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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우리들 의료법
이성진 기자  |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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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2  1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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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 우리들 의료법 / 행인출판사 / 2018
 

꽃은 피어도 곧 지고
사람은 나도 이윽고 죽으니
이 허무한 법칙은 생명 있는 것들은 피할 수 없다.

청년 석가(釋迦)의 깨달음이라 한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을 넘지 못하는 우리는 병들면 고통과 두려움에 몸과 마음을 세우지 못하고 어디든 기대게 된다.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형법교수인 저자는 이 책을 『우리들 의료법』이라 명했다. 질병의 고통과 두려움에 낭패한 우리가 기대는 그 의료인들이 의료법을 쉽고 가깝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법문장이 딱딱하고 어렵다는 지적은 오래되었다. 지금도 법제처를 중심으로 법령순화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꾸준히 개선방안을 연구해온 저자는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이어 의료법에 먼저 공을 들였다. 의료인들이 의료법을 제대로 이해해야 우리가 제대로 기댈 수 있기에 『우리들 의료법』이다.

의료법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법이며 의료인의 권리의무와 책임,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 등에 관한 기본법이다. 의료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필수사항이 92개 조문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 의료법 조문의 간결성ㆍ명확성ㆍ가독성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제1조부터 제92조까지 빠짐없이 현행 조문마다 개선방안과 그에 대한 해설을 달고 의사국가고시 문제와 최근 판례까지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법에 익숙치 못한 의료인들 입장에서 가독성을 높이되 전문성도 강조한 방식이다. 특히 명확성의 원칙이 결여된 벌칙조항 구성에 대한 지적은 크게 공감된다.
 

   
 

규범과 형벌은 같이 규정될 때 준수효과가 있다. 그럼에도 의료법 제90조 벌칙 규정을 한 번 보자. “제16조 제1항·제2항, 제17조 제3항·제4항, 제18조 제4항, 제21조 제1항 후단, 제21조의2 제1항·제2항, 제22조 제1항·제2항, 제26조, 제27조 제2항, 제33조 제1항·제3항(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제5항(허가의 경우만을 말한다), 제35조 제1항 본문, 제41조, 제42조 제1항, 제48조 제3항·제4항, 제77조 제2항을 위반한 자나 제63조에 따른 …자와 … 의료행위를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와 같이 굴비 엮듯 묶어 놓은 입법방식은 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도 보기 불편하다. 형법처럼 해당 조문마다 직접 벌칙내용을 함께 규정하자는 저자의 방안에 따르면 명확성과 가독성에 많이 도움될 것이다.

특히 판례는 진료거부행위, 정보누설금지, 태아성감별행위, 진료기록부, 의사면허취소와 자격정지, 의료사고와 설명의무 등 의료법의 쟁점 분야에 대한 질문답변 형식으로 정리하여 실제 사례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세상은 내 탓만 하면 안 된다. 때론 남의 탓도 해야 고통도 짐도 들고 나눌 수 있다, 병이 낫지 않으면 내 탓만 말고 나을 방법이 부족함을 탓하자. 그래서 의료인들을 탓하자. 그러나 의료법을 제대로 알고 탓하며 그들 책임에 걸 맞는 존중과 대가는 인색하지 말자. 저자의 생각을 이렇게 읽고 싶다.

모든 의료인이 우리들 의료법을 간결하고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발휘할 긍정의 점화효과가 기대된다. 저자는 『우리들 의료법』이 빠른 시일에 전면 개정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은 하나의 입법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의원ㆍ병원ㆍ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 책상에 한권씩 꽂아 두어도 괜찮을 신간이다.

- 동아대 김진기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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