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말하는 ‘로스쿨 개선방향’ ③-정량평가 확대로 다양성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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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들이 말하는 ‘로스쿨 개선방향’ ③-정량평가 확대로 다양성 감소?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8.05.24 14:3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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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평가 확대로 나이 어리고 스펙 좋은 학생들 입학 늘어”
“정성평가 확대하되 공정성 담보 장치 마련 등 신뢰 높여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로스쿨 도입 10년을 맞아 로스쿨의 성과와 과제를 돌아보고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법과대학 시절에서부터 로스쿨 시대에 이르기까지 교육 프로그램과 성과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대 로스쿨 교수들이 참여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가 공동기획한 ‘로스쿨 10년의 성과와 개선방향’ 연구에는 서울대 로스쿨 교수 17인이 참여해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진행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서울대 로스쿨 소속 교수, 재학생 및 졸업생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법원 등 유관기관, 현직 변호사, 입시 전문가 등 법조인 양성제도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주제는 크게 ①변호사시험 및 취업 ②교육 ❸입학 및 장학 ④연구의 4개 분야로 나뉘며 이중 변호사시험 및 취업을 제외한 3개 분야는 서울대 로스쿨 차원의 개선 방안이 논의됐으나 해당 논의가 전체 로스쿨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전 분야의 논의를 상세히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 번째 순서로는 로스쿨 제도에 관한 공정성 논란의 핵심인 입학에 관한 문제와 함께 고비용으로 인한 진입장벽 해소책으로 강조되고 있는 장학에 관해 다룬다.

“다양성·자율성 확보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 및 총입학정원제 폐지해야”

입학의 공정성은 로스쿨을 둘러싼 논란 중에서도 가장 핫한 이슈다. 도입 당시 로스쿨은 사법시험이 시험 성적으로 선발하던 것과 달리 보다 다양한 인재를 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취지로 입시에서 면접, 자기소개서 등 정성적 요소를 강조했다.

하지만 정성평가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 2015년 교육부가 전국 25개 로스쿨 입학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자기소개서에 부모·친인척 등의 신상을 기재한 사례들이 적발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로스쿨 입시는 법학적성시험(리트, LEET) 성적, 학점 등 정량적 평가가 확대되는 변화를 맞았다.

▲ 서울대 로스쿨 교수들이 참여한‘로스쿨 개선방향’연구팀은 로스쿨 입시에서의 정량평가 강화가 어리고 스펙이 좋은 학생들로 입학생이 획일화하는 다양성 감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서울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정량평가의 확대가 로스쿨의 도입 취지인 다양성과 반비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정량평가의 확대로 입학생들이 나이가 어리고 스펙이 좋은 학생들로 획일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경제적 취약자들을 위한 특별전형 입학생들도 상당수가 어리고 스펙이 좋은 학생들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연구팀은 “사회경험이 많거나 스펙이 좋지 않지만 잠재력이 충분한 학생들에게 입학의 문호를 지금보다 개방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별전형의 경우 법령상 신체적,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제약이 있으므로 특별전형으로 지방대 출신이나 사회경험이 많은 지원자들을 선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선발절차상의 문제점으로는 △서울대 로스쿨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교수들 사이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입시관련 정보를 전체 교수들과 공유하고 서울대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상시적인 절차나 채널이 부족하다는 점 △입학위원회의 구성이 시기적으로 너무 임박하게 이뤄져 입시기준이나 평가 방법,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이 제안한 방안은 먼저 자율성 및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정상화와 총입학정원 통제의 재고다. 연구팀은 “여러 로스쿨에서 나이가 어리고 정량 스펙이 좋은 학생들 위주로 선발하게 된 배경에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시험 합격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선호하게 된 측면이 있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총입학정원을 2,000명으로 제약하고 있는 것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각 로스쿨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성 제고의 방안으로 제시되는 정성평가 확대에 관해서는 출신학교나 전공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나이 구성의 다양화에 대해서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경력과 나이가 많은 학생은 기회비용 때문에 더 경쟁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성평가의 확대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공정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 담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기 위해 교육부 관료, 변호사 단체, 기존 법조인, 일반 시민을 향한 꾸준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는 ‘서울대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준비기관인 아닌 넒은 의미에서의 공익적 법률가를 교육·양성함을 주된 목적으롱 하는 기관이며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한 입학생을 다양한 공정 기준에 따라 선발하겠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사전에 천명하고, 별도의 전형을 신설해 일부 인원은 정성지표 위주로 선발하고 학점이나 리트 등 정량지표는 최소자격요건으로만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연구팀은 로스쿨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제고하고 총입학정원을 폐지하는 방안과 정성평가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또 사회활동, 경력, 진취성 등 지원자의 잠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정성지표를 개발하고 입학사정관 등의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방안, 다양한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입학위원회를 구성해 큰 틀에서 교수들 사이의 공감대가 이뤄지면 입학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선발인원 및 방식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공익부문 진출과 장학제도 연계 필요…경제적 사유 판단에 주관적 사정 고려해야”

현행법은 로스쿨에 장학금 제도 등 학생에 대한 경제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장학금의 70% 이상을 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장학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로스쿨이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가진 자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연구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 90%를 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지급해 왔다.

연구팀은 현행 장학금 제도의 문제점으로 공익·공공부문으로의 진출과 장학제도가 연계돼 있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서울대 로스쿨의 특성화 분야 중 하나가 공익인권이고 교육 목표 중 하나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인재 양성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생 상당수가 대형로펌을 선호하고 우수한 졸업생들이 공익·공공부문으로 진출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 차원에서 공익·공공분야로의 진출을 중시하는 학풍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이 자신의 권리가 아니라 사회적 혜택이라는 점을 인식케 하는 등 사회적 책임감을 갖게 할 제도적·선언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공적부문으로의 취업을 유도하기 위해 로스쿨 재학생들에게 졸업 후 일정기간 공익·공공 관련 분야 근무를 조건으로 장학금을 수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장래의 특정 부문 진출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수여하는 방안의 효과와 적절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학금 제도를 공익·공공부문의 진출과 연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팀은 특성화 또는 센터와 연계된 공익·공공 분야 펠로우십을 설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펠로우십을 통해 국내외 인턴십, 모의재판 참가 등 기존 법대지원금을 공식화하고 재학 중 관련 과목 수강, 관련 동아리나 봉사 활동, 해당 분야 종사자와의 멘토링, 세미나 등 해당 분야 진출을 위한 능력을 키우고 자연스러운 진출을 유도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구상이다.

아울러 졸업 후 일정 기간 동안 급여를 보전하는 등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외부 공익단체 등 수요처와의 연계, 모금, 매칭펀드 등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함과 동시에 기존의 장학금과 달리 펠로우십이 학생들에게 영예로운 제도로 인식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경제적 사유의 판단을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로 판단하고 있는데 소득분위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득분위 외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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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대기생 2018-05-27 12:34:17
사시는 존치시켜놓고
댁들 입맛대로 로스쿨운영하세요~
그럼 댁들한테 아무도 관심안가집니다
로스쿨을 어떻게 운영하건 말아먹건 진짜 신경안써요

사시병행 2018-05-27 02:26:25
사시랑 병행하면 댁들이 뭘하건 진짜 상관 안한다니까요
참 답답하네요

노숙굴교수 2018-05-24 23:35:15
진짜 교수놈들 되도않는 소리만 처하고있다
그저 지네들 잇속에만 관심있는 개소리들...
로스쿨을 운영할 자격도없는자들이 사법연수원같은 흉내를 처내고있으니 애들이 학원강의를 듣고자빠졌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데도 유지가되고있는 적폐중 적폐 로스쿨제도...
홍발정이 집권했음 그래도 이 적폐하나는 없애지않앗을까...

아래댓글들아 2018-05-24 15:08:56
“다양성·자율성 확보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 및 총입학정원제 폐지해야”

서울대 로스쿨도 총입학정원 2천명 제한 하지 말고 더 많이 뽑고 변호사시험도 자격시험으로 해서 진정한 로스쿨 체제 옹호하고 있다.

이것도 반대한다면 그냥 변호사 숫자 늘어나는 거 싫어하는 변호사 기득권 인증하는 것 밖에 안됨

고형 2018-05-24 14:57:59
이미 은행고시 부활했고 의전 약전 시험선발복귀했습니다! 자격없이 갑질하고픈 로스쿨교수 자부심만족 심통으로 나라의 법조인 선발을 좌우하겠다는거자체가 병적인 오만이고 자생력없이 입으로 민주당 찬양해서 겨우버티는것은 끝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겁니다! 폐스쿨여러분 돈많으니 어서 공인중개사 학원등록하세요!훌륭하신로스쿨교수님도 전국민 속이고 국가를농간한대가로 국민에게 지탄받고 처단될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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