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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은행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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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은행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 법률저널
  • 승인 2004.12.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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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최근 사법시험 응시자들로부터 금년도 사법시험 제2차시험의 형사소송법 제1문이 모대학 고시반 모의고사에 출제되었던 문제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대해 본도대로 "이번 사안이 사법시험의 공정성을 본질적으로 해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이번 채점결과를 그대로 인정하여 합격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두 차례에 걸쳐 사법시험관리위원회를 소집하여 그 경위, 문제의 유사성 정도, 채점에 미친 영향, 처리방향 등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한 결과, "두 문제 간에는 예시된 사례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나, 세부적으로는 질문의 취지나 논점에 대한 설시정도, 배점 등에 차이가 있었다"며 "사법시험 제2차시험은 법적 사고능력과 논리력 등을 검정하는 논술식 시험이고 서로 다른 위원이 전 응시자의 답안을 모두 채점하여 산술평균하는 채점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유사문제라 하더라도 문제은행 출제위원과 실제 시험위원 간에는 문제를 보는 관점,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법무부는 "이러한 문제들이 채점결과에 미친 영향을 판단하기 위하여 위 고시반이 소속한 대학 응시자들의 합격률, 성적 등 제반 요소를 면밀히 살펴보았으나 이번 사안이 사법시험 합격ㆍ불합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하기는 어려웠으며, 통계학적 분석기법을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 문제은행 출제위원에 대해서는 위원위촉을 취소하고 향후 국가고시위원 위촉을 배제하는 동시에 소속기관에 통보조치키로 했다"면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번과 같은 사례를 예방하지 못한데 대하여 시험관리기관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시험관리상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여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수험생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수험생들은 소송도 불사할 태세여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올해 초 제1차시험에서도 학원의 모의고사가 그대로 나와 파문이 일자 부랴부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으로 시험 출제·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번 형소법 사건이 터지자 역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법무부가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대학이나 학원, 문제지 등을 모두 확인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한다고 쳐도 경각심을 갖고 보다 철저히 대비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번 시험에서 손해봤을지 모른다며 억울해 하는 수험생의 귀에 법무부의 유감 표명이 들릴지는 의문이지만 법무부는 향후 철저한 출제 검증체계를 도입해 이같은 재발을 막는 것이 궁극적인 책임일 것이다. 우선 현재 문제은행에 있는 문제가 대학이나 학원에 출제됐는지 여부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항은 문제은행에서 완전히 삭제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2차시험 문제는 미리 접해본 응시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간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사전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다음으로 출제위원 선정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출제위원으로서 출제 원칙과 공정성에 근거한 양식이다. 국가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뽑는 시험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문제은행의 문제를 대학의 모의고사로 출제했다는 것은 출제위원의 양식을 무너뜨린 처사로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뿐더러 신상필벌로 다뤄져야할 중대 사태다. '통보조치' 같은 뜨뜻미지근한 조치로는 내년에 또 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제위원들은 경각심을 갖고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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