간에서 옥신대며 살아가는 설정. 너무도 소설 같고 어쩌면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 사연이 재미있으니 ‘좋아요’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한세상과 같이 츄리닝에 떡진 머리로 공부하며 “이번에 떨어지면 취업해야 하는데”라고 읊조리던 수많은 청춘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양산해 낸 시험이 바로 사법시험이다. 사법시험만 합격하면 가문이 일어나고 인생이 핀다는 기대로 무수한 청춘들이 자신의 젊음을 바쳐 매진했고, (물론 이런 기대는 여러 분야가 발전해 청년들이 선망하는 진로가 다양해진 2000년대 이후부터 차츰 사라지긴 했다.) 합격자가 단 3%에 불과해 남은 97%를 ‘고시 낭인’으로 전락시킨다는 문제의식 속에 수명이 끊어졌다.

한편 한세상 부장의 ‘버럭’ 성격 덕분인지 법원 내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과 비승포판으로 대별되는 법원에서 자타공인 ‘승포판’의 꼬리표를 단 한세상은 크게 바라는 게 없으니 거칠 게 없다. 올곧음과 단정함이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판사들 사이에서, 앉은 자세부터 45도 틀어져서 회의에 참석해 있는 그. “생각을 하고 말을 해”란 동료의 애절한 조언을 들을 정도로 그의 입에선 ‘아무말’이, 그러나 ‘뼈대가 있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판사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크게 튀는 것 없이 비슷하게 마련인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이렇게 튀는 판사, 한세상을 보게 되니 여간 시원하지가 않다.
 

▲ 극중 한세상 부장판사

“법정에서 가장 강한 인물은 판사,
가장 위험한 인물도 판사”

부장판사 한세상은 후배인 임바른과 박차오름에게 자신의 오판 경험을 털어놓는다. 의심 없이 진실이라고 믿고 판결한 것이 틀렸다는 걸 알았을 때, 그때 느낀 죄책감과 마음의 짐은 재판을 할 때마다 그를 짓누른다.

법정에 나와 있는 것만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되어 있는 판사는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사정과 법정에서 주장되지 않은 측면은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판결이 곧 실체적으로도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엄밀히 말해 옳지 않다. 한세상은 법관의 판단이 가진 그 한계점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며 “법정에서 가장 강한 인물은 판사고 가장 위험한 인물도 판사”라고 말한다.

주인공 박차오름은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정”을 꿈꾸는 인물이다. 본인 역시 늘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고는 약자 편을 들고자 한다. 하지만 강자인지 약자인지에 대한 판단에서부터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법정의 가장 강하고 위험한 자가 부당하게 한 쪽으로 힘을 밀어주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염려도 없지는 않다. 이 같은 생각 때문에 대다수 판사들은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에 서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렇다 보니 ‘법관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
 

▲ 극중 박차오름 판사

‘첫 재판 법복은 부장이 입혀주는 게 관례’
...더운 이 ‘법복’ 언제 바뀌나

첫 재판을 들어가는 박차오름 판사에게 한세상 부장판사가 법복을 입혀주는 장면이 나온다. 원작 소설에선 성추행 등 논란을 의식한 한세상이 박차오름을 향해 스스로 입으라고 이야기 하지만 박차오름은 “부장님이 입혀주세요”라며 당돌하게 요구한다.

그런데 20년 된 이 사계절용 법복이 여름철만 되면 걱정거리다. 통풍이 안 되는 소재에 길이까지 길어서, 판사들은 무더운 여름에 이불을 두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더욱이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 대책으로 여름철 법정 내 냉방 기준이 ‘26도 이상 유지’여서 장시간 재판에 임해야 하는 판사들의 고충은 날로 높아지는 것.

그런데 판사의 법복이 20년 째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부족한 예산’이라는 점이 눈물겹다. 통기성이 좋은 소재는 기존 소재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전국 판사 3천 명의 법복을 새로 맞추려면 예산이 받쳐줘야 한다. 이를 위해 법원행정처는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해마다 같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꼭 판사의 법복이 시원한 소재로 교체되길 바라본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캐릭터 2018-07-14 13:12:25
근데 캐릭터를 너무 지나지게 이상화해서 설정했어. 마치 주인공이 하는일은 다 선이고 정의인냥 대중들에게 굉장한 선입견을 심어주는 면도 무시할순없을듯ㅋㅋ실제 삶에서 성공충이나 박차오름처럼 뚜렷하게 색깔이 식별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ㅋㅋ대다수가 보통은 반반씩 섞어서하고 실제 본인의도가 진짜로 그렇건 그렇지않건간에 일부의 행위를 위장하기위한 용도라도 선악을 반반씩 섞는경우가 많지ㅋㅋ게다가 나쁜사람의 가면으로로 위장한 선한사람이 존재할 가능성도 무시할순없고.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캐릭터의 비현실적인 부분과 적당히 걸려가며 시청하는것도 좋을듯해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