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랍, 아프리카, 프랑스를 동시에 담다” 튀니지 여행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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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아랍, 아프리카, 프랑스를 동시에 담다” 튀니지 여행기④
  • 제임스리
  • 승인 2018.05.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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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넷째 날

오늘 오전, 나는 ‘사막 낙타투어’에 합류하기 위해 9시까지 약속장소인 ‘20 Mars Hotel’에 8시 반쯤에 도착했다. 그런데 10시가 지나도록 픽업을 하지 않아 호텔 매니저에게 컴플레인을 했더니, 약 2시간 후 여행사직원이 와서 낙타투어를 할 수 있는 근처 모래사막 입구에 데려다 주었다.

수 년 전 모로코 여행 시에도 이미 계획된 여행일정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던 ‘사하라사막 낙타투어’가 못내 아쉬웠던 터라, ‘드디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낙타를 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몹시 설렜다.

▲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낙타와 가이드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낙타 두 마리가 무릎을 꿇은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낙타를 탈 손님은 달랑 나 혼자였다. 비록 손님은 나 혼자였지만, 낙타는 두 마리가 한 조로 같이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에서 내가 탄 낙타를 인도하는 ‘베르베르 원주민’, 낙타 두 마리 그리고 나 이렇게 그 넓은 사막을 터벅터벅 가로질러 가니,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사막의 고요함이 엄습해 왔다.

처음 낙타를 타보는 나로서는 수 년 전 호주에서 말을 탔을 때 느꼈던 것처럼, 거의 매달리다시피 가면서 낙타 등 위에서 진땀을 흘리며 2시간 이상을 갔다.

▲ 사막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천막 휴게소 모습

이미 허리도 욱신욱신 아파오고, 허벅지와 정강이 안쪽은 낙타의 들쭉날쭉한 왕복운동으로 인해 벌써 일부 피부가 벗겨져서 쓰라렸다.

약 2 시간쯤 가니, 사막 한가운데 임시 천막휴게소가 눈에 띄었다. ‘이곳은 숙소로도 쓰이며, 1박 2일 관광 상품 신청 시 하룻밤을 사막 한 가운데에서 무수한 별을 보며 묵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였는데, ‘오늘은 점심식사를 이곳에서 하게 된다’고 현지인 가이드가 말해주었다.

약 30분쯤 기다렸을까…현지인 가이드가 대령한 음식은 튀니지 스타일의 소스에 마카로니 국수를 끓여서 나온 정체불명의 식사였지만, 이미 허기에 지친 나는 후딱 맛있게 먹어치웠다.

▲ 사막투어 중 제공받은 단촐한 점심식사

나는 가이드의 수고에 보답하는 의미로, 배낭에 고이 넣어 두었던 한국산 컵라면 하나를 나무젓가락과 함께 그에게 주었는데, 그가 어떻게 이것을 먹어야하는지 궁금해 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에게 ‘컵라면 먹는 방법’을 소상히 가르쳐 주었다.

점심식사 후, 나는 시간을 내어 천막근처의 사막 여기 저기 풍경사진을 찍고는, 다시 2 시간 걸려서 왔던 길을 낙타를 타고 되돌아갔다. 내가 처음에 낙타를 타고 떠났던 출발장소에 도착하자, 또 다른 20대 외국청년이 내가 타고 왔던 낙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시내 ‘르와지 정류장’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이곳은 버스노선이 많지 않은 관계로, ‘두즈’-‘케빌리’-‘가베스’-‘타타윈’으로 이어지는 ‘르와지 버스’를 계속 갈아타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베르베르 원주민 마을’인 ‘타타윈’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약 5시간 후였다.

▲ 천막휴게소에서 낙타 가이드와 휴게소 직원이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마침 ‘가베스’까지 오는 길에 옆자리에 앉은 20대 초의 튀니지 청년과 많은 얘기를 했다.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했는데, 영어를 매우 잘 구사하여 오랜만에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곳에 올 수 있었다.

‘가베스’에서 ‘타타윈’까지 가는 버스에서 폴란드에서 온 20대 커플을 만났다. 마침 여행 이동 동선이 그들과 같아, 숙소 및 식사에 드는 모든 비용을 1/n로 부담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후, 이후부터는 그들과 함께 계속해서 같이 다니게 되었다.

‘타타윈’으로 가는 길은 벌써 깜깜한 밤이었다. 버스가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던 중, 운전기사가 길 중간에 있는 'STOP사인'을 보지 못하고 급정거하는 바람에, 버스에 같이 타고 있던 한 30대 무슬림 여성에게 갑자기 쇼크가 찾아왔는지 숨이 막 넘어가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 출발점을 향해 돌아가는 모습

버스기사는 할 수 없이 차를 중간에 세웠다. 우리 모두는 그 여성승객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걱정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버스기사는 다른 대책도 없이 하늘을 쳐다보며 ‘인샬라(신의 뜻대로!)’만 외치고 있었다.

이 깜깜한 밤에 머물 숙소도, 마실 물도 없는 갑갑한 그러한 지점이었기에, 모든 승객들은 빨리 그녀의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렸다. 약 30 분쯤 지나자 다행히도 여성승객이 정상으로 되돌아와서, 우리 모두는 다시 버스를 타고 무사히 ‘타타윈’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타타윈’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우선 급선무로 인근 호텔을 찾아 3 베드룸을 잡아, 버스를 같이 타고 온 폴란드 커플과 함께 3명이 숙박비를 1/n씩 내고는,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서 주문한, 매콤한 ‘하리사 소스’에 양고기 등이 듬뿍 들어간 튀니지 고유의 음식인 ‘쿠스쿠스’는 다행히도 내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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