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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22)
박준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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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15: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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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 로펌 생활과 시간 관리

로스쿨 교육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바로 투입될 실무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전혀 근거 없는 비판은 아니다. 로스쿨 졸업한 후 로펌에서 일하게 된 것이 미국에서 하는 최초의 직장생활이기도 해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은 상황에도 헤매기도 하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스쿨이 로펌 생활에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분야가 있다면, 그 중 하나가 주어진 시간에 여러 과업을 수행하는 시간관리의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1학년은 바쁘지만 그래도 학교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기이다. 물론 학교 공부도 과목별로 예습, 복습을 하고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면 시험 준비를 하는 동시에 조사 및 글쓰기 (legal writing and research) 과목의 과제물을 준비하고, 때로는 조별 활동을 통해 과제를 준비해야 하니 이런 해야 할 일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빠짐없이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1학년 봄학기를 마칠 때쯤이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1학년을 마친 후의 여름방학때 할 일도 알아보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기말고사를 마치면 힘든 1년이 지나갔다는 안도감을 만끽할 여유도 별로 없이 로스쿨 저널에 지원할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대개 일을 하며 보내는 방학 중순이 되면, 학내 인터뷰(OCI)에 참여하는 로펌 목록을 살펴보고 지원할 회사를 정한다. OCI가 마무리되면 곧 2학년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2학년 가을학기는 학교 수업과 함께 OCI의 후속 콜백(callback) 인터뷰도 진행된다. 또 저널에 참여하거나 그 외 모의법정 (moot court)이나 다른 학과 외 활동도 하면 신경을 쓰고 챙겨야 할 일은 더 많아진다. 2학년 봄학기, 3학년이 되면 졸업 후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한 서류도 챙기고, 직업윤리 시험도 치러야 한다. 때로는 데드라인까지 잊고 지내다가 독촉 이메일을 받고 황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로펌에서 일을 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는 일이 많다. 흔히 농담으로 적당히 바쁠 때는 없고, 정신없이 바쁘거나 아니면 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시간이 남는 두 가지 극단적인 상황 밖엔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건 아마 극단적인 상황이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바빠질 때면 동시에 움직이는 안건을 저글링처럼 처리해나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저글링을 지체나 다른 문제없이, 효율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궁리가 필요하다. 그 중 일반적인 방법은 할 일을 목록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한 번에 처리해야 할 다양한 일을 기록함으로써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지나 않았을까 하는 근심을 줄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목록도 종이 수첩이나 노트에 적고 해결했을 때 지워나가는 방법, 메일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 그 외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또 단기, 중기, 장기 등 목록을 어느 정도 세분하는지, 결과를 어떻게 시각화하는지에 따라 특정 목록 작성법이 유행하기도 한다.

나는 특정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내용에 따라 이메일 내의 할일 리스트를 만들고, 어플리케이션과 수첩 리스트도 만든다. 그러다 보면 가끔 누락되는 사항도 없지 않아서, 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시간관리 기술은 변호사의 근본적인 능력과는 무관할지도 모르지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다. 잠시 쉬는 시간에 변호사의 시간관리에 대한 여러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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