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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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4.06 10:3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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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민주주의가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정일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삶의 모든 요소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터지고 또 제도개선을 위한 뜨거운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복잡다기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이에 대한 주장 또한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

소위 역사학자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이 21세기에서는 새로운 양태의 도전과 응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설득과 반박 등과 같은 정반합의 과정은 더욱 중요한 해결도구로써 자리매김할 수 밖에 없다. 물리적 충돌뿐만 아니라 문명의 충돌도 이젠 갑론을박을 통한 설득력으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사회관계망(SNS)에서의 뜨거운 공방도 있고 집회, 시위를 통한 직접적인 주장관철도 있다. 언론, 방송을 통한 토론도 있을 수 있고 기관이나 정부에 대한 의견개진으로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을뿐더러 때론 상처를 받고 심지어 또 다른 유형의 충돌로 확대되곤 한다. 그럼에도 대화와 타협, 설득이라는 과정을 결단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다.

최근 법조계, 법학계에도 묵직한 현안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검경수사권, 법원·검찰 개혁 등과 같은 사법제도 개혁이 그 중심에 있다. 이에 앞선 선결과제로 법조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고 배출해야 하는지도 함께 얽혀있다. 될 성부른 인재가 법조인이 되어 국민을 만족시키면 금상첨화라서다. 검경수사권, 법원·검찰 등 법조계의 현안은 조금의 타협과 양보, 또 올곧은 원칙으로 나아가면 그리 요원한 일도 아닌 듯싶지만 법조인력양성과 배출은 그리 만만찮아 보인다.

사법시험을 대신하기 위해 2009년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양해 속에서 각종 문제점들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변호사시험에서는 합격자를 얼마나 뽑아야 하는가의 문제가 큰 바윗돌처럼 가로막고 있다. 로스쿨 제도의 마지막 관문인 변호사시험이 막혀 있으니 로스쿨의 입구(입시)와 교육과정이 온전해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사법시험’이라는 회귀론까지 나오고 이는 또 로스쿨과 사법시험 주장측간의 극한 대립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그런지 ‘사법시험’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로스쿨측은 신경질적 증세를 보이고 ‘로스쿨’이라는 말만 나와도 사법시험 옹호론자들은 짜증부터 낸다.

온라인상에 두 단어만 나와도 상호비방의 심각한 댓글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해법은 필요한데 그 묘안 짜기는 뒤로한 정부, 법학계, 법학계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런 탓에 법조인이 되고 싶어 하는 청년들만 상처로 얼룩져 보인다.

어떤 통로를 통해서든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호 욕설로까지 치닫는 현실이다. 기자에게는 법조인력양성제도를 두고 특히 기억에 떠오르는 게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올려달라며 정부과천청사 대운동장에서 수천 명의 로스쿨생들이 목소리를 높이던 장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의 대표가 양화대교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펼치던 장면, 그리고 최근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가 청와대 앞에서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 해달라던 집회장면이다.

정부과천청사 집회는 웅장했다는 기억이 남는 반면 양화대교 농성, 청와대 앞 집회는 왜소하고 안타까웠다는 또 다른 기억도 남는다. 그러나 후자의 기억은 더욱 인상 깊게 지속될 것 같다. 미약하지만 나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떳떳한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들을 관철시키고자 했던 것 같아서다. 이젠 반박, 증오만 할 것이 아니라 법조인이 되고자 발버둥 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들의 주장에 귀를 한 번씩 기울여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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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후 2018-04-06 18:03:44
로스쿨제도는 도입된지 10년이 가까운 상황에서도 논란이 끊이지않고 있네요.
과연 이 제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시적불능'인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법시험으로의 회귀가 당연한 일이고,그게 어렵다면 하다못해 로스쿨제도에대한, 국민적 불신과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만이라도 사법시험 유예의 기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2018-04-06 11:53:06
기자님 하나 더 있어요. 합격률 높이라고 과천집회하던 로스쿨생들이 로변 되고나서 후배들 합격률을 모른척하고 있는 장면이요.

로스쿨 내부에서는 사다리충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갈등이 있어요.

ㅇㅇ 2018-04-06 11:47:31
로스쿨 이미 망했어요. 법조시장도 똥통이구요.

ㅇㅇ 2018-04-06 11:17:23
한해에200명씩만 더 뽑아줬어도 이렇게 불합격자가 누적되지는 않았을텐데 참여정부가 만든 로스쿨이라고 망하게 하려고 방치해놔서 지금이렇게 문제된거지 뭐가문제냐 나머지는 정치선동에 희생당한 거고

ㅇㅇ 2018-04-06 11:06:30
기자님 말씀에 십분 공감합니다. 좀 주장을 하면 들어주기라도 해보고 생각이라도 한 번 해본다음 가타부타 대답이라도 주면 좋겠네요. 무대응이 원칙인건지 이건 뭐..백날 기계적이고 원론적인 두루뭉술한 면피용 답변만 돌아올 뿐이니..생각이 다르면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이라도 해주던지..참 법무부 검사들 소통방식은 어째 정권이 바껴도 변하질 않네요. 법무부장관이나 민정실, 청와대에 관련 이해관계인들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이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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