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월드컵 국가대표 손흥민과 이승우, 메시를 닮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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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월드컵 국가대표 손흥민과 이승우, 메시를 닮아라!
  • 오시영
  • 승인 2018.05.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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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서,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남자, 리오넬 메시가 필자를 행복하게 한다. 필자는 최근 시간만 나면 메시의 경기 장면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또 보며 혼자 감동한다. 직사각형의 축구장에서 둥근 공 하나에 인생을 건 스물 두 명의 선수들이 뛰고 또 뛰는 모습에는 거짓이 없다. 거짓을 드러내는 선수에게는 가차 없는 심판의 레드카드가 펼쳐지고, 그러면 그 선수는 그냥 축구장에서 아웃이다. “축구의 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리오넬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다 보니 상대방 선수들에게 수없이 밀쳐지고, 막아지고, 붙잡히고 태클을 당한다.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하지만 공과 함께 전력질주하다 상대방 선수와 부딪혀 넘어졌을 때 티비 카메라에 잡히는 그의 눈빛은 어찌나 선한지 가슴이 찡해질 때가 있다. 내가 상상하는 “예수의 눈빛”이다. 수십 년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만일 내가 어딘가에서 예수님을 진짜로 만난다면 이런 눈빛의 존재일 것이라고 혼자 이미징하고 있는 눈빛을 리오넬 메시는 가지고 있다. 상대 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그라운드에 넘어져서 자기를 쓰러뜨린 선수를 바라보며 짓는 눈빛이 어찌 저리 맑고, 깊고, 고요할 수 있을까? 그의 질주를 막으려는 축구선수들은 하나 같이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제대로 리오넬 메시를 막지 못한다. 대여섯 명의 선수들이 그를 막기 위해 달려들지만 사이사이 공간을 찾아 드리볼하고 패스하는 그의 신기 앞에 속수무책이다. 축구장 안에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남자가 된다. 공에게 가장 정직한 남자가 된다.

아르헨티나 산타페 로사리오에서 1987년 6월 24일 태어난 메시, 축구선수로는 작은 169센티미터에 불과하지만 그보다 20센티 이상 키가 큰 상대방 선수의 긴 다리도 그를 막지 못한다. 2004년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후 “올해 최고의 유럽선수상”이라 불리는 발롱도르(황금빛공)상을 5회 수상하여 크리스티아뉴 호날두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17/18 시즌 라 리가 34골 12도움으로 최다 골 최다 도움을 이루어 강력한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뉴 호날두 기록 26골을 압도하였다. 최다 키 패스(87회), 최다 드리블 돌파(185회), 최다 슈팅(197회), 최다 중거리 슈팅 골(8회), 최다 프리킥 골(6회) 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은 가히 리오넬 메시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어린 시절 성장 호르몬 장애라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그의 잠재적 재능을 일찍 알아본 FC 바르셀로나에서 그를 스카웃하여 치료를 도왔고, 축구선수로서는 작은 키였지만 세계적 선수였던 마라도나 역시 작은 키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었던 것에 희망을 가지고 연습에 연습을 하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의 공 다루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 몇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페인트 모션이다. 대부분의 선수는 발로 공을 이동시켜 상대방 수비를 벗어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수비수를 앞에 두고 공격수가 오른쪽이나 왼쪽 등 먼 거리를 이동하여 수비를 벗어나려 하다 보니 행동반경이 길어져 수비수의 발에 공이 걸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어 다른 수비수가 달려와 수비 형태를 갖출 수 있는 여유를 주게 되어 공격이 실패하게 된다. 그런데 메시는 페인트 모션을 통해 상체만 좌우로 흔들 뿐 공은 움직이지 않고 페인트에 속은 수비수가 스스로 헛 방향으로 수비 방향을 바꿀 때 유유히 공을 직선으로 드리볼 해 나가는 묘기를 펼친다. 둘째는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뺀다. 수비수들은 대부분 키가 크다. 그 이유는 상대방 공격수가 수비수를 빠져나가기 위해 좌우로 방향을 바꿀 때 긴 다리로 가랑이를 넓게 벌려 공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메시는 수비수의 이런 심리적 상태와 수비 위치를 거꾸로 이용하는 것이다. 수비수가 두 다리를 넓게 펼쳐 좌우로 공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즉 공격수가 넓은 원을 그리며 빠져나가도록 방해하려는 수비수의 심리를 거꾸로 이용하여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는 것이다. 수비수들은 본능적으로 양 다리를 바깥으로 펼쳐서 마치 당랑거철(螳螂拒轍)처럼, 즉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 세우듯이 넓게 자신의 영역을 넓히다 보니 다리가 안쪽으로 오므라들지 않는 습성이 있다. 메시는 이를 역이용하여 키 큰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직선으로 밀어 넣고 자신의 몸 역시 직선으로 돌진해 버리니 수비수의 템포가 메시를 따라올 수 없게 되어 슛할 찬스를 줄 수밖에 없게 된다.

셋째는 골대 근처에서는 공을 오히려 골대로부터 멀어지는 드리볼을 한다. 공격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가급적이면 골대 가까이 접근한다. 수비수들도 이를 잘 알기에 공격수가 공을 드리볼해서 공격을 해 오면 골대로 다가올 것을 예상하고 수비수들은 공격수를 향해, 공격수는 골대를 향해 돌진하다 보니 골대 앞에 밀집하게 되고, 그렇게 되다 보면 상대적으로 골대 앞 공간이 없게 되어 공격수가 공을 차더라도 많은 선수들에게 공이 부딪히거나 무리하게 힘을 주다 보니 공이 떠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리오넬 메시는 골대 근처에 가면 오히려 공을 몰고 바깥쪽으로 후퇴하는 드리볼을 한다. 수비수들은 본능적으로 골대쪽으로 후퇴하면서 밀집현상을 보이는 수비행태를 보이다가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메시가 공을 드리볼하여 뒤로 후퇴를 하니 자연스럽게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슛할 찬스가 생기게 된다. 넷째는 골대를 향해 공을 찰 때 절대 높이 차지 않는다. 물론 프리킥을 넣을 때는 수비수의 키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높이 차는 경우도 있고, 간혹 살아있는 공을 찰 때도 높이 차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모든 골은 그라운드 바닥에서 30센티미터 이상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공이 바닥으로 붙으면 붙을수록 키퍼로부터 거리가 멀다. 골키퍼들은 거의 키가 2미터 정도에 가까운 장신이기 때문에 그 큰 키로 땅바닥까지 기려면 이동거리가 커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물론 그 시간은 영점 몇 초 정도이겠지만, 하여튼 큰 키의 골키퍼들이 땅바닥으로 굴러오는 공을 잡으려면 몸을 낮추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 순간의 차이로 골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두 다리를 동시에 껑충 뛰는 드리볼 장면을 자주 연출한다. 오른발 왼발 이렇게 순서를 정해서 스텝이 옮겨지면 수비수 역시 다음 발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어 수비를 잘 할 수 있는데, 메시는 두 다리를 동시에 껑충 뛰는 드리볼을 통해 스텝 순서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마치 군에서 행진할 때 “다리 바꿔 걸어” 구령에 따라 군인들이 스텝을 바꾸듯 스텝을 순간 바꾸어 버리니 수비수가 혼란을 가져와 순간 착각에 빠지게 되어 메시를 놓치게 된다. 여섯째는 공을 정지시켜 놓은 상태에서 몸만을 돌려 방향을 바꾼다. 즉 공은 그 자리에 정지된 채 두고 공격수인 메시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수비수는 왼쪽으로 몸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때 몸만 360도 돌려 정지되어 있는 공을 그대로 직선으로 치고 들어가 버리니 두 명의 수비수가 붙더라도 메시를 막기 어렵게 된다.

필자는 축구에 대해 문외한이다. 그냥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 또는 한일전 정도를 열심히 볼 뿐 그 이외의 경기는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들어 메시에 빠지면서 손흥민 선수의 영국리그나 메시의 스페인리그를 자주 보게 된다. 메시가 공을 드리볼할 때 보면 마치 축구게임기 속에 나오는 축구선수들처럼 수비수들이 공격수의 뒤를 따라 쫓아가는 진풍경을 자주 보게 되면서 메시의 드리볼 동작에 빠져들게 되었고, 앞서 설명한 몇 가지 동일 패턴의 장면을 수시로 목격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메시의 큰 장점은 공이 발에서 멀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공의 탄력성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아, 공과 선수의 몸이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끔 메시의 볼 터치에 힘의 강약이 일정하게 주어짐을 의미한다. 수많은 선수들도 그렇게 하고 싶겠지만 안 되는 것일 것임에 비추어볼 때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축구에 문외한인 필자가 메시의 드리볼 패턴에서 발견한 위와 같은 점들은 이미 축구 전문가들은 다 알고 있는 현상일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메시를 막기 위해서는 수비수들의 행동이 반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로 메시의 페인팅 모션에 속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시의 페인팅을 예상해서 수비 모션을 조금 느리게 취할 필요가 있다. 즉 페인트 모션을 그대로 따라 해 완전 뚫리는 것보다는 조금 늦게 반응하여 길목만 차단하는 수비 형태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메시 앞에서 보폭을 조금 줄이고 상체에 힘을 주면서 균형을 잡는 수비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메시가 앞으로 공격하며 돌진해 올 때 지나치게 미리 골대 앞으로 밀집되는 수비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시의 동작을 미리 짐작하여 거리를 펼칠 것이 아니라 메시가 접근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일정 공간을 수비수들이 나누어 분담하는 수비를 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어찌할 수 없겠다. 그건 메시가 낮게 차는 것이니 수비수들이 미리 앞을 틀어막아 슛 기회를 주지 않는 방법밖에 없겠다. 다섯째는 수비수가 두 명이 좌우에서 엉켜 들어올 때 흔히 나타나는 메시의 돌진방법이다. 따라서 수비수들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앞뒤로 순차적으로 수비를 하는 것이 두 사람이 합쳐져서 제로가 되는 수비방법보다 낫다고 하겠다. 여섯째는 역시 수비수가 속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공에 집중해야지 메시의 동작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공에 대해 수비를 펼치면 될 것인데, 움직이는 메시의 동작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360도 회전 후 반대방향으로 피해 가버리는 메시를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6월 14일부터 러시아월드컵이 열린다. 신태용 감독이 국가대표들을 선발하고 훈련에 들어갔다. 부상선수들이 많아 선수 차출에 애로가 많은 모양이다. 필자가 보기에 메시와 가장 가까운 스타일이 손흥민 선수와 이승우 선수가 아닐까 싶다. 두 선수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도 크다. 축구문외한인 필자의 글에 독자들은 “이게 뭐야, 글이야 뭐야! 아무 것도 모르면서 가만히 있기나 하지, 오지랖이네.” 할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글을 쓰면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와 편하게 이런 얘기도 하면서 공감하는지 물어보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쓴다. 아니 메시의 맑고 선한 눈빛 속에 감추어진 수많은 피와 땀, 노력이 보여서 이다. 그런 치열한 축구 경기 중에 심판의 옐로우카드와 레드카드가 제시되면 모두 승복할 수밖에 없는 질서가 그립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국회의 거부로 페기 수순을 밟게 되었다. 국회는 대통령의 개헌발의안을 철저히 무시하였다. 자체안도 만들지 안했다.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개헌 약속이 거짓이 되고 말았다. 모두들 거짓에 익숙하다. 공공연한 거짓이 판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이제 평화의 폭포수가 흐르려 한다. 오늘 북한이 핵실험장 중의 하나인 풍계리 핵실험장을 자발적으로 폐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정상이 지난 23일 만나고,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그대로 진행될 모양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펼쳐질 것이 기대된다. 남한기자단의 입국을 거절했던 북한이 지난 24일 급히 우리 기자단의 방북을 허용하였다. 그 덕분에 정부수송기를 타고 동해 직항로를 통해 북한 원산에 우리 기자단이 도착하였다. 북한의 지체가 오히려 정부수송기의 북한 운행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민항기는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하였지만 정부수송기가 들어간 경우는 거의 예가 없다. 꼬임이 풀림이 되면서 새로운 기록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치 메시가 골최고기록을 갱신하는 것처럼 말이다.

남북 간에,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6ㆍ13지방선거가 끝나면, 6ㆍ14러시아월드컵이 펼쳐지고, 국민들의 마음속에 기분 좋은 일들이 계속 생겨날 것 같다. 청년일자리창출을 위한 추경안도 통과되었고, 드루킹을 둘러싼 댓글공작 특검이 실시되게 되었다.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다. 꼼수들이 물러가고, 메시의 드리볼이 정정당당하게 승리하듯, 그렇게 정의가 실현되었으면 한다. 메시, 참으로 대단한 선수이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메시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정에 노심초사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외치에 며칠 시간을 벌었으니, 문재인 대통령은 내치에 힘을 쏟기 바란다. 한 이틀 휴식도 취하면서 말이다. 손흥민과 이승우 선수가 메시를 뛰어넘을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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