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랍, 아프리카, 프랑스를 동시에 담다” 튀니지 여행기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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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랍, 아프리카, 프랑스를 동시에 담다” 튀니지 여행기⑦
  • 제임스리
  • 승인 2018.05.2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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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마지막 날

오늘은 이곳에서 오후 2시 40분발 두바이 행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정오까지는 공항으로 갈 예정으로 아침 8시쯤 숙소를 나와 첫날 인상 깊었던 ‘시디부사이드’를 다시 가기로 결정하고 ‘투니스 마리나역’으로 걸어갔다.

두 번째 방문하는 ‘시디부사이드’의 아침 공기는 여전히 파란하늘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첫 날 갔었던 같은 장소였지만, 이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 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아기자기하기로 소문난 튀니지 일반 가정집 대문모습

이번에는 첫 날 방문 시 이곳에서 놓쳤던 부분을 빠짐없이 보려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열심히 풍경을 마음과 사진에 정성스럽게 담았다.

언덕 위에서 사진을 찍을 때 멋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던 저 아래 선착장까지 약 30분 걸어 내려가 정박해 있는 요트 구경도 하고, 아담한 카페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차도 마시면서 튀니지에서의 마지막 날을 마음으로 한없이 즐겼다.

‘튀니지의 부자들은 모두 이곳에 모였나?’ 할 정도로 부촌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곳은 유럽 어느 곳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 고양이가 이방인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시디부사이드’를 둘러 본 후, 다시 기차를 타고 ‘투니스’로 오는 길에 기차 앞좌석에 앉은 현지 청년이 반갑게 말을 건넸다. 그는 “태권도를 포함해서 동양에 대해 나름 많이 안다”고 영어로 말했는데, 그와 재미있게 얘기하는 사이에 기차는 어느 덧 ‘투니스’에 도착했다.

나는 역을 빠져나와 공항까지 택시를 타려는데 택시기사가 20 디나르 (약 15,000원)를 불러서, 그와 흥정한 후 6 디나르(약 4,500원)에 공항으로 갔다. 마침 택시미터기는 택시기사와 협상한 금액의 반인 3디나르 밖에 나오지 않자 택시기사도 미안했던지 “5 디나르만 달라”고 해서 5디나르를 그에게 주었다.

▲ 선물가게에 진열된 튀니지 대문 모형 모습

공항 출국수속을 밟는데, 출입국직원이 “튀니지 돈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시큰둥하게 “조금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니깐, 그는 “자기한테 남은 돈을 다주면 안 되겠느냐?”고 대답했다. 나는 그가 농담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의 말을 그냥 무시해버리고는, 여권에 출국도장을 받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탑승게이트 쪽으로 나아갔다.

“혹시 근처에 VIP라운지가 있는가?”하고 알아보았더니 다행히 이곳에서도 VIP라운지가 운영되고 있었다. 나는 라운지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홍차를 마신 후 출국시간이 좀 남아서 면세점을 찬찬히 구경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 주머니에는 튀니지 돈으로 약 30,000원 정도 남아서 면세점에서 그 금액에 맞게 다 소진하려고 물건을 고른 후,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려고 했다.

▲ 기차 앞 좌석에 앉은 현지인 모습

담당 면세점 직원은 “튀니지 돈은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바람에 나는 무척 화가 났다. “튀니지 공항면세점에서 튀니지 돈을 받지 않는 게 말이 되냐?”라고 컴플레인을 한 후, 나는 물건을 도로 제자리에 놓고 그냥 면세점을 나와 버렸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이 돈을 다 소진하지 못하면 그냥 기념지폐로 보관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침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에 갔더니 그 곳에서는 “튀니지 돈을 받는다”고 말해서, 나는 커피도 마시고, 진열해 놓은 튀니지 특산품인 대추열매와 딸기잼 등을 찬찬히 고른 후,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튀니지 돈을 탈탈 털어 지불하고 나니, 비로소 내 마음에 평온이 찾아왔다.

튀니지에서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 옆자리에는 아프리카의 ‘차드’에서 온 13세 되는 소년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옆을 보니 그의 부모를 포함하여 총 7명이 나란히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튀니지를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이다”라고 그 소년이 말했다.

▲ 두바이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아프리카 챠드라는 생소한 나라에서 여행왔다는 가족 모습

‘차드’는 말로만 들었지 아프리카 어디에 붙어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의 나라인데, 이들 가족이 명품 옷을 입고 해외여행을 할 정도인 것을 보면, 이들이 그 나라에서는 상당한 상류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항공기 창문을 통해 나지막하게 깔린 각양각색의 구름을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튀니지 여행은 또 한 장의 추억을 장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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