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3)-합격을 위한 공부법_책을 대하는 자세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3)-합격을 위한 공부법_책을 대하는 자세
  • 정명재
  • 승인 2018.03.20 15:2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책이 우리들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클 것인데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함이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지를 물어보고 그 연유(緣由)를 듣는다면 그 사람의 철학과 마음까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힘이 있다. 비 오는 날, 기분이 울적하고 힘든 시간일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으면 세상이 평화롭고 화창해진다.

고민이 많은 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고자 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글을 읽으면 힘이 생기고 용기가 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에 사로잡혀 책 읽는 문화는 점점 우리들 곁에서 멀어져갔다. 즉흥적인 오락과 무의미한 인터넷 기사로 글을 대하는 것이 고작이다. 책과 담을 쌓은 지 오래지만 수험생이 된 순간부터는 수험서와 씨름하는 것에 익숙해야 하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우리들이 수험서와는 친해지고 늘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올바른 책읽기 방법을 배운 적도 없는 상황에서 수험생이 된 순간부터는 무조건 책을 많이 보고 암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합격하려면 적어도 3회독은 해야 한다, 5회독은 기본이다 등등.

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은 많다. 인도의 간디와 네루가 그러하였고, 중국의 공자와 맹자가 그러하다. 정조대왕의 책읽기와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책 읽기 또한 유명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광복 이후 정치인 중 책을 가장 많이 읽었고, 가장 많은 책을 썼으며, 가장 많은 장서를 소장한 3다(多)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김대중 옥중서신> 등은 감옥 또는 해외망명지에서 쓰인 것이다. 공자의 경우도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책 읽기를 멈추지 않고 15세에 지학(志學)이라 하여 학문에 뜻을 두기 시작하여 성인(聖人)이 된 것이다.

필자는 수험생과 많은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수험생들의 공부법을 살펴볼 일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한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게임과 스마트폰 그리고 티브이가 더 친숙한 세대들이기에 책을 읽는 것은 그들에게 낯설고 어려운 일이었다. 글보다는 간결한 그림과 이미지에 친숙한 수험생은 두껍고 깨알 같은 글씨가 모인 수험서를 보며 한숨을 쉬곤 한다. 그렇다면 책 읽기란 무엇일까? 책을 읽는 방법으로는 정독(精讀)과 속독(速讀)이 있다. 정독이란 뜻을 새기며 자세히 읽는 방법이며, 속독이란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글의 중심 내용이나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며 읽는 것을 말한다. 수험생들에게 바른 공부법으로 어느 방법으로 책을 읽는 것이 좋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필자는 시험공부를 단기간에 끝낸 경험이 많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능력이 생긴 것은 아니다. 어려서는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자료를 가지고 공부하려 하였다. 책 욕심이 생긴 것도 있지만 내용이 빠진 것은 없는지 늘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러한 공부법은 다독(多讀)을 요한다. 다독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속독(速讀)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제한된 시간과 체력으로 많은 책을 빠르게 읽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바른 공부법이라 여기고 꾸역꾸역 책을 읽고 이책 저책을 기웃거린 적이 많았다. 힘든 과정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모든 책임은 나의 문제로만 여기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책과 점점 멀어져 갈 때 즈음, 운 좋게도 다시 책을 가까이 할 시간이 주어졌다. 어려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책을 가까이 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였다. 아주 조금의 시간이 주어졌고, 아주 조금 남은 힘을 책 읽기에 허락받은 순간이었다. 지난날의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에는 책을 많이 가지고 있지 말자고 다짐하며 양을 줄이는 책 읽기를 시도하였다. 최소한의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려 노력하였다. 내용이 부실한 것에 초점(焦點)을 두지 않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하였으며 요약집보다는 기본서의 줄거리를 찾아 음미(吟味)하는 글 읽기를 하였다. 주변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 여기던 짧은 시간에 책을 읽었고 또한 책을 쓰기도 하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불과 두 달 만에 수험서 3권을 집필하였고 두 번의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하였다. 이후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참고하여 앞으로의 수험생활에 잘 적용하길 바란다.

1. 처음 책 읽기는 만화책을 보듯이, 잡지책을 보듯이 가볍게 읽는다
무엇이든 처음 접하는 것은 낯설기 마련이다. 강의를 들으며 책을 보는 경우에도 그러하고 처음 책을 구입해 읽을 때도 우선은 책을 가볍게 읽는다.

2.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아야 한다
필자가 상담한 다수의 수험생들은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 책의 앞부분은 밑줄과 형광펜이 즐비하지만 뒤로 갈수록 책이 깨끗한 경우가 많았다. 책의 전체 즉,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기억력은 망각(妄覺)과 함께 한다. 공부한 것은 10분 뒤부터 망각이 시작된다. 1시간이 지나면 50%, 1일이 지나면 70%, 1개월이 지나면 80%를 망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공부한 것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일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3. 모르는 부분이 나왔다고 거기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은 공부하다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내용을 알기 위해 찾아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러다 지쳐 포기하곤 한다. 공부의 재미를 잃고 흥미를 잃는 순간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설령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설명을 들어도 알기 힘든 부분을 만나면 표시를 해 두고 바로 넘어가자.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 나면 어렵거나 힘든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나면 쉽고 재미있는 부분이 의외로 많은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4. 책을 읽을 경우 최대한 빨리 1회독을 마쳐야 한다
필자는 최근 21과목의 수험서 중 소방관계법규와 소방학 수험교재를 쓴 적이 있다. 필자가 합격을 해 현직 근무했던 직렬인 방재안전직과 연관성이 있음을 알고 계획했던 소방관련 수험서였지만 생각만 정하고 미루다 보니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필자의 수험서와 강의를 기다리는 수험생과의 약속으로 1주일의 밤을 새우며 소방관계법규의 책을 마쳤고 다시 1주일의 밤을 새워 소방학 교재와 강의를 마쳤다. 책을 읽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책을 쓰는 것도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써야 한다는 것을 깨쳤다. 필자의 저서는 <3일 만에 끝내는 소방관계법규> <3일 만에 끝내는 소방학>이다. 편저자인 나는 7일 만에 썼고, 수험생은 3일 만에 이 책을 끝낼 수 있어야 한다. 강의 역시 3일 만에 끝낼 수 있게 간결하게 구성하였다.

5. 회독수를 높여라
회독수(回讀數)란, 한 번 읽은 것을 1회독이라 하면, 여러 번 읽는 것을 말하며 이를 회독수를 높인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해도 망각의 이유로 공부한 것을 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자신이 읽었던 책을 다시 보고, 또 반복해서 보는 것을 회독수를 늘린다고 하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책의 내용을 암기할 정도가 된다. 내용이 페이지의 상단에 있었는지 하단에 있었는지를 기억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회독 이상의 독서를 하면 암기가 시작되고, 5회독 이상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6. 책을 선택할 때는 공부가 어느 정도 된 상황에서 해도 늦지 않다
보통의 수험생들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 자신에게 맞는 수험서를 찾기보다는 유명한 책이라고 알려진 수험서를 고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수험서를 찾는 일이 중요한데 무턱대고 책을 구입하기 보다는 공부가 어느 정도 된 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책을 많이 구입해 곁에 두려하지 말고,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재를 직접 보고 선택하자. 잘 고른 책 한 권이 수험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할 수도 있다.

7. 어려운 책은 가급적 고르지 말고 쉽고 재미있는 책을 고르자
책이란 읽기 쉽고 보기 편한 것이 으뜸이다. 너무 두꺼운 책을 선택해서 아예 펴보지도 않은 채 방치된 책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자. 가급적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책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서점에 자주 들러 수험서를 비교하고 신중한 선택으로 수험서를 나의 친구로 삼자. 좋은 책을 고르는 것은 좋은 벗을 찾고 좋은 인연을 맺는 것과 다르지 않다.

8. 수험서는 인생을 바꿀 마법의 책이다
공무원 수험생에게 수험서는 스승이고 친구이며 시간을 함께 할 기록이다. 손 때 묻은 책은 수험인생을 담고 있고, 나의 눈물과 인내(忍耐)의 일기일 것이다. 책을 처음 구입해 내 곁으로 온 날에는 책에 생일을 적어두자. 2018년 3월 20일이 내 친구인 칼럼의 생일인 것처럼.

9. 책을 소중히 하고 책의 문향을 기억하자
사람은 각자가 그 향기가 있는 것처럼, 책도 저마다의 향기가 있다. 책을 처음 만날 때의 설렘을 기억하고 책이 보여준 미래의 희망을 잊지 말자. 책을 처음 만날 때의 다짐이 바로 초심(初心)이다. 올해는 너 때문에 행복해 질 거야. 잘 부탁해! 나의 고마운 책아. 너를 사랑해.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물고기 2018-07-22 12:29:06
언뜻보기 당연한 내용인데도 정말 깊고 멋진 글인것같습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수험생 2018-03-21 14:12:40
칼럼 언제나 반갑게 읽으며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