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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 스스로 사법의 신뢰 해치는 김명수 사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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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20: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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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 등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형사 조처 문제를 놓고 법원 내 의견이 세대별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단독·배석을 중심으로 한 소장 판사들은 성역없는 검찰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소장 판사들의 요구는 지난 1일 의정부지법을 시작으로 4일 서울중앙지법·서울가정법원·인천지법을 거쳐 5일에는 부산지법, 7일에는 수원지법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산지법 부장판사들도 검찰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지법 부장판사들은 “이번 사태로 재판·법관 독립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돼 참담함을 느끼며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전·현직 담당자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비롯한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판사 경력 25년 안팎의 판사들인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고발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회의 끝에 “대법원장,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에서 고발, 수사 의뢰, 수사 촉구 등이 이뤄질 경우 법관과 재판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차관급 예우를 받는 경력 25년 이상의 고위 법관들이 집단으로 대법원장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법원 안팎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장 자문기구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5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다.

7일 열린 전국법원장간담회 역시 대체로 사법부가 스스로 형사 책임을 물으면 나중에 이를 판단할 법관들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법원 내부구성원 간 갈등만 확산돼 사법 불신 여론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지난 5일 “형사고발, 수사 의뢰, 수사 촉구 등을 할 경우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의결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오는 11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일선 판사 대부분이 강경 입장인 점을 감안할 때 검찰 수사 촉구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장들 의견을 비롯해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고 있는 만큼 법원 안팎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후속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특별조사단 보고서는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놓고 청와대와 거래를 준비하거나 판사 사찰을 한 정황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행되거나 당사자의 피해로 이어진 것은 없어 형사 조처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단체가 크게 반발하자 김 대법원장은 여론 수렴을 걸쳐 형사 조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법원 안팎에서 현재 벌어지는 혼란은 김 대법원장의 어정쩡한 태도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의 상황을 볼 때 김 대법원장이 어떤 선택을 해도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2주가 됐다. 그런데 무언가 수습이 되는 게 아니라 논란과 혼란만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재판 당사자들이 한때 대법정을 점거했고, 대법원 앞에는 ‘재판 불복’을 주장하는 천막 농성까지 등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자택 앞에서 구속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처럼 사법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자초한 것이다. 수사와 고발을 의논하는 것은 법원 스스로 사법의 신뢰성을 해치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김 대법원장의 신중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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