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67)-정치채근담 - 홍준표의 실패, 안철수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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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67)-정치채근담 - 홍준표의 실패, 안철수의 실패
  • 강신업
  • 승인 2018.06.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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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조직의 실패는 리더의 실패다. 조직의 유지와 번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리더가 말을 줄이고 행동을 늘리는 것이다. 리더가 어떤 말을 하기에 앞서 항상 명심할 것은 한 마디를 추가할 시간은 있어도 한 마디를 취소할 시간은 없다는 것이다. 리더의 말은 짧을수록 울림이 크다. 의도를 깊이 숨긴 말은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조직의 붕괴는 정제되지 않은 주장이 제각기 분출되는 데서 온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자신의 주장에 스스로 도취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의 논리에 함몰돼 남들이 수긍하지도 않는 주장을 고집하는 것은 무위할 뿐 아니라 대중의 경멸을 부른다.

정치리더의 자질 중 매우 중요한 것은 기꺼이 정적을 인정하는 자세다. 모든 사람이 따르고 좋아하는 것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도 일단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혼자서만 누군가를 비난하면 미움을 받고 그 비난이 혹여 잘못된 것일 경우에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면하기 어렵다. 잘못된 비난은 대상에 손상을 입히기는커녕 오히려 그 위상을 높여줄 뿐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외톨이가 되는 것은 대개 존경해야 할 대상을 경멸하는 우를 범했을 때이다. 리더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 누군가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무능력을 깊숙이 감추어야 한다.

정치리더는 곤경에 처했을 때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을 버려야 하고 스스로 자신을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경쟁에서 패했을 때 기꺼이 죽림으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는 마치 바람에 흐르는 구름처럼 집착하지 않는 풍취가 있어야 한다. 리더가 명예와 권력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바로 조직의 위기로 이어지고 리더 자신의 몰락을 가져온다. 리더가 기댈 것은 오직 정의와 도덕인 까닭에, 리더가 자신의 명예나 권력에 기댈 경우 조직은 꽃병 속의 꽃과 같이 곧바로 시들어 버린다.

정치리더가 자신의 청렴함을 내세우는 것은 조직을 위태롭게 한다. 진정한 청렴은 청렴의 이름조차 없으니 청렴함을 내세우는 사람은 오히려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리더가 자신의 청렴을 강조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더러운 거름이 뿌려진 땅에선 식물이 잘 자라되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리더는 오히려 못된 사람을 포용하고 치욕을 참아내는 아량을 지녀야 하며 지나치게 고결한 것을 좋아해선 안 된다. 리더는 위선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 되고 위악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 된다. 양자 모두 그 의도가 불순함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리더가 기댈 것은 오로지 진실과 정의뿐이다.

정치리더는 모함을 받거나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사리사욕에 빠진 자들의 의심을 받게 되고 행동이 바른 사람은 거리낌 없이 제 멋대로 행동하는 자들의 시기를 받기 마련이다. 리더는 이런 때 그 지조를 굽히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날카로움을 드러내 충돌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정치 조직의 승패는 단결에서 갈린다. 정치리더는 오로지 조직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징기스칸이 세계를 제패할 때 군대는 10만에 지나지 않았고 인구라고는 200만도 되지 않았다. 징키스칸이 이런 군대와 인구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동료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고, 동료를 위해 가진 것을 내놓을 줄 알았고, 동료의 약점을 드러내 그 위에 자신을 올려놓지 않았다.

정당과 정치리더는 오로지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고 따듯한 곳에서 안전하게 잠재우는 것을 꿈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은 아주 간절한 것이어야 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실패는 ‘간절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홍준표와 안철수의 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진정 국민의 선택을 받길 원한다면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행복을 간절히 염원하라. 그리고 오직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라. 이것이 오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실패가, 그리고 홍준표와 안철수의 실패가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에게 주는 값비싼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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