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랑채 앞마당서 로스쿨생 1인 시위 진행
법전원 원우협의회, 오는 17일 대규모 집회 예정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호소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의 최상원씨는 7일 청와대 사랑채 앞마당에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시작으로 하는 로스쿨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법전원 원우협의회는 지난해 8월 변호사시험 합격률 등 로스쿨 제도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단체로 지난달 기준 약 130여명의 로스쿨 재학생 및 졸업생이 참여하고 있다.
최씨는 1인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 “그 동안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요구하는 성명서 및 청원서를 작성해 청와대, 법무부, 교육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언론, 국회의원에게 인편 및 온라인으로 제출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월 치러진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일이 불과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점도 적극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높였다. 현 시점에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현상유지 이상의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는 것.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가 의미하는 바를 묻는 질문에 최씨는 “현재와 같이 합격 인원을 통제하지 않고 로스쿨에서의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면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정 수준의 합격기준에 대해서는 제1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과 합격선을 예시했다. 이는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실력을 우려하는 시선에 대한 대답도 됐다. 최씨는 “1회 시험 합격자들을 비롯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모두 문제없이 잘 활동하고 있다. 기존 사법시험 시절의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발이 아닌 자격시험으로서의 변호사시험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자격을 취득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에 나가 전문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3년간 8법을 습득하고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 시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가혹한 일정의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로스쿨생들의 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로스쿨 출신의 실력에 대한 대중의 오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행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방식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엄격한 합격인원 통제로 인한 불합리에 많은 원우들이 고통 받고 있다. 대부분 30대 초반에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데 5회까지 모두 시험을 본다고 하면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다. 그리고 그 동안 수입을 얻기도 힘들고 대출 등의 압박을 받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시험을 포기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주변에 오탈자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상실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정말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현 로스쿨은 껍데기만 있고 내부적으로는 과거 법과대학과 큰 변화가 없다.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시작으로 로스쿨의 학사과정 등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전원 원우협의회는 이번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도 개최한다. 로스쿨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도입한 제도라는 점에서 지금이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및 로스쿨 정상화를 이뤄낼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집회는 오는 17일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