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감정평가 산책 160 / 보유세개편과 과세표준 3
이용훈  |  desk@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3.09  15:16:3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이용훈 감정평가사

‘허니버터칩’의 열풍을 기억하는가. 2014년 말에 벌어진 일이다. 감자로 만든 과자 한 봉지 못 사서 난리였다. 주문쇄도와 공급부족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됐던 ‘핫’한 과자였다. 기억을 떠올린다고 했으니 현재는 그 열풍이 가라앉았음을 전제한 것이다. 2017년 한 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도 2014년 그 과자 열풍과 방불했다.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곡선이 만나는 지점이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는 현장이다. 경제학 이론에서 말하는 수요공급이론은 가격을 변수로 본다. 각 곡선은 그 가격에 사고 싶은 수요량, 내다 팔고 싶은 공급량을 이은 선이다. 부동산가격이나 공급량도 이 틀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물일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지만, 집 주인이 팔려는 가격과 집 장만하려는 사람이 사고 싶은 가격대는 노출돼 있다.

이런 논리라면, 보유세 부과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의 공시가격도 시장상황을 들여다보고 단순가격 조사하는 단순 작업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기업가치나 비상장주식 가치, 상표권의 가치를 구하기 위해 그 분야 전문가가 들이는 노고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매물도 없는 물건이라면 어떨까. 매매된 것들과는 상품 상태가 크게 다르다면. 단기간 급변동해 꺼질 거품이 껴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상품 가격을 정하는 것과 좀 다르긴 하다.

보유세개편과 과세표준에 관한 논의의 출발점에서 보유세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방안 셋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율 조정 그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방안이 앞선 두 개의 방안이다. 이들을 조정하지 않고 혹은 이들을 조정한 것 이상으로 현실과세를 실현하려면 부동산 자체의 공시가격을 건드려야 한다. 이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줄 안다. 보유세 현실화를 ‘재산세 폭탄’이라고 단정해 보는 언론도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연금과 보험료까지 연동되는 것을 알고 있다면, 치명상은 피해도 가계는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지만 현재 공시가격은 좀 문제가 있다.

공시가격의 결정 주체는 이원화돼 있다. 공동주택,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이 맡고 있고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업자가 담당한다. 부동산 유형에 따라 왜 담당자를 나눴을까. 주택과 토지는 과연 다른 종류의 부동산인가. 공시가격의 사용처에 따른 것이라는 답변도 있다. 주택공시가격은 보유세 부담액 산정에만 활용되고, 표준지공시지가는 토지의 보유세 부담액 산정뿐만 아니라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의 감정평가에 있어서도 활용되기 때문에 전문가가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감정평가에 활용되지 않는 주택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일은 덜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전문가가 필요 없다는 말로 들린다.

공시가격의 문제점을 지적한 학위논문이 다수다. 특히 ‘형평성’은 단골 키워드다. 공시가격을 ‘시가’로 보는 사람은 없다. ‘형평성’이 없다는 것은, 각 부동산의 시장가치 수준이 다르지만 각각의 시장가치라는 잣대에서 보면 어떤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더 멀리 떨어져 있고 또 다른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근접해 있어 차별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공시가격과 시장가치의 비율을 일반적으로 ‘현실화율’ 또는 ‘시가인정비율’이라고 부른다.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이 비율이 왜 부동산마다 편차를 보이는지 의구심을 품는다. 지역마다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 또 가격수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는 쪽과 그 반대로 손실을 보는 쪽이 왜 생겨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보유세의 세율은 누진적이라는데 혹 공시가격이 역진적이라면 과하게 말해 법률의 취지를 훼손하면서 보유세 과표가 정해지고 있다는 공격도 가능하다. 산정주체에 대한 불신도 있다. 매년 대충대충 하고 있지는 않느냐, 정부나 지자체의 입김을 외면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

이 모든 지적에 앞서,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행위의 성격은 무엇인지, 또 공시가격은 과연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윗물에 생긴 문제점 때문에 파생되는 현상을 아랫물 단계에서 해결하려고 분주해봐야 실익이 있겠는가. 원론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4편에서 계속)
 

   
 

이용훈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