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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164 /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과 감정평가
이용훈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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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5  10: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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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2017년 하반기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했다. 이미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웬 뒷북이냐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다. 2년 간 급격히 오른 집값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무주택자의 설움에서 내린 결단은 아니다. 4년 뒤 큰 딸은 대학에 진학한다. 공부는 곧잘 하니 서울 어느 대학인가 진학할 텐데, 그 때 거주할 작은 방을 마련한다는 계획에서였다. 구입 당시 1-2년 내 재건축이 될 것 같다는 중개사의 조언도 결단하는데 힘이 됐다.

딸애 입주까지 무작정 비워둘 수는 없어 세입자를 물색했다. 30년 된 빌라는 외관이 낡은 만큼 내부도 손 볼 데가 많았다. 도배와 장판 손 보고 싱크대도 교체했다. 7-8평 되는 공간도 단장하니 깔끔해졌다. 현재 70대 할머니가 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요 몇 달 새 문자가 쇄도했다. 재건축을 두고 추진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경쟁적으로 홍보 문자를 날린 것. ‘빌라로 재건축할 것이냐 아파트로 할 것이냐’로 다투고 ‘A시공사로 하자, B시공사로 하자’ 맞선다. 금방 정리될 것 같은지 묻자 중개사도 슬쩍 발을 뺀다. 이미 이런 싸움이 10년 가까이 됐다는 것이다. 서둘러 매물로 내놓았다.

반포현대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발표로 시끄럽다. 원래 때린다고 할 때 언제 맞을까 전전긍긍하다가 맞고 나면 속 시원한 면이 있지만, 돈 문제는 그도 아니다. 내심 ‘설마’ 했을 텐데, 생각대로 나온 것 자체가 충격일 듯싶다. 그런데 기분 나쁜 건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부추기는 시누이다. 온통 기사는 ‘폭탄’ 으로 도배했다. 폭탄 터졌으면 누군가는 실려 나가야 할 텐데, 누구 하나 자빠진 사람은 없다.

3억 조금 넘게 남아서 1억 조금 넘게 회수한다는 소리인데, 부과시점과 차익발생 시점이 달라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높다. 집 팔 때 거둬간다면 불만은 덜할 것이다. 그런데 개발부담금도 종료시점지가를 추정할 수 있는 개발 완료시에 부과된다. 개발부담금 산식을 그대로 따 왔기 때문에 재건축초과이익도 준공당시에 확정된다. 부과시점이 유독 불리하다는 주장도 힘이 안 실린다.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폭탄’이라는 시각에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불신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고 있다. 개시시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나 준공시점 공시가격 모두 감정원이 산정해 공시한다. 보유세 현실화 기조에 맞춰 정부 시책으로 공시가격을 점진적으로 현실화시킬 경우 조합원 부담은 커진다. 초과이익 산정 시, 조합원에게 분양할 공동주택은 각 시점 간 공시가격의 차액에서 이 기간 정상적인 가격상승분을 차감하는 구조다. 정상적인 가격상승분을 초과하여 공시가격이 올랐다면, 이는 단지의 특수성이 반영된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 보유세 현실화를 목표로 종전보다 공시가격을 시가에 더 근접시켰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초과이익 규모가 공시가격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관의 방침에 따라 크게 늘 수 있다는 불안감은 도사리고 있다. 더구나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1:1 재건축이라면 이런 영향은 더 클 것이다.

초과이익 산정 시 개시시점은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이고 종료시점은 준공인가일이다. 이 기간 재건축과 관련된 컨설팅 및 감정평가는 수차례 이뤄진다. 추정분담금 산정 용역보고서, 종전자산과 분양예정자산의 감정평가, 법인세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보고서든 재건축을 앞둔 낡은 아파트와 새 아파트에 대한 평가금액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 당시 가장 최근에 평가했던 보고서의 금액을 기준으로 설립승인일 당시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역산해 볼 수 있고, 준공인가일 전후 새 아파트에 대한 감정평가 보고서로 준공시점 당시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역산이 가능하다. 최소한 이런 보완장치를 도입하면, 특정기간 조세정책 여파로 공시가격이 급상승함으로 인해 특정 단지 주민만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피해는 막을 수 있다.

정당한 부담은 져야 할 것이다. 다만, 정당한 부담액의 산정 과정에 잡음이 없어야 한다. 여기저기 재건축 부담금에 관한 후속기사가 이어질 것이 예상되는 시점, 누군가는 그런 부담금을 낼만한 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을 부러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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