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눈에 밟히는 선한 사람들...” 시리아 여행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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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눈에 밟히는 선한 사람들...” 시리아 여행기①
  • 제임스리
  • 승인 2018.06.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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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이동 루트: 요르단 암만 – 시리아 다마스쿠스 – 팔미라 – 홈스 – 하마 –

알레포 – 라타키아 – 타르투스

▲ 시리아 내 이동루트

 

2011년 1월

여행 첫째 날

시리아는 지리적으로 동서와 남북을 서로 잇는 교차로에 위치해 있기에, 여러 민족과 문화가 오고 가면서 서로 충돌하면서 융합해왔다. 그래서 “약 33개 문명이 이곳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한다.

시리아는 한반도 보다 약간 작은 규모이지만 레바논, 요르단, 이스라엘, 터키, 이라크 등 5개국에 둘러 쌓여있고, 비록 공식 언어는 아랍어이지만 여러 개 언어가 사용되며, 인종 및 종교 역시 복잡하다.

그런 만큼 시리아의 역사는 고달팠고, 실제로 그러한 역사 때문에 시리아 영토 또한 주변국들에게 이리저리 약탈 당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같은 이슬람국가이지만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의 ‘베르베르족’들과는 다르게 이곳에는 ‘베두인족’이 많이 있으며, 상징적으로 ‘사막’, ‘낙타’라는 단어가 뒤를 이어 수식어로 쫓아다닌다.

누군가 지적했듯이, “시리아는 이태리 로마보다도 더 웅장한 로마시대의 유적과 많은 이슬람유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외국인들에게 효율적으로 상품화하지 못해 국가차원에서의 관광수입이 생각보다 적다”는 사실은 아마도 현재의 낙후된 정치시스템이 가장 큰 원인인지도 모른다.

▲ 다마스쿠스 구도시에 있는 허름한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한편으로는 택시에 같이 탄 승객들이 야밤에 같이 가다가, 한적한 곳에 내 돈과 소지품을 다 뺏고 길거리에 내다버리면 나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지만, ‘운명은 재천’이라는 배짱으로 택시에 올랐다.

밤 9시쯤, 요르단의 수도 암만을 떠난 택시는 깜깜한 밤을 헤치며 시리아 국경을 향해 질주했다.

국경에 다다르자, 모두들 차에서 내려 입국신고를 하기 위해 여러 개로 늘어진 긴 줄에 섰다.

나는 택시를 같이 타고 간 승객 중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시리아인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여, 그에게 도움을 청해 입국신고서를 작성했다. 입국신고서를 제출하려고 줄을 섰는데, “비자를 받는데 드는 비용이 U$ 100이다”라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배낭여행자가 좋은 음식, 좋은 숙소 다 마다하면서 아끼고 아껴서 여행하는데, 호주국적자라고 U$ 100이나 받다니…’ 나는 너무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거금 U$ 100을 입국신고서와 함께 제출한 후, 여권에 입국도장을 받았다.

출입국사무소를 나오는데, 벽에 아랍어로 큰 글씨로 뭐라고 써 놓은 것이 있어 내가 손으로 글자 획을 따라 써가는 시늉을 보이니깐, 입국심사를 받던 현지인들이 신기한지 나에게 우르르 몰려왔다.

“어디서 왔어요?”...“아랍어는 할 줄 알아요?”...

사실 나는 여행용도로 8개국 기초언어를 어학원에 다니면서 각각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3개월씩 수년간에 걸쳐 배우고 있던 터였다. 그 중 아랍어는 아주 기본적인 문장만을 쓰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여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암만’에서 ‘다마스쿠스’까지는 약 2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국경에서의 입국심사 등으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 다음 날, 숙소에서 내려다 본 거리 풍경

택시는 국경을 통과한 후,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시가지는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택시에서 내리는데, 마침 출입국수속을 도와주었던 시리아 현지인 남자가 나에게 물었다.

“숙소는 어디로 정했어요?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요.”라고 내가 답하자, 그는 나를 데리고 ‘구시가지(올드시티)’로 동행하여 저렴한 숙소를 3군데나 찾아다녔다. 그는 숙소주인과 한참을 협상한 후, 비록 퀴퀴한 냄새가 나는 숙소였지만 그래도 하루는 충분히 보낼 수 있는 허름한 숙소 하나를 나에게 최종적으로 소개하였다.

나는 말도 통하지도 않는 아랍국가 한복판에, 그것도 새벽에 도착해서 숙소를 구하는데 정말 고생할 뻔 했다. 다행히 이 현지인이 구세주처럼 도와주어 나는 그에게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말한 후 헤어졌다.

이렇게 첫날밤을 ‘다마스쿠스’의 ‘구시가지’에서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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