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동종교배, 홍준표 대표의 잘못된 시국인식과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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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동종교배, 홍준표 대표의 잘못된 시국인식과 역사관
  • 오시영
  • 승인 2018.05.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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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속된 말로 노는 물이 다르면 서로 간에 힘들다. 노는 물이 다르면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다. 기준이 서로 달라 매상황을 반대로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 까닭에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같은 것은 같은 것끼리 어울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유유상종은 편하다. 서로 같으니 갈등이 줄어들고 박수칠 때 함께 치고,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할 수 있으니 서로 좋다. 하지만 유유상종, 즉 동종교배는 세대를 이어가게 되면 유전자 공급원의 제한으로 인해 끔찍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동종교배가 반복되면 우성 형질의 조합, 또는 열성 형질의 조합이 반복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동형접합성(homozygosity)이 계속 반복하게 되면 우성 형질 또는 열성 형질이 강화됨으로써 유전병이 발생하게 되고, 유전병으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9일 평양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 사전준비회담을 마무리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 및 의제 등이 거의 조율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취지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의 과실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에서 간첩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한국계미국인 세 명의 석방과 동행귀국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받아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입이 찢어지게 좋아할 북한의 선물이다. 북미정상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가시적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일본을 6년 반만에 실무방문하였고, 일본의 아베 총리 및 중국의 리커창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지난 4월 27일의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확보하였다. 북미정상회담 일시와 장소 등이 발표된다고 하고서도 뜸을 들이고 지연되어 무언가 준비회담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다 혹시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 지난 5월 6일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중국 대련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깜짝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베이징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이루어진지 40여일만에 다시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고, 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결과를 공유하는 정상간 전화대화를 나누었다. 북한 당국의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진정성을 보증하는 전화였다고 하겠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자, 남북 간의 경협을 통해 서울, 평양,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고속도로 건설에서부터 북한 지역에 공급할 전기생산을 위한 화력발전소 건설, 원산과 나진 등에 산업단지 조성 및 철광석 및 히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 등 수많은 긍정적 프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찌 보면 반도체 및 고부가가치이면서도 국내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는 국내 산업 구조가 북한특수를 통해 건설업 및 제조업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게 되어, 우리 국내산업이 획기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기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을 읽고,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및 러시아 등 남방경제경책과 북방경제정책을 아우르는 “만원경형 국가대계”를 설계하고 있다. 통이 크고, 길고, 깊고, 높다. 동의반복 같지만 한 마디로 국가대계의 설계도가 원대하다.

하지만 국내정치는 답보상태는커녕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여전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필두로 한 현재까지의 모든 진행상황을 “보여주기식 쇼”일 뿐이라며 폄훼에 폄훼를 거듭하고 있다. 그의 마음속에는 “최악의 파탄, 최후의 파탄”이 찾아올 것이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가득하다. 그는 약삭빠르다. 그의 경험칙에 의하면 남북정상회담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 사이의 7ㆍ4남북공동선언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1,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모두 파탄이 나 실패하고 말았으므로,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남북정상회담 역시 파탄이 나고 말 것이라는 아주 고약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 세상에 100% 성공은 없으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아흔아홉 가지를 잘 하다가 한 가지를 잘못하면 그때 자신이 아흔아홉 가지를 틀리다가 한 가지 주장해 온 것이 맞게 될 것이므로, 그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한 가지 – 남북관계 파탄 –는 잘못되고 말 것이라는 “엉터리 역사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무한하므로, 그 무한의 시간 속에서 언젠가는(수없이 잘 되다가도) 잘못되는 순간이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얍삭한 인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영속의 시간을 대입하게 되면, 영원한 잘됨도 영원한 못됨도 없다. 역사는 정반합을 무수히 반복하며 잘됨을 못됨으로, 못됨을 잘됨으로 변화시켜간다. 까닭에 성공이냐 실패냐 여부는 오늘, 현실의 상황만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오늘 성공이면 성공인 것이고, 내일 실패할 것을 미리 예상하여 실패했다고 말할 것이 없다. 오늘 성공함으로써, 어제가 되어 버릴 오늘의 성공을 오늘이 될 내일에 다시 접목하여 오늘이 된 내일을 성공시키면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의 문제를 그렇게 풀어가고 있다. 오늘 하루만 성공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오늘의 문제를 어렵지만 지혜를 발휘하여 풀어가고 있다. 참으로 현명한 접근방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언제가 될지 모를 그 어느 날에는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는 영속의 시간을 과신하며 “오늘의 성공을 비난”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그 영속한 어느 시간에 “자신마저 제거”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패와 성공만이 영속한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한한 인간의 생명이 영속한 시간 속에서 한순간에 불과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필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저서 “변방”을 읽고 또 읽었다. 책이 그리 두껍지도 않고 내용이 그렇게 심오하지도 않아 가능했다. 필자는 변방을 읽고 또 읽으면서 보이지 않던 홍준표 대표의 심리가 실핏줄처럼 피부 밖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드는 첫 번째 생각은 “아, 그에게는 함부로 권력의 최종적 칼자루”를 쥐어 주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의 인격에는 민주적 사고가 상당히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언어 화법에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약점을 후벼 파는 공격방법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든 이에게는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아흔아홉 가지를 잘 하더라도 한 가지 잘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까닭에 인격이 제대로 갖추어진 사람은 잘하는 아흔아홉 가지를 칭찬하며 잘못된 한 가지를 감싸주거나 위로해 주면서 개선해 나가도록 조언한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아흔아홉 가지를 못 하면서 한 가지에 천재성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미술가가 그렇고 음악가가 그렇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의 화법은 음악가가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면 “그림도 못 그리는 놈이...”라고 하면서, 음악가의 음악적 질문에 대해 엉뚱하게 미술가의 그림 문제를 내세워 음악가를 무력화시키는 화법을 구사한다. 그러다 보니 본질인 음악가의 음악의 문제는 사라져버리고, 엉뚱한 미술가의 잘못된 그림이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5월 8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의총도 너무 자주 하지 말자. 지방선거에 모두 다 지쳐있는데, 매일 의총을 하면 선거는 어떻게 되는 거냐?”면서 “자, 이제 집에 가자.”라고 말한 후 의원총회를 산회하려 했을 때, 김도읍 의원이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이나 드루킹 특검 등은 원내 의원총회에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하는데 그냥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하냐?”며 이의를 제기하자,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가 뜬금없이 “내가 원외인사라 무시하는 것이냐? 2년 뒤에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오겠다.”면서 “검찰로 봐서도 내가 선배인데 (발언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라고 답함으로써, 본질은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한 단식투쟁과 드루킹 특검의 해결방안 모색”인데 화두를 “원외인사(홍준표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니다)에 대한 무시 또는 후배 검사의 항명”으로 돌려 앞서의 음악가와 미술가 대화로 변질시켜 버림으로써 아예 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 며칠 전에도 강길부 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 공천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그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당적 옮김 전력을 문제삼아 철새정치인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나, 중진의원들의 중진회의 개최 요구에 대해 중진들을 바퀴벌레나 연탄가스에 비유해 버림으로써 그들을 질리게 만들어 버리는 화법을 일상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대화방법은 결코 민주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의원 배지나 후배검사라는 인식 속에는 당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의원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열등의식이 심리 깊이 내재되어 있음과 “후배검사가 감히 선배검사 출신의 당대표에게 대들어?” 하는 강압적 서열 의식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정치판은 유유상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남북정상회담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초석을 마련할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정치쇼에 불과하여 언젠가는 실패할 것이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으니, 이쪽은 이쪽대로 유유상종이요, 저쪽은 저쪽대로 물이유취(物以類聚)이다. 자기들끼리야 좋겠지만 전체적 화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이다. 남북문제 해결에 올인하다 보니 국내문제를 돌아볼 여력이 없겠다 싶기도 하지만,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 등은 높은 국민의 지지도에 취하여 야당을 무시만 해서는 안 되므로 물밑 대화가 되었든 공개 대화가 되었든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전부 아니면 전무의 양단논법에 사로잡혀 대국을 어지럽히지 말고 정치라는 것이 원래 주고받기 이므로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추어 자유한국당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전혀 협조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입장인 것이고, 미우나 고우나 정치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을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자유한국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방향으로 협상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산적한 민생법안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예산안 등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를 입법적으로 보완하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므로, 자신들의 무력함으로 화가 날 대로 나 있는 자유한국당을 더 이상 코너로 몰아서는 안 된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에 필자도 그 정당성을 전면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고 하는 그 한 가지 마음을 조롱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한 청년의 우발적 폭행사건이 가세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더욱 꼬이게 만든 국면이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우발적 사건의 개입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니, 여야 대표 회담을 통해서라도 담판을 짓고, 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야당의 출구전략을 도와야 한다. 그래야만 정상적인 6·13 지방선거를 치룰 수 있고, 여야 협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발전을 도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유유상종, 물이유취가 지나치면 동형접합성이라는 나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를 경계할 일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전두환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자유당을 기반한 동종교배가 지나치게 장기화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몰락이라는 극단적, 비극적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자기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번 6ㆍ13지방선거 이후 더욱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정신을 차리고,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자기 부정을 통한 자기 부활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기 바란다. 오늘의 성공만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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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ㅇ 2018-05-12 19:49:35
정당내에 민주적 사고가 어디있어요?ㅋㅋ민주적 사고는 국민들한테나 통용되는거죠. 정당이란 집단속에선 행동 하나하나가 저들에겐 곧 생존이에요...남의 생존현장에다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잣대를 들이대는것자체가 너무 웃긴거죠.

ㅋㅋ 2018-05-12 01:03:17
정치인에게 전형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으로 여우의 간지와 사자의 포악성이 있는데, 홍준표는 대상과 상황에 맞춰서 기법을 적절하게 잘 배합해서 사용하는 뛰어난 정치인이에요.언제나 저런식은 아니고 필요에 따라서 모습을 달리하는 면이 있는것같더라고요.그렇다고해서 홍준표가 일반국민들한테 저러는건 아니고 원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져야할때 그럴만한 대상에게만 다소 저런 모습을 일부러 보이는것같더라고요...그렇다고해서 홍준표가 해야할일을 안 한다거나 일반국민들상대로 권력남용한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그저 자신이 속한 집단을 통치하는 방식의 일종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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