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관련 문제·지방분권 등 다수 과목서 나와
예상 외 출제 등으로 전년대비 체감난도 높아져
법률저널, 입법고시 2차 응시생 설문조사 진행중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제34회 입법고등고시 2차시험은 시사성 높은 주제를 다룬 문제가 대거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험을 마치고 국회의사당 시험장을 나서는 응시생들에 따르면 북핵 관련 문제 및 지방분권에 관한 문제 등 시사성이 높은 문제들이 다수 과목에서 출제됐다. 또 통계학, 경제학 등에서 수험상 잘 다뤄지지 않는 문제나 예상을 벗어나는 문제 등이 출제되면서 최근 치러진 입법고시 2차시험 중 가장 어려웠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9일부터 3일간 치러진 시험의 마지막날 치러진 정치학은 최근 출제경향을 벗어나 국제경제학 문제가 2문제나 출제되면서 응시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당 문제들은 최근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북핵 문제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번 정치학 시험에 대해 응시생 A씨는 “예상 외 문제가 많았다. 북핵과 관련된 국제정치 문제들이 나왔다. 북핵 문제는 지난해에도 이슈가 되고 출제될 거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나오지 않았다. 보통은 선거나 정당에 관한 문제들이 나오는데 올해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응시생 B씨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과목으로 정치학을 꼽으며 “최근 국제정치학 문제가 나오지 않았는데 2문이나 나와서 당황했다. 제시된 내용 자체도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유추는 가능한 부분이어서 어떻게든 맞춰서 쓸 수는 있었다”고 전했다.
북핵과 관련된 문제는 전날 치러진 경제학에서도 출제됐다. 응시생 C씨는 “경제학에서 북핵과 관련된 내용으로 국제경제학을 대놓고 물었던 점이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번 경제학 시험은 시사성 높은 국제경제학 문제가 출제된 점 외에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응시생 D씨는 “북핵 문제 자체는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2016년, 2017년 경제학 문제들이 평이했기 때문인지 올해는 난도 조절이 있었다.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응시생 E씨도 “이번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 자체가 최근 시험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경제학이 제일 어려웠다. 문제 자체도 복잡하고 시간도 너무 부족했다”고 평했다.
행정학도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시생 F씨는 행정학 시험의 난이도를 묻는 질문에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국민참여예산제와 지방분권활성화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이 나왔는데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고 대답했다.
응시생 G씨도 “1문 같은 경우는 학원 수업에서도 다루는 부분이었는데 2문의 지방자치 문제에 당황했다. 지방행정이 따로 있어서 행정학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택과목이 지방행정론이지만 지방행정에서의 지방분권과 행정학에서 보는 분권이 달라 꼭 유리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필수과목 중 모든 직렬에 공통되는 과목인 행정법은 불의타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른 과목들에 비해서는 무난한 편이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이는 상대적인 평가로 응시생 H씨는 “다른 과목들이나 5급 공채 행정학에 비해서 무난했다는 것이지 문제 자체가 쉬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 재경직 필수과목인 재정학도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택과목 중에서는 통계학의 체감난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일부 응시생들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수 응시생들이 이번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은 경제학을 제치고 통계학을 최고 난도 과목으로 꼽은 응시생도 있었다. 이번 통계학 시험이 이처럼 높은 체감난도를 형성한 원인은 수험적 중요도가 낮은 파트에서 전체 50점 만점의 20점 분량의 비중이 큰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이다.
정보체계론의 경우 비트코인과 관련해 큰 이슈가 됐던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며 전반적으로 높은 시사성을 보인 이번 시험의 경향에 궤를 같이 했다. 조사방법론은 기존에 1문에서 조사설계를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던 것이 원론적인 내용을 논하는 형태의 문제로 바뀌었고 3문에서 수험생들이 잘 보지 않고 수험용 교재 등에서 다뤄지지 않는 가정방문조사 문제가 출제되면서 체감난도를 높였다.
눈에 띄는 경향 변화와 체감난도 상승이 있었던 이번 시험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는 오는 6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