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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제 한다고 자질 검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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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제 한다고 자질 검증되나
  • 법률저널
  • 승인 2004.11.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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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이 '2005년도 사법시험 선발예정인원'에 대한 의견조회와 관련하여 최근 사법시험 합격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합격자의 자질은 물론 사법서비스의 질 또한 저하되고 있으며, 법학과뿐만 아니라 비법학과 출신이 사법시험 쪽으로 몰리고 있어 기초학문의 황폐화 및 국가인재 육성의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가 인재 육성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국민에게 양질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법시험 선발인원을 정함에 있어 충분한 자질을 갖춘 사람에 한해서 사법시험에 합격시키는 절대평가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변협이 절대평가제를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자질론'을 들먹이고 있지만 그 배경은 다르다. 일정수준 이상 실력을 갖추면 통제 없이 모두 변호사자격을 부여하자는 순수한 의미의 절대평가가 아니라 변협의 절대평가는 로스쿨 도입과 관련 대량으로 양산될 변호사수를 사전에 조절하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다. 절대평가제로 한다면 현재 선발인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변협이 국가 인재 육성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양질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04년도 사법시험 선발예정인원을 500명으로 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서를 지난해 법무부에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사법시험법 제11조 제1항은 "제1차시험 및 제2차시험의 합격결정은 각 과목별 취득점수를 합산한 총득점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 상대평가제를 상정하고 있고, 선발예정인원도 시험을 시행할 때마다 법무부장관이 사법시험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견과 대법원 및 대한변호사협회의 의견을 들어 정하도록 되어 있어 법령의 변경 없이 절대평가제 도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현재의 시험구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 두 과목에서 문제를 어렵게 내거나 채점을 까다롭게 해 과락자를 대폭 양산하는 현 구조는 마땅히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사법시험이 7과목 중 한 두 과목에 과락자를 집중시키면 여러 분야의 능력을 변별력 있게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그렇다고 변협이 뜬금없이 변호사 수에 치중한 절대평가제 주장을 펴는 것은 노골적인 집단이기주의 발상의 산물에 다름 아니다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변호사 수급문제는 철저하게 법조시장의 크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법조의 규모가 결정되어야 하지 국가가 어떠한 통제나 규제로 정할 일이 아니다. 법조인 대폭 증원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우리는 1000명 사시 정원 축소론이 제기된 것은 한 마디로 성급하고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고도 남을 일이다. 그저 독점적 고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과거 회귀 욕구의 소리로만 들릴 뿐이다. 차라리 변호사 숫자가 너무 많아져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으니 줄여달라고 하는 것이 덜 민망할 것 같다.

사시 정원을 늘린 것은 변호사 업계의 이해관계를 넘어 법률시장의 개방에 따른 경쟁 확보와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싼 값에 공급하자는 뜻에서 이뤄진 사회적 합의다. '변호사의 적정 수'는 특정직업군의 수입 보장보다는 국민 전체의 법률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더욱 중요하다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법률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이 스스로 수인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의 질을 정하고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실력과 지식을 갖추었음을 증명한 사람들은 누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했을 때 법률서비스는 비로소 최상의 양과 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지 절대평가제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1000명으로 늘린 것이 몇 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질론'은 시기상조다. 오히려 아직 염가 양질의 법률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합격자수를 다시 줄이는 것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느냐가 아니고, 법조인 양성 및 선발제도의 개혁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있도록 거시적인 담론이 시작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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