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A대학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0%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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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A대학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0%인가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3.14 11:04
  •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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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2012년 제1회 87.25%에서 지난해 제6회 51.45%로까지 하락했다. 매년 2천여명이 입학하지만 정원 대비 ‘75%’ 언저리에서 합격인원이 결정돼 왔기 때문이다. 응시자는 누적되는 반면 합격인원은 고착되면서 로스쿨측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애초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로스쿨생들은 그동안 수차례 “자격시험화=합격률 제고”를 주장하며 집회도 가진 바 있다. 1월 9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 금년도 제7회 변호사시험에는 역대 최다 3,240명이 응시했고 내달 27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와 동일한 1,600명을 선발할 경우 합격률은 49.38%로, 50%대가 무너지게 된다. 발표를 한 달여 앞두고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는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주장하며 지난 7일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오는 17일 경복궁역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정하고 있는 상황.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로스쿨 재학생이 현행 합격률 산정의 문제점을 분석했다며 본지에 투고해 왔다. 전문을 게재한다. - 편집자 주 -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OOO
 

- 통계가 감추고 있는 진실의 집중조명 -

Ⅰ.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

이번 글은 법무부와 전국 25개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그리고 기존 변호사집단이 어떻게 합격률에 관한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현실 하에서 누가 고통 받고 누가 이익을 누리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다. 그리고 필자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먼저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와 관련된 이면을 파악하여 현실을 조명하고자 한다.

Ⅱ. 글을 쓴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가설의 제시

해당 사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관하여 로스쿨과 법무부가 사용하는 트릭 2개 중 하나의 트릭만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도표를 단순하게 보면 A대학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6%대 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발표는(실제로 행정법원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자 전국의 로스쿨들은 저러한 통계발표방식으로 잠시 합격률을 공개하는 척 하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만이었는지, 법무부와 로스쿨은 항소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잠시 공개했던 자료들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표본조사의 오류 - 통계수치를 조작하던 구시대의 여론조작방식에서 벗어나, 통계의 분모와 분자를 손질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그 통계를 신뢰하게 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신종 여론조작방식 -를 범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하여 A대학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여 보고자 한다.

Ⅲ. 현실이 일부 반영된 변호사시험 합격률

위 수치는 초시생과 재시생의 합격률을 구분하고 그것을 합산하였을 때의 합격률을 나타낸 도표이다. 사안에서 도표 갑과 도표 을의 수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1. 도표 갑의 경우에는 초시생 만의 합격률을 감안하였으며, 2. 도표 갑이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시험에 떨어지는 사람들이 재시에 응시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통계에서 제외하여 분모를 축소하는 의도적 표본조사의 오류를 범한다는 점에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재시의 합격률은 37∼38%정도이며 3시의 합격률은 25∼27% 4시의 합격률은 15∼17% 5시부터는 약 10%정도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이에 재시부터는 합격률을 재시 이후의 합격률의 평균으로 산정하여 추정해 보았다] 이 수치를 도표 갑(甲) 합치면 합격률은 45.3%로 급감한다. 이 수치도 누적합계의 합격률의 평균을 내서 나오는 수치일 뿐이다. 제4회의 합격률은 37.5%로 도표 갑(甲)의 합격률과는 20%의 차이를 보인다.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지만 학교 측은 도표 을(乙)에서 전체 응시자수[위의 도표에서 (B)항목]을 분모로 사용하고 누적합계의 합격자수[위의 도표에서 (C)항목]을 분자로 사용하여 학교의 실적(변호사시험 합격자수)을 과대포장하고 있다(이는 주로 전체 졸업자중 몇 명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였다는 식으로 성과를 과대포장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도표를 절묘하게(?) 조합하면 합격자의 수치는 241/371로 나오게 되고 합격률은 64.9%가 된다. 이 수치는 제4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인 37.5%의 약 2배정도의 수치가 된다. 이러한 수치의 산출은 20세기에 사용하던 통계의 조작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의 합격률과 로스쿨에서 홍보하는, 그리고 법무부에서 그러한 산출을 유도하고 또 조장하는 방식은, 학생들이 처한 현실과는 너무나도 상이하다.

Ⅲ-1. 통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누적인원 - 그들의 수치파악

이런 상황이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법무부가 사용하는 트릭은 끝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누적인원 산정의 제외이다. 누적인원이란 유급, 휴학(일반휴학, 군휴학, 출산휴학 등 휴학의 총칭), 졸업시험 탈락 등 정규 로스쿨 과정[3년 과정]을 통해 졸업하지 못하는 인원들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혹자들은 이런 누적인원들을 왜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에 포함시키는지에 대하여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확한 수치의 파악 및 이들을 변호사시험의 합격률 산정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들의 존재가 사실상 합격률에 차이가 없는 전국의 로스쿨들을 마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만드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를 대한변협과 법무부가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현실에서, 로스쿨들은 합격자수의 증가라는 어렵고 로스쿨 제도의 본래 취지[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변호사 수의 증가를 통한 법조서비스 공급의 증가]에 부합하는 방식이 아닌, 분모의 축소를 통해 합격률을 높이는 쉬운 방법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 부산물이 바로 누적인원이다. 로스쿨 출범 초창기에는 소위 말하는 졸시거르기 및 휴학으로 합격자를 통제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나누어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급감하자 학교들은 누적인원을 증가시켜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을 줄이고 합격률의 명목수치를 높이는 방법을 점차 능수능란하게 활용하고 있다. 

해당 도표(추정치)를 보면 졸업인원이 마치 1750선에서 고정되어 나가는 듯 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심대한 착각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전국 25개의 로스쿨에서 분산되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언론에 이미 공개된 자료들을 토대로 분석을 해 보면 진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졸업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매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을 하는 인원은 점차 감소하는 것을 통계조사결과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졸업자의 수가 인위적으로 조절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특히 제6회, 제7회 졸업인원을 보면 앞서의 졸업인원에 비하여 졸업자의 수가 상당부분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여 적체되고 있는 변시낭인 역시 문제가 되지만, 이들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있는 누적인원의 증가역시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 표: 2017년 02월 21일자 법률저널 기사 발췌

위 수치는 교육부가 조사한 결원보충현황이다. 누적인원의 정확하고 최소한의 인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결원보충인원의 파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이유는 결원보충현황이 정확하게 현실에 반영이 되어야 누적인원의 추산과 관련된 정확성 시비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파악한 현실은 다음과 같다.

제1기의 경우 2000명이 입학했고 311명이 졸업을 하지 못하였다. 이들 중 104명은 로스쿨에서 사라졌다. 그 다음해에는 2104명이 입학하였고, 1858명이 졸업하였으며 98명이 사라졌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다음과 같은 공식이 등장한다.

2000-1689-104+104+2000-1854-98+98+2000......

여기에 결원으로 보충되는 인원의 가감을 제외하면 결국 매해 2000명에서 졸업하는 인원을 뺀 숫자가 매해 누적되는 누적인원으로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산술식은 다음과 같다.

2000-1689(-104+104)+2000-1854(-98+98)+2000......

이러한 산술식을 통해 매해 누적되는 인원의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이를 통해 제7회 변호사시험을 거치며 집계되는 누적인원은 최소 1211명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수치를 최소한으로 파악하는 것은 정확한 인원을 로스쿨측에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기 위하여 최소인원만을 추정하였다. 그러나 최소인원의 추정만을 하여도 상황은 심각하다.

이번에 3학년이 되는 8기의 경우에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6기 기준 1593명이 합격한다고 하였을 때)만큼으로 누적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9기의 경우에는 졸업자보다 누적인원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10기의 경우에는 입학자의 수 보다 누적인원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과 기존 기득권 법조인측의 합격자 수 통제가 로스쿨 제도 자체를 심각한 파행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Ⅳ. 누적인원이 합산된 A 로스쿨의 합격률 산정

누적인원을 종합한 결과 A대학의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29.7%가 나온다. 이는 A대학이 발표한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약 2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법무부는 법무부초시라는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한 이상한 개념을 만들어 학교를 지원하고, 학교에서는 자신들의 실적을 과대포장하기 위해서라는 양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환상의 콤비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신입생들은 로스쿨의 실체에 대하여 잘못된 인식을 하고, 일반인들은 현실이 이지경임에도 불구하고 ‘로스쿨생 = 변호사, 변시 불합격자 = 낙오자’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Ⅴ. 누적인원이 반영된 합격률의 추산

앞서 가상의 A로스쿨의 사례를 든 것은 각 학교별로 누적인원에 대한 정확한 수치발표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체 누적인원의 파악은 앞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누적인원이 포함된) 합격률을 산정해 보고자 한다.

해당 도표는 출원자수에 누적인원만을 더하여 오탈자(이들도 심각한 사회문제화가 예견된 존재들로서 오탈제도의 폐지를 통해 반드시 구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글은 이들에 대한 논의가 아니기 때문에 언급을 삼간다)들이 제외된 상태에서의 합격자 산정이다.

제4회 변시 이후부터 합격률은 약 3.5%∼4%씩 감소하고 있으며, 누적인원이 합산된 제8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4명이 입학하여 3명이 변호사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 이미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기들이 변호사시험을 보는 때가 오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정원대비 75%라는 해괴한 기준으로 정해놓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어느 정도로 심각해질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이대로 가면 10기의 합격률은 20%대 초중반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Ⅵ. 글을 마치며

이러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낀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에서 1인 시위 및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여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이런 일은 본디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법학협)에서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또 어려운 현실과 하위권들의 생떼라는 저질스러운 조롱을 극복하고 이런 일을 기획한 원우협의회 일동의 노력과 행동력에(필자는 법원협의 구성원이 아님에도) 찬사를 보낸다. 또한 법학협이라는 단체가 학생들의 대표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깊은 회의를 금할 수가 없다. 그들이 감투나눠먹기를 하는 단체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할 시점이 되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한다. 또한 지난해에 외교관후보선발시험에서 합격한 후 국립외교원에서 의무적으로 일부인원을 임용탈락 시키도록 되어있던 제도가 폐지되어야 한다며(실제로 탈락자 의무선발은 폐지되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언급한 문구를 수록하며 글을 마친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제도가 유능한 외교관을 길러 내는 본래 취지와 달리 ‘탈락시키기 위한 경쟁’, ‘경쟁을 위한 경쟁’으로 변질됐고 분별력을 상실한 잔인한 제도로 전락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우수한 외교관 선발을 위한 경쟁체제는 유지하되 절대평가를 통해 강제탈락이 아닌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 기고 등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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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2018-07-22 23:41:16
애초에 리갈마인드가 있는지 없는지, 법공부를 진득히 하는게 적성에 맞는지 안맞는지도 모르는 학생들 데려다가 그것도 지방로스쿨은 사시시절에 뽑히지도 않을 자교출신까지 뽑으면서, 거기서 사시생들 최소 10년하던 공부를 모든이들이 단 3년만 공부하는데 초시합격률이 70%면 엄청 높은거지. 애초에 삼수 이상의 학생들은 사법 시험 1차 10년연속 봤어도 탈락할 실력들임. 합격자 1600명의 편차도 너무 커서 합격자 하위 50%는 법조인 자격이 없다는 사람도 있는데, 합격률이 솔직히 20% 미만이어야 됨. 법조인의 격이 떨어지고 있음.

2018-03-29 09:47:01
돈주고 시간 들이고 대학원을 3년 다녀가며 응시자격얻고, 시험 합격할지 못할지도 모른다면, 로스쿨 가는 메리트가 있나..? 그냥 공무원시험이나 다른 기타 노무사 세무사 등 시험 준비하는게 더 합리적일듯.

변시생들아 ㅉㅉ 2018-03-18 02:36:24
니들만 살겠다고 합격률 높여달라고 아무리 악을 써봐라 누구하나 니들 편드는지
그래 한법협?ㅋ그래 얘들은 로스쿨 입학생 줄여야 한다고는 하더라 근데 이게 씨도 먹히겠니?
지금도 로스쿨은 재정적으로 개판인데
예비시험만이 답이다
예시출신 로스쿨출신 차별화+본전생각에 앞장서서
반대하는 누는 범하지 마시길ㅋ
니들의 적은 나같은 폐시생이 아니라 너의 동지인것같은 변시생,변호사,로교수인걸 인식좀 해라
대륙법계 국가에서 한국과 같은 구조의 나라는 단 한곳도 없다
어떤 빡대가리가 대륙을 중국으로 알던데 참고로 중국에서 변호사가 되는길은

어쩌라구 2018-03-17 23:59:46
꼴 좋네... 사시생들, 사시를 그렇게 못 잡아먹어대더니... 꼴 좋네.

트릭을 쓰든 말든 합격률 엄청 높구만...

합격률 90 이상 만들려면 현실적으로 학생수를 대폭 줄여야한다. 그럼 결국 로스쿨 선발시험이 고시가 되겠지. ㅋㅋㅋㅋ 도대체 어쩌라는거냐??

00 2018-03-17 01:21:41
문제는 로스쿨의 합격률이 이렇게 낮으니 교육은 파행이 되고 사교육에 의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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