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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29)
박준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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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6  17: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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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감정을 담아 다시 한번

시작할 때는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몰랐던 연재도 이번 회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글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과정이었다. 로스쿨 오리엔테이션 첫날부터, 아니 로스쿨 입학을 겨우 1주일 앞두고 처음 가보는 뉴욕에서 살고 공부하기 위해서 JFK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내 경험이 특별해서가 아니고, 내 자신에게 하나같이 새로운 체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지면을 허락받은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 내 글이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한 수다에 그치지 않은 것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신 독자가 있어서이고, 그 역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재를 시작한 2015년만 해도 미국발 전세계 금융위기의 여파가 미국 로스쿨 진학과 로펌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던 시기이고, 로스쿨 진학이 비용대비 효율적인 투자인가 하는 문제제기도 여전히 이루어지던 때였다. 그리고 지금은 금융위기는 과거의 일이 되고 로스쿨 지원자수도 크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로스쿨 입학 때와 졸업 때의 분위기가 완연하게 달라졌던 것은 물론이고, 졸업 후 취업과 회사 업무 시작 시기에도 큰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감개가 무량하다.

로스쿨 수업시간에 한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우리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지 않고 로스쿨에 간 것은 돈을 많이 벌고 싶기도 해서이지만 언제나 땅에 발을 붙이고(to keep our feet on the ground) 싶어서 이기도 하잖아?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나는 이 말에 동의하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정치학이라고 뭉뚱그려 말해도 정치학에서 탐구하는 관계는 꼭 거대한 권력을 전제로 하지만은 않는다. 법학이 정치학에 비해 균형잡힌 현실감각을 갖도록 한다는 생각에도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낯선 외국에서 하는 로스쿨 공부가 힘들었어도, 시시콜콜한 내용을 가지고 머리를 긁적이는 로스쿨 공부가 적성에 맞아서 로스쿨 생활을 버텨냈지 싶다. 로펌에서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남이 보면 뭐 저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을 쓰나 하는 문제도 확인하고 따지는 게 힘들지만 고통스럽지는 않다.

위의 일화도 그렇지만, 이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지면이었다. 그래서 애초에 계획했던 소재가 다 고갈하여 시원섭섭하게 연재를 마무리지으면서도 컴퓨터 앞에서 이번 주는 또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하던 시간과 작별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 와중에 법률저널측에서 선뜻, 이번 기획을 마치고 다른 기획으로도 계속 지면을 허락해 주신다고 하니 그런 고민의 시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연재 기간 동안 독자들이 종종 보내주신 질문은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있었지만, 내 자신도 답을 모르는 질문이 많았다. 매일 매일, 안건에 따라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변호사의 자질, 그 자질을 갖추기 위한 준비 방법 같은 무거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해 볼 여유가 없다. 그런 질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까지 포함해서 보람 있었던 연재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부터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연재에서도 이 정도의 수확을 얻을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다. Ciao for now(당분간 안녕). -연재 끝- *다음 주부터 새로운 연재 시작됩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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