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성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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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성인식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8.05.18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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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률저널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기자로서 법률저널에 몸담은 시간도 어느새 만 5년에 가깝게 흘렀다. 20년 법률저널 역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한 셈이다.

사실 기자와 법률저널의 인연은 훨씬 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공 특성상 각종 고시나 전문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은 환경이었고 때문에 학과 건물 로비에 배치된 법률저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라 놀러 다니던, 속칭 ‘먹고 대학생’이던 재학 시절의 기자에게 법률저널이 전하는 소식들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법률저널이 전하는 이야기들이 보다 가깝게 다가오게 된 것은 시간이 지나 수험생의 길에 들어선 후부터였다. 먹고 대학생이 한없이 한량에 가까운 ‘부진정 수험생’으로 신분을 바꾼 수준이었기에 수험생활을 했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말이다. 부진정 수험생답게 기사보다는 당시 법률저널에 연재되던 만화와 제목이 끌리는 칼럼을 읽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매주 법률저널을 챙기는 나름 애독자였다.

이같은 인연이 있었기에 법률저널의 기자가 됐을 때의 감정은 남달랐다. 또 제대로 수험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으로 지냈던 경험은 법률저널의 기자로서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기자가 준비하던 시험과 다른 시험에 대해서는 물론 문외한이었지만 전혀 수험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넓은 의미에서 수험이라는 것을 체험해 본 쪽이 더 이해가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주변에 많은 수험생들이 있었고 또 스스로도 수험생이었던 경험이 취재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시험장 취재가 그렇다. 원래도 시간에 늦는 성격은 아니고 시험장 취재는 시간을 놓치면 수습할 방법이 없어 만일을 상황을 대비해 여유를 충분히 두고 길을 나서는 편이긴 한데, 처음 시험장 취재를 나갔을 때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험생들을 인터뷰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심해서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한 시간 이상 일찍 시험장에 나가곤 했었다.

오랜 시간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하고 그 노력을 쏟아부어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의 부담감과 피로가 얼마나 클지, 또 수험생 시절의 기자처럼 공부가 부족했던 수험생이 느낄 회한이나 긴장감에 실수를 해서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수험생의 안타까움 등을 생각하면 도무지 수험생들에게 시험에 대해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벌써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온갖 시험장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이같은 마음의 부담은 조금 익숙해졌을 뿐이지 덜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돌아보면 법률저널의 기자로 생활하는 동안 참 많은 수험생들을 만나왔다. 수험생들이 짊어지고 있는 부담,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의 좌절과 눈물,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겪어내고 합격이라는 열매를 얻었을 때의 감격과 기쁨을 수험생 본인과 가족, 친구 등을 제외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

법률저널의 20년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그 모든 수험생들이라고 생각한다. 법률저널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 수험생들이 있었기에 법률저널의 20년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제 법률저널은 사람으로 치면 완연한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하지만 요즘 청춘들이 경제난과 취업난에 힘겨워 하듯이 신문이라는 매체가 당면한 현실도 결코 녹록지 않다. ‘성인(成人)’으로서 역사를 이어갈 법률저널이 앞으로도 꿈을 꾸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보탬이 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리며 아울러 독자들 모두 꿈을 이루기를 진심을 담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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