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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의 부동산경제(43)- 부동산시장 스케치
차경은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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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5: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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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 경제학 박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지난달 9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내용 중에는 재건축사업의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 검증절차 의무화 등 재건축시장을 위축시키는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되어있다. 물론 일정요건(정비사업 추정액이 사업시행계획서보다 10% 이상 관리처분계획서에서 증가하는 등)을 충족하는 단지들이 대상이지만 대상범위가 포괄적이고,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소요되는 기간도 30일에서 60일로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3구가 정부의 재건축규제에 발맞추어 한국감정원에 타당성 의뢰를 검토했다가 조합원의 집단 반발과 지방선거를 의식한 탓에 외부기관이 아닌 자체검증으로 돌아선 것과 같은 행동이 이제는 불가능하다.

재건축 검증규제강화와 올해부터 다시 적용되는 초과이익환수제만으로도 시장이 위축되기에 충분한데 여기에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고시」가 다음달 10일로 예정되어 있다.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 안전성 가중치는 기존 20%에서 50%로 높이고 주거환경비중을 40%에서 15%로 낮춤에 따라 앞으로는 구조적으로 열악한 경우에만 재건축사업이 가능해진다. 물론 주차환경이나 내진 등 주거환경이 최하등급(E등급)이면 무조건 재건축사업이 가능하지만 최하등급을 적용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 안전진단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준고시 시행 전에 용역업체와 계약을 끝내야만 하는 재건축단지들과 안전진단 강화규제를 빠르게 시행하고자하는 정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한창이다.

부동산시장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재건축단지별로 울고 웃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관리처분계획 검증이 마무리되어 초과이익환수제까지 피한 단지의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된 반면 재건축연한이 도래되어 안전진단 도입 단계의 아파트 단지들은 죽을상이다. 여기에 향후 공급부족을 우려한 수요가 신축아파트로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개발이 지역별로 이루어지다보니 울고 웃는 아파트 단지별 개별상황이 지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죽을상에 처한 곳이 공교롭게도 강북지역에 대거 포진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책 초반기에 분분했던 전문가들의 의견도 ‘정부의 강남 때리기가 엉뚱하게 강북 노후단지로 불똥이 튀어 오히려 강남의 희소성을 높이고 있으며 서울이외지역에 찬물을 쏟은 격이다’는 쪽으로 모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부정책이 실패했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재 진행상황이 너무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다보니 거래량 자체가 줄고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불안감으로 가격 하락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서울과 비(非)서울, 강남과 강북 집값의 쏠림현상은 정부규제로 인해 더욱 심화된 것은 사실이다. 양도세중과가 시행되는 4월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강남의 경우 시세 급등을 경험한 매도자들이 매물을 완전히 거둘 경우 수요 감소보다 공급부족이 더 커져 오히려 집값이 더욱 상승하고 향후 정부의 재건축규제 강화로 인한 공급부족이 강남의 매물 희소성을 더 높여 강남을 더욱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략적으로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바로 비(非)강남 키우기와 공급증가정책이다.

강남지역의 높은 지가는 결국 교통과 교육으로 이어진 고급인프라다. 비(非)강남 키우기의 핵심은 강남에 집중되어 있는 고급인프라를 강북 등 인근지역에 분산시켜 강남지역의 대체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강남은 70년대 강북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강남이 개발되었고 수요유인책이 바로 명문학군 이전이었다. 또한 2000년대 초 강남 대체 신도시로 개발됐던 판교 신도시 역시 강남의 수요를 이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공급증가정책은 용적률을 증가시키는 방안과 재건축규제 완화가 핵심이다. 서울에서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은 위의 두 가지 방안이 유일하기 때문이며 강남지역도 이에 포함된다.

정부의 일련의 규제강화가 강남을 향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강남의 재건축아파트를 비롯한 일부 아파트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정부가 우려한 것은 강남의 집값상승이 인근지역으로 파급되는 현상이었을 것이다. 현재 규제강화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일시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지역별 격차가 심화된 만큼 향후 강남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재건축으로 인한 공급증가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 따라서 일관성 있게 현 정책을 밀어붙이되 비(非)강남 키우기에 집중해야한다. 특히 교통과 교육인프라는 집값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만큼 부처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효과를 비교 형량하여 정책방행을 제시하는 융합된 세밀한 정책이 시행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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