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격증
곽상빈의 ‘세상의 모든 공부’-세무공무원의 잘못된 상담을 신뢰한 납세자도 보호받을 수 있는가
곽상빈  |  desk@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7.10  10:05:2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곽상빈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 

우리나라는 전국 각지에 세무서가 있으며, 세무서마다 납세자 보호 담당관이 상주하면서 납세자의 상담과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있다. 물론, 세무서의 개별 세목별 담당자에게 질의를 하여도 생각보다 상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솔직히 간단한 세무사항은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를 거치지 않아도 조언을 받을 수 있고, 그 조언에 따라서 세무신고를 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세무공무원이나 상담원들의 답변이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

간혹 납세의무자가 국세종합상담센터에 문의한 다음 ‘과세대상이 아니므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듣고 그대로 무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로 신고의무가 없는 경우는 다행이겠지만, 만약에 신고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신뢰하고 무신고한다면 잘못했다가는 본세는 물론이고 가산세까지 물지도 모른다. 국세상담센터나 세무서 공무원의 추상적인 상담을 믿고 세금폭탄을 맞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럼 한번 생각해 보자.

납세의무자가 국세종합상담센터의 질의를 바탕으로 양도소득세 신고 및 납세의무가 없다고 믿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과세관청이 의무의 불이행을 근거로 본세 및 가산세를 과세할 수 있을까.

이때 해결의 실마리는 국세기본법 제15조의 해석에 달려 있다. 이는 조세법의 대 원칙 중의 하나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명시한 규정이다.

“제15조(신의ㆍ성실) 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할 때에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하여야 한다. 세무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또한 같다.”

이때,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상대방의 합리적인 기대나 신뢰를 배반할 수 없다는 법원칙으로서 신뢰보호의 원칙, 금반언의 법리 등으로도 불리며 본래 사법의 영역에서 발전하였다. 그러나 이는 법의 근본이념인 정의와 형평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공법관계에 있어서도 그 적용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 특히 조세채권, 채무관계는 사법상의 채권, 채무관계와 유사하고, 전문성, 기술성을 특질로 하는 조세법규의 해석, 적용과 관련하여 과세관청의 언동을 신뢰한 납세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신의칙의 적용가능성은 그만큼 증대되어 있다(조세법, 임승순 저, 2018, 62면).

그렇다면 과세관청이나 국가단체의 견해표명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위법하기 때문에 이를 신뢰한 납세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요건을 따져보아야 한다.

우선, 과세관청에 대한 신의칙의 적용을 살펴보자.

조세법에 관한 학설 및 판례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과세관청에 대한 신의칙 적용의 요건은, 1)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을 것, 2)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함에 있어 귀책사유가 없을 것, 3) 납세자가 신뢰에 기한 어떤 행위를 하였을 것, 4)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었을 것 등이다(판 88, 9. 13, 86누101 참고).

이때,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의 의미를 살펴보자.

공적 견해의 표명은 일반 납세자에 대한 것이든 특정 납세자에 대한 것이든 불문하고, 과세요건 규정의 해석, 적용은 물론 과세요건 사실인정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 기본통칙이나 예규뿐 아니라 과세관청의 개별사안에 대한 질의회신 등도 원칙적으로 그 대상이다. 다만, 과세관청의 의사표시가 조세법령 자체에 관한 것이거나(판 89.11.28, 88누8937), 납세자의 추상적인 질의에 대한 일반론적 견해표명인 경우(판 93. 7. 27, 90누10384)는 공적 견해에 해당되지 않으며, 과세관청이 납세자의 신고를 이의 없이 시인한 것만으로는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조세법, 임승순, 2018, 64면).

앞의 사례에서 국세종합상담센터에 질의한 것이 공적 견해의 표명인지에 대한 대법원의 태도를 살펴보자.

대법원은 국세종합상담센터의 답변은 행정서비스의 한 방법에 불과하여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인터넷 국세종합상담센터의 답변은 상담직원들이 주로 근로소득자나 소규모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전문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하여 1일 수천 건을 상담하는 단순한 상담 내지 안내수준인 행정서비스의 한 방법일 뿐 이를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출처 : 서울행정법원 2006. 3. 14. 선고 2005구합32972 판결).

이러한 판례의 견해에 따르면 국세종합상담센터의 질의 회신을 믿고 양도소득세 등을 무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제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국세종합상담센터 등의 상담을 받더라도 다시 한번 세무사나 공인회계사에게 물어보거나 신중하게 그 답변이 정확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세종합상담센터 등을 신뢰하여 반사적으로 부과된 가산세 부분도 납세의무자가 부담해야 하는가.

본세와 가산세는 별개의 부과처분이라는 판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산세는 별도로 판단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와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세법에 규정된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한 납세자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행정상 제재이므로, 징수절차의 편의상 당해 세법이 정하는 국세의 세목으로 하여 그 세법에 의하여 산출한 본세의 세액에 가산하여 함께 징수하는 것일 뿐, 세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성립 확정되는 국세와 본질적으로 그 성질이 다른 것이므로, 가산세부과처분은 본세의 부과처분과 별개의 과세처분이다(출처 :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두2356 판결).

또한, 가산세는 국세기본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면제되므로 ‘정당한 사유’ 여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한다. 즉, 납세의무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면 가산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의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개별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이와 같은 제재는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 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과할 수 없다(출처 :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3596 판결)

그렇다면 세무공무원의 상담 잘못이 곧바로 가산세 부과의 면제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하겠다.

관련된 판례를 살펴보면,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개별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는 반면,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과할 수 없으나, 납세의무자가 세무공무원의 잘못된 설명을 믿고 그 신고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관계 법령에 어긋나는 것임이 명백한 때에는 그러한 사유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출처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두7886 판결)

이상 살펴본 판례에 의하면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이나 상담센터 직원을 신뢰하고 세법과 다르게 신고하거나 무신고한 것은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가산세 역시 납세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판례들만 살펴보아도 과세관청이나 세무공무원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받기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납세자라면 성실하게 납세할 의무가 있고, 자신의 납세의무가 정확한 의무인지 다시한번 확인해 보고 신고의무를 잘 이행하여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

곽상빈 회계사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경영학 최우등졸업
최연소 웹프로그래머 / 16세에 벤처기업 데모닉스 대표이사
공인회계사/세무사/감정평가사/손해사정사/경영지도사/가맹거래사
국제공인투자분석사(CIIA), FRM, 증권분석사 등
IT국제자격증 10개, 금융자격증 20여개 보유
창업대회 산업자원부장관상 수상, 경제논문대회 4건 입상

 

   
 

 
   
 

곽상빈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