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민물장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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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민물장어의 꿈'
  • 정명재
  • 승인 2018.04.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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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아인슈타인-

공무원 수험생과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시험에 합격한 이들과 시험에 불합격한 이들을 많이 보았다.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 전에 시험공부를 하는 과정을 살펴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기회가 많았기에 오늘은 수험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 주변에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니, 일정한 패턴으로 공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가 좋은 세현이는 공부를 하는 시간보다 잠을 청하거나 핸드폰을 쳐다보는 시간이 많았다. 공부하는 시간을 대략 계산해보니 2시간이 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지만 다른 생각과 잡념으로 많은 공부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 명문대를 나왔고 나름대로 시험에 자신이 있어 하는 눈치였지만 지금까지 2년이 흘렀으며 필기합격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편,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기완이 수험생이 있다.

그는 꾸준함을 무기로 삼아 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려 한다. 공부가 되건 안 되건 관계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늦은 시간까지 독서실에 남아 공부를 하곤 했지만 아직 필기합격은 못 하고 있다. 공부기간은 2년을 넘었다. 이렇듯 공부를 하는 모습은 모두 제 각각이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공부한 양을 측정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 생각한다. 잠시 동안 공부를 하더라도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에도 많은 수험생들은 스톱-워치(stop-watch)를 즐겨 가지고 다니면서 공부시간을 측정하며 자기 위안을 삼곤 한다.

공무원 합격을 한 나의 제자 둘을 소개한다. 찬도는 삼십대 중반의 아이 아빠였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대학을 졸업 후, 회사를 옮겨 다닌 것이 10번 정도 돼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 나를 찾아왔다. 2년 전, 그때는 노량진의 아주 후미진 곳 작은 사무실에서 책을 쓰고 수험생을 가르치며 상담을 하던 때였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한 적이 없었으며 이과(생물학과)를 나와 연구소를 전전하며 영업직을 하였는데,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할 것 같아 늦게라도 공무원 시험을 보고 싶단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는 3개월 쯤 되어 완성이 되었고 4월 국가직 시험을 보았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조금은 아쉬운 점수였지만 필기 불합격이었다. 그는 많은 실망을 하며 2주 동안의 시간을 방황하며 지냈다. 새벽까지 함께 공부한 일도 잊었고, 하루에 한 과목을 독파하겠다던 열정도 식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안타까운 마음에 나는 그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9급 보다는 7급 시험이 더 쉬울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미 나는 7급 합격을 하여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였다. 조언을 하는 입장에서 그와 한 시간의 대화를 하였다. 7급 시험은 어려울 것 같고 공부하기 쉬운 운전직을 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달랐다. 운전직은 과목이 적어 많은 응시생이 모일 것이어서 합격이 수월하지가 않다는 것과 오히려 7급은 시험과목이 많다고 생각하여 응시생이 적어 실제로 공부를 충분히 하고 시험장에 오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렇게 찬도를 설득하여 7급 준비를 하여 두 달이 채 안 되는 공부를 하였고 그는 합격하였다. 현재 그는 서울시 7급 공무원으로 서울시청에서 일하고 있다. 당시 찬도를 가르치기 위해 나는 서울정부청사에 의원면직을 하였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수험생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찬도에게 7급 공부를 가르친다고 했을 때 그는 내게 “선생님 미쳤어요. 왜 힘들게 들어간 7급을 그만두세요. 저 때문에...”라며 말을 흐렸지만 나는 그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공직에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지만 너는 두 아이의 아빠이니 네가 급하다. 잔소리 말고 공부나 하자라며 답했다.

두 번째 만난 수험생은 선주다. 선주는 찬도보다 나이가 많은 수험생이었고 찬도와 함께 공부할 당시 그녀는 보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건직은 커트라인 점수가 매우 높았지만 그녀는 늦은 나이에 보건대학에 입학하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그녀는 보건직 시험에 불합격하였다. 선주 수험생 역시 방황이 시작되었다. 얼마 뒤, 함께 공부한 찬도가 단기간에 서울시 7급에 합격한 소식을 듣고 선주 수험생은 나에게 찬도와 같은 기적을 꿈꾼다고 하였고 그렇게 9개월의 공부를 함께 하였다. 2017년에 선주는 3관왕을 하여 지금 서울시청에서 7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위의 두 수험생의 사례는 실제 이야기이고 내 주변의 많은 수험생들에게도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무엇이 그들을 단기간에 7급 합격자로 만들었을까 생각해 본다. 생각을 바꾸는 힘이 필요하다. 모든 수험생들은 9급 시험이 7급 시험보다 합격하기가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공부를 오래하거나 학벌이 좋은 수험생이 빨리 합격하는 것이고 단기간에는 합격이 불가능한 것인가? 과연 그럴까? 나는 이 두 질문에 자신 있고 확실한 답변을 하고 싶다.

시험공부를 하여 합격자를 만드는 일이 내 직업이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며 단기간에 합격생으로 인도하는 일이 내 즐거움이다 보니 정답을 알고 있다. 시험공부 하는 방법을 잘 찾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알려진 방법과 똑같은 방식의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선주와 찬도에게 가르친 공부법은 나의 공부법이기도 하였다. 나는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고 해도 5일 안에 보고 정리를 하기 시작했고 수험생들에게도 그대로 적용시켜 효과를 보았다. 남들이 6개월 간 공부하는 과목이라고 해도 나는 6일이면 가능하다고 보았다. 모든 과목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가능한 과목들이 많다. 그러한 과목을 찾은 것이 21과목이고 나는 지금 21과목의 저자이며 강사다.

이제 지방직 시험이 3주 정도 남았다. 시간이 더 필요한가? 체력이 더 필요한가? 교재가 더 필요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준비하고 대처하여야 한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소원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자의 공부법 중 가장 쉬운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 모르면 물어보라. 불치하문(不恥下問)이야말로 겸손하고 올바른 공부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하는 방법과 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찬도와 선주 그들과 함께 공부한 적잖은 수험생들은 지금 공직에서 일하고 있다. 나를 찾아온 그들은 9급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7급으로 생활하고 있다.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시험은 전략이고 공부는 기술이다. 이것을 입증하기 위해 나는 천 일(千 日)을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합격생들이 알고 나도 알고 있는 이 진실을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일상으로 살아가는 그대만 모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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