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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빈의 ‘세상의 모든 공부’-과세관청의 법인세 회피에 대한 “부당행위계산부인”
곽상빈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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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6  0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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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빈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그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는 필연적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데, 대부분의 회사가 주식회사이고 그들은 법인이기 때문에 법인세를 부담하게 된다. 개인의 소득에는 소득세를 부과하고 법인의 소득에는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이 우리나라 과세체계이다.

법인세를 성실하게 납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특수관계인을 이용해서 조세를 회피하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는 과세의 회피와 조세 공평의 침해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과세관청 입장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한 고민의 결과 법인세법상 과세관청의 대응책이 바로 ‘부당행위계산부인’이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서 부당하게 법인세 부담을 감소시키는 행위에 대해서 그 행위의 계산(여기서 계산은 소득회피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을 부인하고 이를 소득으로 다시 산입 해서 과세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서 아래의 사례를 살펴보자.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이다. A 주식회사는 고가의 특수정밀기계를 생산‧판매하는데, 다른 일반 거래처에게는 1억 원에 판매하는 특수 밀링 머신(milling machine)을 2009. 4. 6. B 주식회사에게 같은 기업집단 소속의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5천만 원에 판매하였다.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법인세법상 사업연도로 하는 A 주식회사는 2010. 3. 31.에 2009년 귀속 법인세로 10억 원을 신고‧납부하였다.

A 주식회사의 관할 세무서장은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와 사이의 2009. 4. 6.자 거래를 통하여 법인세를 회피하였다는 이유로 2010. 7. 7.에 A 주식회사에게 법인세 1,100만 원을 추가로 부과하였다(2011년도 변호사시험 1회 모의고사).

A 주식회사의 관할 세무서장이 2010. 7. 7.에,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 간의 2009. 4. 6.자 거래가 법인세를 회피하였다고 보아서 한 처분이 타당할까?

부당행위계산부인이란 납세자가 특수관계인에게 정상적인 거래형식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인 이익을 분여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조세법적으로 부인하는 것을 말한다(임승순, 조세법, 2017, 630면).

이때,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되려면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내국법인의 행위일 것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을 하기 위해서는 내국법인의 행위여야 한다. 거래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인 국제거래에 대하여는 법인세법 제52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임승순, 조세법, 631면).

이 사안에서 A 주식회사가 내국법인인지 외국법인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다. 따라서 내국법인이라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일 것

특수관계인의 범위에 관해서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다. 동조항 제7호에 따르면 “당해 법인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인 경우 그 기업집단에 소속된 다른 계열회사”는 특수관계인이다.

이 사안에서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이므로 특수관계인이다.

셋째, 행위·계산이 부당할 것

이때 부당하다는 것의 판단기준이 중요하다.

부당행위계산은 납세의무자가 통상적이라고 생각되는 행위 또는 형식을 선택하지 아니하고 이상한 행위 또는 형식을 선택하는 경우에 성립한다.(임승순, 전게서, 634면)

대법원은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5. 28. 선고 95누18697 판결)고 한다.

게다가 대법원은 “반드시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경감시킬 의도가 있어야만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6. 7. 12. 선고 95누7260 판결)”라고 하고 있다.

여기서 부당행위계산의 유형은 세법에 열거하고 있는데, 이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에서는 부당행위계산의 유형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다. 자산의 고가매입(1호), 무수익자산의 매입(2호), 자산의 무상 또는 저가양도(3호), 금전 그 밖의 자산 또는 용역의 무상 또는 저율대부 또는 제공(6호), 자본거래로 인한 이익분여(8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사안에서는 다른 일반 거래처에게는 1억 원에 판매하는 특수 밀링 머신(milling machine)을 2009. 4. 6. B 주식회사에게 같은 기업집단 소속의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5천만 원에 판매하였다고 하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3호의 ‘저가양도’에 해당한다.

넷째, 정상적인 행위형식을 선택하였을 경우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였을 것

A주식회사가 B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특수밀링머신을 판매하였다는 점에 있어서는 정상적인 거래나 이 사건 거래나 하등의 차이가 없어 이 사건 거래로 정상적인 거래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였다.

다섯째, 조세의 부담을 감소시켰을 것

A주식회사는 이 사건 저가양도로 인하여 A주식회사의 법인세 부담을 법인의 소득금액 5천만원(1억-5천만원)에 해당하는 세액 만큼 감소시켰다.

이처럼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요건에 해당하게 되면 그 효과는 세무상 법인에게 법인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선, 부당행위를 한 법인의 소득금액을 재계산하고 익금산입하여 소득금액과 과세표준을 증가시켜 결국 법인세부담세액을 증가시키게 된다.

해당 법인의 행위·계산에 불구하고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은 시가와의 차액 등을 익금에 산입하여 해당 법인의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계산한다(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5항). 익금산입된 금액은 법인으로부터 특수관계인에게 귀속(사외유출)되었으므로 귀속자에 따라 상여·배당·기타 사외유출로 소득처분한다(법인세법 제67조). 이로 인하여 저가로 매입하여 이득을 취한 상대방도 소득세 등의 세금에 대한 부담을 지게 된다.

그러나 사법상의 법률행위의 효력과 무관하며 세금만을 증가시키게 된다. 즉,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은 세법상 과세소득계산상의 범위 내에서만 변동을 초래할 뿐 당사자 간에 약정한 사법상 법률행위의 효과와는 무관하다.(임승순, 전게서, 646면)

위 사안에서 결과적으로는 A 주식회사의 관할 세무서장이 2010. 7. 7.에,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 간의 2009. 4. 6.자 이 사건 거래가 법인세를 회피하였다고 보아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 거래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에 해당하므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법인세법은 조세를 회피하는 행위에 대해서 철저하게 방지하는 규정을 확충해 왔다. 그렇다고 모든 행위에 대해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검토한 다섯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만큼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과세를 하도록 과세관청이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며, 세금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행위를 규제하여 수직적 과세의 공평을 실현하고 정의를 구현하려는 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대법원은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5. 28. 선고 95누18697 판결)고 하고 있는 ‘부당행위’의 그 정의가 참으로 모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행령에서 부당행위를 최대한 명확하게 열거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세법이 위헌성 논란과 납세의무자인 법인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법학에서 법인세법에 대해서 가장 논의가 많이 되어온 부분이 부당행위계산부인이기 때문에 법인세 회피를 목표로 어떠한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면 법인세법 시행령 제87조와 제88조의 규정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관련된 판례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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