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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무원 한국사 과목 하루빨리 검정시험으로 대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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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2  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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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행된 서울시 공무원 7급 한국사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한 강사가 이번 한국사 문제풀이를 하는 도중 “이따위로 문제를 출제해서는 안 된다. 변별력이 없다. XX 같은 문제” 등의 욕설까지 써가면서 분노를 보인 영상이 인터넷에 화제가 되면서다. 논란을 일으킨 문제는 ‘고려 후기 역사서를 시간 순으로 옳게 배열한 것’을 묻는 문제였다. 민지의 ‘본조편년강목’, 이제현의 ‘사략’, 원부, 허공의 ‘고금록’, 이승휴의 ‘제왕운기’가 보기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고금록은 1284년, 제왕운기는 1287년 발행됐다. 발행연도의 차가 크지 않아 전문가들도 쉽게 풀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책의 발행 연도를 정확히 외워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돼 버렸다. 역사 공부하는 데 연도까지 달달 외워야 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황당한 문제가 공무원 시험에서뿐 아니라 사법시험 1차에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있던 시절에도 출제된 적이 있다.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서 ‘정양용이 저술한 책의 수는?’ 물음에 ‘500권’, ‘900권’, ‘8,000권’, ‘1,000권’, ‘200권’을 보기로 냈다. 숨이 턱 막히는 문제다. 출제자들에게 수험생들과 한국사 교육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라곤 눈곱만큼도 느낄 수 없는 문제다. 이런 문제의 정답을 안다고 해서 공무원으로서의 한국사에 관한 소양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법학에 깊은 지식을 갖춘 수많은 수험생들이 이런 황당한 한국사 문제에 덜미를 잡혀 낙방의 고배를 마시곤 했다.

무엇보다 이번 한국사 문제에 대한 논란의 핵심은 문제로서의 변별력 여부다. 공무원 시험은 치열한 경쟁에서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기에 문제의 변별력은 중요하다. 출제자들은 변별력을 위해 이런 문제를 출제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실은 별 고민없이 낸 황당한 문제일 뿐이다. 더욱이 이런 문제는 변별력이 제로에 가까운 어처구니없는 문제다. 공부를 많이 한 수험생이나 적게 한 수험생이나 결국은 다 찍을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부를 열심히 한 수험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이 똑같이 찍어서 결과를 본다는 건 시험의 공정성 문제가 된다.

또한 이런 황당한 문제는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 과목을 둔 취지와 한국사 교육의 왜곡을 불러일으킨다. 교과서의 지식들을 암기하고 제도를 외우고, 유물을 외우기만 하는 일은 역사 교육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와 같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암기된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그런 과목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국사 문제는 역사의 본질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실들을 암기하는 과목으로 상처만 주고, 한국사를 그저 지긋지긋한 과목으로 인식하게 하고, 나아가 역사 공부를 멀게 느끼게 할 뿐이다.

공무원 시험에 이런 지식을 평가하는 과목을 둔 이상 앞으로도 황당환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사와 같은 암기식 과목은 검정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고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더 이상 응시자 절대다수를 떨어뜨리려는 ‘시험을 위한 시험’에 수많은 청년들을 옭아매서는 안 된다. 매년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지만 98%의 수험생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다. 수험기간의 장기화로 민간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사회 경험의 기회를 놓치게 되고, 그동안 공부에 매달렸던 공무원 시험과목마저 기업에서는 별 소용이 없는 탓이다. 결국 민간으로 전환할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되고, 또 다시 ‘공시족’, ‘공무원 낭인’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엄청난 국가적·사회적 기회비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이 민간 직장으로 이동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려면 현행 공무원 시험의 암기식 과목을 직무능력 평가 중심인 PSAT으로 과감히 바꿔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수험생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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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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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점에서 2018-04-18 11:02:27

    국어, 영어, 한국사 대체시험 하고 전공시험을 더 물어보자신고 | 삭제

    • ㄴㄷㄴ 2018-04-14 19:54:43

      psat도입되면 다죽는거다.
      저거공부해도 점수안나옴신고 | 삭제

      • ㅇㅇ 2018-04-13 08:44:56

        그리고 psat이 나오면 학원이 죽나? 해당 과목 선생만 죽는거지, 사교육 시장은 월등히 성장할거다. 새 책에 새 강의 팔아먹을 생각에 얼마나 신날까.신고 | 삭제

        • ㅇㅇ 2018-04-13 08:43:09

          psat 하기 위해 밑밥까는거잖아. 한국사 시험 요상하게 내는건 맞는데, 그건 출제진의 문제지. 그렇다고 psat은 아이큐높은 애들만 공무원 하라는거 아니냐. 이거야 말로 후천적인 노력을 인정안하는 차별이지. 그냥 태어난대로 살라는거 잖아.신고 | 삭제

          • 학원 2018-04-12 23:05:57

            한국사 땜에 학원에 돈 엄청 갖다바치게 생겼네. 강사의 노이즈 마케팅에 언론이 덩달아 춤주면서 수험생들 불안감만 부추겼네.신고 | 삭제

            • 비극 2018-04-12 22:59:51

              한국사 전한길 노이즈 마케팅 성공했네.순진한 수험생들 얼마나 매달릴까?신고 | 삭제

              • 공감 2018-04-12 22:57:03

                공직적경성시험이 도입돼야 '시험을 위한 시험'을 막을 수 있고 직무 적합성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수험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필기시험은 피셋 하나면 충분하다. 더이상 수험생을 봉으로 여기는 학원이나 강사에 휘둘려선 안 된다.신고 | 삭제

                • ㅁㄴㅇ 2018-04-12 22:57:03

                  그래도 현행 고졸도 성실하게 공부해서 합격할 수 있는게 지금 9급 시험이예요.. 이리저리 바꿔봤자 기회의 평등이 무실해지고 수험생 혼란만 가중됩니다신고 | 삭제

                  • 공시생 2018-04-12 22:49:21

                    Psat은 개오바지
                    공무원이 기본적인 지식은 잇어야지신고 | 삭제

                    • 기승전 psat? 2018-04-12 21:24:48

                      이 신문사 웃기는 것이
                      꼭 기승전 psat이에요.

                      영어 한국사 대체시험
                      헌법 행정법 행정학에
                      직렬별 필수과목 하나.

                      이렇게 4과목이 최선임

                      어차피 2~3년 유예이다.신고 | 삭제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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