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수험가 과다홍보 역효과 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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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 수험가 과다홍보 역효과 낼 수 있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8.05.1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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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올 국가직 9급 필기합격자가 지난 7일 발표됐다. 응시자 15만 6천 여 명 중 약 4%에 해당하는 6천 8백 여 명이 합격의 기쁨을 안았다.

필기합격자 중 면접전형에서 또 2천 여 명이 떨어질 예정이므로 필기합격 했다고 마냥 기뻐하지 말고 최종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차분히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필기합격자 외 15만 명이 고배를 마셨고 이들은 다음 시험을 기약해야 한다. 한 공무원시험에만 15만 명이 떨어졌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이 응시하고 이렇게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 나오는 시험이 있나 싶다.

최근 노량진 수험가 분위기를 보니 빈 강의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듯하다. 비단 어느 학원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침체된 모습이다. 기자는 생각을 해봤다. 올 공무원 선발인원은 전년대비 크게 늘어났으나 지원자는 오히려 다소 줄었다. 그리고 노량진 수험가는 빈 강의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일까.

지원자가 줄었다는 것은 점차 수험생들이 공무원시험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 자기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노량진 수험가에 반 강의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이와 함께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더라도 수험생들이 실강보다는 인강으로 많이 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노량진 공무원 수험가가 왜 이렇게 침체기로 빠져든 것일까. 이에 대해 기자는 여러 수험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이들은 “그동안 수험가가 수험생에 과도한 마케팅으로 달콤한 꿈만 꾸게 했는데 그런 것이 이제는 부작용으로 드러나고 있는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전처럼 수험생들이 수험가 과다홍보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고 보다 현실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때 프리패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장 먼저 프리패스를 선보인 학원이 노량진 수험가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그 후 많은 학원이 프리패스를 따라했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학원들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됐고 심지어 폐업까지 감수해야 했다.

또 합격률 부풀리기, 댓글작업 등 수험생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학원들의 과다홍보 경쟁이 불이 붙기도 했다. 한 수험전문가는 “학원에서 내세우는 합격률은 과연 그 학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해서 합격한 사람의 비율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몇 년 공부하다가 마무리강의만 그 학원에서 들었는데 그것을 본원이 합격시켰다고 합격률에 반영을 한 것인지 등 잘 따져봐야 하고, 어느 학원이나 강사를 추천하는 글, 댓글도 특정 학원의 알바가 하는 작업인지 진짜 수강생이 쓴 것인지 잘 확인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요즘은 노이즈마케팅도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한다. 가령 어느 한 학원의 강사가 공무원시험 문제의 질을 들며 출제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하는데 이때 그 강사는 인터넷 포탈 검색어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것도 마케팅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특정 학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 학원이 다 나름의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이러한 수험가 마케팅 전략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원은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긴 하나, 어쨌든 사기업으로 이윤창출을 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당연히 수익성을 내는데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노량진 수험가 분위기로 봤을 때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수험생에 외면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봐야 한다는 게 일부 수험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흔히들 공무원시험 응시자 수를 수능 응시자 수와 비교를 하곤 한다. 수능은 의무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전국 고3 학생 60여 만 명이 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공무원시험은 개인이 선택해 보는 시험임에도 수능과 맞먹는 수 십 만 명이 응시하고 있다.

이것이 정상이다 비정상이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옳은 일은 아니나, 공무원시험 응시자 수가 수능 응시자 수와 비등하게 간다는 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사회구조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을 부추기는 수험가의 자세도 문제라고 본다. 공무원시험 열풍을 조장하기보다 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정보 제공으로 수험생 진로를 돕는 게 수험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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