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눈에 밟히는 선한 사람들...” 시리아 여행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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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눈에 밟히는 선한 사람들...” 시리아 여행기③
  • 제임스리
  • 승인 2018.06.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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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셋째 날

아침 9시쯤 숙소에서 나와 ‘팔미라’로 가는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짧은 거리를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데, 택시기사는 미터기기를 꺾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 그냥 “얼마를 달라”고 요구하기에 나는 따져 물었다.

“미터기기를 꺾고 가야 맞는 거 아닙니까?”

“우리는 그냥 내릴 때 돈을 받아요.” 택시기사가 대답을 했다.

“그래서 얼마 받으려고 하는데요?” 나는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 버스터미널에서는 시리아 각 지방 및 인근국가로 가는 장거리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내가 생각한 요금의 두 배를 부르기에 우리는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이를 보고 길을 가던 행인들이 몇몇이 모이는가 싶더니 그 택시기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택시기사는 과장된 제스처를 써가면서 “내가 맞다”고 주장하는 듯 보였다.

나는 시간도 없고 해서 내가 생각한 요금을 주고 그냥 떠나려고 하니깐, 그 택시기사는 내 앞을 딱 가로막고 버텼다.

이러는 사이에 길을 가던 행인들 숫자는 약 20여명에 달할 정도로 그 수가 부쩍 늘었다.

이 때 건너 편 길에 있던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택시기사는 마치 억울하다는 듯이 그 경찰에게 자기입장을 전달하는 듯 보였다.

▲ 팔미라가는 길

경찰관에게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 입장을 두 번에 걸쳐 손짓 발짓을 해가며 전달했다. 이 경찰관은 “그러면 택시기사가 요구하는 금액과 당신이 주장하는 요금의 중간을 주라!”고 말하는 듯했다.

나는 다소 억울했지만 빨리 다음 목적지로 가야했기에, 경찰관이 제시한 요금을 주고 떠나려고 하니깐 그 택시기사는 “내가 요구하는 금액이 아니면 떠날 수 없다”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며 버텼다.

그러자 옆에 서있던 경찰관이 갑자기 택시기사의 뺨을 때리면서 눈을 부릅뜨고 막 뭐라고 야단을 쳤다. 그 택시기사는 풀이 죽은 듯 나에게 말했다.

“원래 주려고 했던 금액만 받을 테니 빨리 주고 가세요!”

나는 택시기사의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금액을 얼른 택시기사에게 지불하고는 버스터미널로 들어섰다.

▲ 팔미라유적지 모습

버스터미널에는 시리아 각 지방 및 인근국가로 가는 장거리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수많은 여행사들이 직접 버스를 소유하면서 운영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는 반드시 터미널에 상주하는 경찰관에게 여권과 버스티켓을 보여주고 탑승허가 도장을 받아야했기에, 나 역시 줄을 서서 도장을 받고는 버스에 올랐다.

‘다마스쿠스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약 4 시간 여 걸려 실크로드의 서쪽 끝 부분인 동서무역로의 거점이었던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에 도착했다.

나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버스에서 내려, 바로 정류장 앞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건너편에는 두 명의 20대 여성 관광객이 있었는데, 한 명은 태국인이고 한 명은 한국인이었다.

▲ 유적지모습 2

나는 한국여성이 이곳까지 여행하는 것이 반갑기도 해서 가볍게 눈인사를 했으나, 그녀는 모른 체 하고 같이 온 태국여성과 영어로 열심히 대화를 나누더니 식당을 나가버렸다.

‘괜히 눈인사를 건넸나 보다’하고 찜찜한 마음을 달래면서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왔다. 마침 굴러갈 것 같지 않은 고물승용차를 타고 있던 까무잡잡한 얼굴의 50대 현지남성이 “내차로 팔미라유적을 돌아보지 않겠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어차피 이 유적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리는데, 오늘 밤까지는 시리아 제 2의 도시인 ‘알레포’까지 가야 했기에, 두 세 차례 그와 협상을 벌인 후 U$ 10달러를 주고 찬찬히 유적지를 돌았다.

서기 2 ~3세기 때 지은 로마 도시건축물의 잔해와 돌탑을 만들어 유해를 안치했던 로마시대 유적들이 내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졌는데, 발굴된 면적은 일반 대학캠퍼스 크기만 하게 수십만 평에 걸쳐 있었다.

▲ 팔미라 버스 정류장 매표소 모습

‘팔미라’를 차로 두 시간에 걸쳐 찬찬히 둘러본 후, 버스정류장에서 시리아 중간 교통로인 ‘홈즈’로 일단 가서 ‘알레포’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기로 일정을 잡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마침 버스 안에서 현지 대학생들을 여러 명을 만났다. 동양인이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사실에 많은 호기심을 보이면서, 학생들 대 여섯 명이 나에게 경쟁적으로 다가와 심심하지 않게 이런저런 얘기를 영어로 하면서 갈 수 있었다.

나는 ‘홈즈’에 내리자마자 다시 ‘알레포’로 가는 버스로 바로 환승을 하였는데, 수도 ‘다마스쿠스’와 ‘알레포’간의 거리는 서울과 부산정도의 거리로 추산되어 제법 시간이 많이 걸렸다.

▲ 제 2의 도시 알레포 중심가에 있는 타워 모습

밤 9시쯤 ‘알레포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방향 감각이 무뎌져서 잠깐 방황을 하다가, 시내중심에 있는 시계탑을 우연히 발견했다.

나는 일단 숙소를 잡기 위해 시계탑 건너편에 있는, 거의 수 백 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숙소를 찾아내어 체크인 절차를 밟았다.

내일은 ‘알레포’의 골목골목을 다니기로 일정을 잡았는데, 오늘은 강행군을 한 탓인지 피곤이 몰려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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