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꽃씨는 송곳, 구미시장과 서초구청장, 우리 모두 꽃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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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꽃씨는 송곳, 구미시장과 서초구청장, 우리 모두 꽃씨!
  • 오시영
  • 승인 2018.06.15 10:2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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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꽃씨는 송곳이다. 꽃밭에 뿌려진 꽃씨는 단단한 흙을 뚫고 들어가 발아한다. 그리고 다시 흙을 뚫고 나와 세상에 아름다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소리도 없고 흔들림도 없다. 그러면서도 엄청난 힘으로 세상을 이긴다. 2018년 6월 12일과 13일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결코 잊혀질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영원히 기억될 날이 되었다. 6월 12일, 동서 냉전의 유일한 적대국 지도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합의문을 채택하였다. 그 추구하는 목표는 핵무기의 포기와 체제 안전 보장, 그리고 경제협력과 북미 국교 수립이라 할 수 있다. 그 추구하는 목표는 그렇게 요약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우리 민족이 갈구해 온 소망이었던가? 모두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그를 비난하고 어처구니없다고 했을 때 필자 역시 그러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그의 등장은 남북평화와 통일의 지름길을 앞당길 수 있는 결정적 시대의 도래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의 정확한 손익 계산 능력과 기성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경제적 마인드가 정치적 수완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던 필자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틀 안에 갇힌 다람쥐 같은 습성이 있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 듯 같은 틀을 돌고 돈다. 그게 우리가 “교육”이라고 이름 붙인, 경험이라고 이름 붙인 “세뇌”의 효과이다. 경험론의 장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게 되면, 우리는 그 전에 안 되었으니까 하고 포기하게 되고, 그 전에 이러 했을 때 이랬으니까 하고 그 길을 간다. 물론 가장 안전한 길이다. 하지만 그 길에는 새로움이 있을 수 없고,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새로운 길은 뉴 프론티어 정신을 가진 누군가가 나서야만 열리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뉴 프론티어라고 할 수 있다. 뉴 프론티어는 미국의 젊은 대통령 케네디가 부르짖었던 정신이다. 빈곤을 일시적 문제가 아닌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여 체념 상태에 이르렀던 미국인들의 의식을 개혁하면서 새로운 경제정책을 통해 그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실험정신의 표현이기도 했다. 마이클 해링턴은 “미국의 다른 측면”이라는 저서를 통해 이러한 빈민층의 근원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할 것과 이에 맞춰 생필품 중심의 빈민층 의식주를 해결하는 국가경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에 펜실베니아로부터 앨라배마에 이르기까지 11개 주를 연결하는 “애팔래치아 빈곤지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1963년에 빈민 구제를 위한 교육 강화, 사회보장제도 도입을 통한 노인의료보험실시 등을 위한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였지만 공화당과 남부 민주당 의원들의 결탁으로 부결되어 결국 그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말았다. 반대에 앞장선 그들은 국민을 위한다고 큰소리쳐온 소위 보수층이었다.

이와 같은 보수층의 내부 반발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보수카르텔을 깨버리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미국의 보수 언론, 보수 정치인, 보수 학자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마치 우리나라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요 보수 언론들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이 앞장서서 남북정상회담을 깎아 내리듯이 미국의 보수 집단이 트럼프를 못 마땅해 하고 있다. 그들이 지난 70년 동안 외교적으로 취해 왔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트럼프의 파격적 외교 행위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아니 그들은 지난 70년 동안 남북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 듯이 행동해 왔지만 사실은 그러한 진정한 의지가 결여되어 있었고, 외교적 포장만 남북평화와 통일을 원한다는 가식의 얼굴을 해 왔음을 이번 기회에 노출하고 말았다고 하겠다. 그들은 남북 갈등을 통해 미국산 무기를 팔 수 있었고, 동북아에 강력한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중국과 소련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그들의 외교 정책을 남북 갈등에 맞춰 긴장관계를 조율함으로써 그들이 원했던 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남한과 북한을 쥐락펴락할 수 있었고, 일본을 그들의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외교적 장난질이 가소롭게 느껴졌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남북 갈등을 통한 미국 국익의 추구보다는 남북 평화를 통한 미국 국익의 추구가 더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장사꾼 직관이 발동해 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보기에는 남북 갈등을 통해 무기를 팔면 그게 많이 남을 것 같지만, 오히려 주한미군의 주둔에 따르는 국방비 부담액과 연례적으로 열리는 한미군사훈련에 쏟아 붓는 천문학적 돈(트럼프는 이 돈을 모두 낭비되는, 비생산적 소비로 파악하고 있다)이 너무 아까운 것이다. 반면에 남북이 통일되어 북한특수가 이루어지면 이를 통해 오히려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북한을 중국이나 소련으로부터 분리시킴으로써 미국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게 됨으로써, 서둘러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믿을 만하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우수한 두뇌와 노동력을 남한과 동등 수준으로 이해함으로써 유태인의 우수성만큼 한민족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전략의 승리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고 하겠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와튼 스쿨 출신이라고 자랑해 온 그를 똑똑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 6ㆍ13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의 몰락을 가져왔다. 시대정신을 읽지 못한 얼치기 보수, 가짜 보수의 참패라 하겠다. 보수의 가치는 제일 먼저 국가안보관이 투철하고, 둘째 애민애족의 정신이 뛰어나고, 셋째, 국가 법체계의 준수에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국가안보관을 보면 남북관계의 갈등을 조장하여 대립과 전쟁의 유발에 더 큰 의미를 두었고, 둘째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국민들을 지역과 세대 간으로 분열시키고 복지 수준을 갈수록 열악하게 함으로써 서민의 삶을 돌보지 않고 빈익빈부익부 정책에 매진하여 왔고, 국가 법체계를 지키기는커녕 국정원으로 상징되는 모든 국가권력을 총동원하여 부정과 불법을 저질러왔다. 그러한 그들을 진정한 의미의 보수라고 결코 평할 수 없다. 그냥 사익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집단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는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실체를 최종적으로 확인시켜 준 선거였다고 하겠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농단에 대한 촛불혁명의 연장선에서 그들에게 민의의 심판을 내린 것이라 하겠다.

이번 지방자치선거의 상징은 서초구청장과 구미시장으로 대변된다고 하겠다. 전국에서 촛불민심이 가장 민감하게 작동하였던 곳이 서울시였다. 광화문 광장에 여러 차례 백만인파가 보여 촛불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 한 가운데 가장 부자동네로 알려진 서초구만은 아직은 촛불정신이 통하지 않는 절해고도,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는 외로운 성으로 존재한다. 물론 재선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지역행정을 잘 펼쳤던 것으로 평가된 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법조인 및 의사나 대학 교수 또는 대기업 임직원 등 학력 수준과 경제 수준이 높은 기득권층이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서초구에서는 여전히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마지막 몸부림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본다. 어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흥정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핵폐기 수준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집단 저항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완전히 청산되지 못한 적폐의 사각지대인지도 모르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곳이 구미시이다. 새마을과가 전국에서 가장 크고 예산도 가장 많이 집행되는 곳이 구미시이다. 구미시장을 세 번 지내 이번에 출마할 수 없었던 현 남유진 구미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반인반신”이라며 독재자 박정희를 신의 반열에 올려놓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였다. 해마다 박정희 대통령 탄신일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성 행정에 시예산을 막대하게 쏟아 붓기도 하였다. 구미시는 박정희 향수가 가장 강한 상징적 도시이다. 그런데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경상북도 모든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된 이변을 낳았다. 박정희 신드롬의 최고 심장부에 송곳처럼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되어 버린 것이다.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와 근소한 표차이였지만, 구미시에서 박정희 신드롬을 이겨내고 더불어민주당이 구미시장으로 당선된 상징성은 대단히 크다.

이번 지자체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의 연장선이다. 홍준표의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과 확실히 결별하였다면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이처럼 참패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새로운 촛불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새로운 정강정책을 세우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여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몸부림쳤더라면 국면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나가며 촛불정신을 폄훼하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며 아베 일본 수상과 같은 선상에서 국익승천의 기회를 폄훼하거나 4ㆍ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정치적인 쇼로 치부하면서 “대한민국을 통째로 북한에 가져다 바치려는가?”라는 황당한 선거구호를 내세우니 대다수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등을 돌리다 못해 침을 뱉어 버린 것이다. 물론 그들에 동조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고 있지만, 올바른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 구미시장! 이는 박정희 넋의 죽음을 상징한다. 만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박정희 대통령의 넋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다. 그의 생가가 있고, 그가 자신의 고향이었기에 가장 정성을 들여 개발한 구미공단을 배후로 한 박정희의 도시 구미시에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되었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넋마저 이미 죽었음을 상징한다. 1960년대부터 대한민국을 망령처럼 지배해 온 독재개발이데올로기가 종료되었음을 상징한다. 오늘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은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정책의 성공 때문이었다는 세뇌교육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기여를 전혀 부정할 수는 없지만, 빈익빈부익부의 양극화현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오늘 우리의 문제의 출발선도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겠는가?

6월 12일과 6월 13일,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드는 축제의 이틀을 꿈인 듯 생시인 듯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존 세뇌된 보수층들에게 결정적 한 방을 날렸다. “너희들이 여태까지 보여준 세뇌된 상태의 외교정책은 모두 실패했던 것이고, 거짓이었던 거야, 외교는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 하는 진정한 외교의지를 만천하에 선포하였다. 많은 미국의 보수론자들이 그럴 듯하게 포장한 상태에서 트럼프의 허점을 물고 늘어지겠지만, 그의 임기는 많이 남았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은 신속함을 넘어 조급함에 이를 정도로 “만리마 속도전”을 지향하고 있고, 완급을 조절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협상력은 연출총감독으로서의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외교적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고,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영국해저터널을 통과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 느끼고 있다.

안에서는 왜곡된 보수, 친일과 매국의 연장선상에 있던, 그리고 독재와 불법에 익숙해 있던 이기주의집단의 종언을 알리는, 그리하여 박정희 넋마저 죽음으로 내몬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의 구미시장 당선 사건”은 현대사에서 역사적, 상징적 사건이 되었다.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것으로 알려진 구미시에서, 박정희가 반인반신으로 추앙받던 박정희의 도시에서 그의 독재권력에 저항하며 대척점에 있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사건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서울의 서초구와 경상북도의 구미시가 붉음과 푸름으로 상징되어 진다. 파란 도시에 홀로 찍힌 붉은 점 서초구청장 조은희, 붉은 경상북도에 홀로 찍힌 파란 점 구미시장 장세용이 상징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는가? 복잡 미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이로 세계사적으로 기록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우리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꽃씨는 송곳이다. 누가 그 꽃씨를 뿌렸는가? 백범 김구선생, 문익환 목사,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우리 모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아직도 꽃밭은 넓고 뿌려야 할 꽃씨는 많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 모두 꽃씨를 뿌리자, 살아 있는 꽃씨를, 꽃으로 피어날 꽃씨를, 정의와 진리를 위한 송곳 같은 시대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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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맨날 이런 글만 쓰시네 2018-06-18 10:09:42
맨날 정치글 특히 민주당 지지글만 쓰시네.

여기 수험생 신문 아니에요?

왜 당신 정치성향을 강요하나요.. 짜증나게..

시대정신은무슨ㅋㅋ 2018-06-17 20:01:27
원래는 특히 지방쪽으로 갈수록... 보수-좌파, 진보-우파가 맞는데 이명박때 어거지로 보수우파, 진보좌파로 프레임 엮어놨던거지.

진보정권-우파-신자유주의 이게 맞지 않을까싶음.
북정권은 걍 옵션으로 중간에 한번씩 껴들어가는거고

미안하지만... 2018-06-17 19:18:41
박통정신이 죽었다기 보다는 이번에 구미시장은 구미언론세력의 실세이신 채동익국장님께서 그렇게하라고 지시하셔서 이번에 취재도 그쪽으로 많이 나가고 저렇게 된것같고요. 게다가 장세용시장은 대구김천패권주의출신이 아니라, 오리지널구미사람인게 컷던게 아닌가싶네요. 그전에 남유진전시장님도 구미선산사람이였고요

생시몽 2018-06-15 23:28:30
일기는 일기장에~~~
이 글을 쓴 자는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정치성향을 마치 자연과학적 이론처럼 꾸며놓는 능력이 탁월해 보임.법률저널이 정치 편향적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글 연재하는 자들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길 바람. 특히 이 자의 글은 너무나 낯 가지러운 경우가 많음.

2018-06-15 13:00:16
서초구 서울시장 투표 비율이나 보고 이야기하시죠.
구청장만 단편적으로 보고 스토리 쓰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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