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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박사의 형법 사례형 판례정리-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신호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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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3  18: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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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법학박사, 한림법학원 강사, 고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사안》 甲은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하는 자인데, 자기의 애인이었던 丙女를 가로챈 乙을 살해하기로 계획한 후에 대마초를 흡연하고 심신미약상태에서 乙을 범행장소로 유인하여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였다. 
甲의 죄책은? (대마초 흡연 부분은 논외로 함)

• 사안판례 : 大判 96도857.
• 논점기출 : 2003, 2006, 2009년 사법시험.
• 참고교재 : 형법요론 322~328면.

[1] 문제의 제기

甲은 고의로 乙을 살해하였으므로 살인죄(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특별한 위법성조각사유가 없으므로 위법하다. 다만 甲은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하였는데, 제10조 제2항에 의하여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되어 제10조 제3항에 의하여 책임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2]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1. 의 의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란 행위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자기를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빠지게 한 후 이러한 상태에서 범죄를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행위자는 책임이 감경·조각되지 아니하고 제10조 제3항에 따라 완전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2. 가벌성의 근거

⑴ 학 설
i) 책임능력이 있었던 원인행위 자체를 구성요건적 행위로 보고, 그 원인행위에 가벌성의 근거가 있다는 구성요건모델, ii) 심신장애상태하의 행위가 범죄의 실행행위가 되므로 여기에 가벌성의 근거가 있다는 반무의식상태설, iii) 실행행위는 심신장애상태하의 행위이나 책임능력은 원인행위시에 갖추어져 있으므로 원인행위와 실행행위의 불가분적 연관에 가벌성의 근거가 있다는 예외모델이 대립되어 있다.

⑵ 결 어
원인행위는 실행행위의 정형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반무의식상태하의 행위를 실행행위로 본다면 대부분의 경우에 책임능력이 인정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예외모델이 타당하다.

3. 유 형

⑴ 고의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행위자가 이미 심신장애상태에서 행할 범죄에 대한 고의를 가지고 자신의 심신장애상태를 의도적으로 야기한 후 그 상태하에서 의도했던 범죄를 실행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실현된 결과에 대해서 고의범의 책임을 진다.

⑵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행위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심신장애상태를 야기하고, 그 때 심신장애상태하에서 특정한 구성요건을 실현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거나, 과실로 심신장애상태를 야기하고 그 때 심신장애상태에서 행할 범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던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실현된 결과에 대해서 과실범의 책임을 진다. 

4. 사안의 검토

甲은 의도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하여 심신미약상태에 빠졌으므로 원인설정행위에 대해서 고의가 인정되고, 또한 甲은 원인설정행위시에 이미 심신장애상태에서 행할 살인에 대한 고의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고의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비록 행위시에는 심신미약상태였을지라도 제10조 제3항에 의하여 완전한 책임이 인정되므로 심신미약으로 인한 책임감경은 인정되지 않는다.

[3] 문제의 해결

甲의 행위는 살인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다. 또한 비록 심신미약상태에서 살인을 하였을지라도 고의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되므로 제10조 제3항에 의하여 완전한 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살인죄가 성립한다.

관련판례

1.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사를 가지고 범행을 공모한 후에 대마초를 흡연하고 범행에 이른 경우, 대마초 흡연시에 이미 범행을 예견하고도 자의로 위와 같은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 등을 할 수 없다(大判 96도857).

2. 형법 제10조 제3항은…고의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만이 아니라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서 위험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도 그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할 의사를 가지고 음주 만취한 후 운전을 결행하여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면 피고인은 음주시에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성을 예견하였는데도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법조항에 의하여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 등을 할 수 없다(大判 92도999).

기출사례

[1] 甲은 야간에 乙의 집에 들어가 乙을 죽이고 돈을 빼앗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막상 계획한 범행시각이 다가오자 甲은 용기가 나지 않아 술을 마셨다. 甲은 만취한 상태에서 원래 계획했던 대로 야간에 乙의 집에 침입하여 乙의 머리를 몽둥이로 여러 차례 내리쳤다. 乙이 쓰러져 축 늘어지자 甲은 乙이 죽은 것으로 생각하였다. 甲은 곧이어 乙의 집 장롱 속에서 1억 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 2장을 꺼내 가졌다. 그런 다음 甲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乙의 집에 불을 질렀고, 이로 인해 乙의 집은 전부 타버렸다. 그리고 乙은 甲의 몽둥이에 맞아 죽은 것이 아니라 甲의 방화로 발생한 유독가스에 질식하여 사망하였다. 甲의 죄책은? (50점)1)

해설

1. 강도살인죄의 성립여부 : 1) 乙은 폭행이 아닌 방화로 사망하였으므로 인과관계의 인정여부가 문제되는데(조건설, 상당인과관계설<판례>, 합법칙적 조건설<다수설>), 합법칙적 조건설에 의할 경우 자연법칙적 연관성이 있으므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다음으로 방화는 죄적은폐를 위한 전형적인 행위이므로 객관적 귀속도 인정된다. 2) 폭행으로 사망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방화로 사망하였으므로, 살인의 고의의 인정여부와 관련해서 개괄적 고의가 문제되는데(개괄적 고의설, 미수·과실의 경합범설, 객관적 귀속설, 계획실현설, 단일행위설, 인과관계착오설<다수설>), 인과관계착오설에 의하면 비본질적 착오로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 3) 만취상태에서의 강도살인에 대해서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가 문제되는데(가벌성의 근거, 유형), 사안은 고의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되므로 강도살인죄의 책임이 인정된다. 4) 제334조 제1항의 특수강도죄(야간주거침입강도)는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요소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법조경합 중 특별관계에 해당되어 주거침입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2. 현주건조물방화죄의 성립여부 : 1) 방화 당시 乙은 생존해 있었으므로 乙의 집은 현주건조물에 해당한다. 그리고 乙의 집에 乙이 혼자 사는 경우에도 강도살인과 방화가 시간적·장소적으로 극히 접속되어 있을 경우에는 현주성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 乙이 사망했다고 생각했으므로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어서 현주건조물방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다. 3) 방화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아니므로 현주건조물방화치사는 심신장애상태에서의 행위로서 책임이 조각되거나 감경된다(제10조 제1항, 제2항). 그러나 방화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되어 실화죄(제170조)가 성립한다.

3. 사체손괴죄의 성립여부 : 방화시 乙은 사체가 아니었으므로 객체의 불가능으로 인한 불능미수의 성립과 관련해서 위험성의 인정여부가 문제된다(구객관설, 구체적 위험설, 추상적 위험설, 주관설, 인상설). 구체적 위험설에 의할 때 甲 및 일반인은 乙을 사체라고 인식하였으므로 위험성이 인정되어 사체손괴죄의 불능미수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다. 다만 사체손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아니므로 사체손괴는 심신장애상태에서의 행위로서 책임이 조각되거나 감경되지만, 사체손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로서 과실사체손괴가 되지만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무죄가 된다. 

4. 증거인멸죄의 성립여부 : 증거인멸죄의 객체는 ‘타인의 형사사건·징계사건에 관한 증거’인데, 사안의 경우는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로서 증거인멸죄의 객체가 아니다. 따라서 증거인멸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부정된다. 

[2] 甲은 평소 원한이 있는 A를 죽이기로 결심하였으나 용기가 나지 않아 술을 마시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흉기를 품고 A를 찾아갔다. A를 만난 甲은 A가 병약해진 것을 발견하고 나중에 건강해지면 죽이는 것이 진정으로 원수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범행을 포기하고 그대로 돌아왔다.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와 중지미수에 관한 학설들을 근거로 하여, 甲을 (1) 가장 가볍게 처벌할 수 있는 논리와, (2) 가장 무겁게 처벌할 수 있는 논리를 각각 제시하시오. (각 10점)2)

해설

 ⑴ 가장 가볍게 처벌할 수 있는 논리 : 1)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대해서는 i) 원인행위시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는 원인행위시설, ii) 책임능력결함상태에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때 실행의 착수가 있다는 실행행위시설, 그리고 iii) 원인행위가 완전히 끝나고 심신장애상태에 빠진 행위자가 실행행위를 향해 진행을 결정적으로 개시한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있다는 결정적 개시시설이 대립되어 있다. 이 중 실행행위시설에 의하면 甲은 아직 살인죄의 실행의 착수로 나아가지 않았으므로 살인예비죄가 성립한다. 2) 甲은 자의로 실행의 착수를 포기하였는데, 이와 같은 예비의 중지에 대해서 중지미수의 필요적 감면규정을 준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설과 긍정설이 대립되어 있다. 긍정설에 의할 때 甲을 가볍게 처벌할 수 있다.

⑵ 가장 무겁게 처벌할 수 있는 논리 : 1)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원인행위시설 또는 결정적 개시시설에 의하면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므로 甲은 살인미수가 된다. 2) 건강해지면 죽이겠다고 하면서 중지한 경우 중지미수의 자의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객관설, Frank의 공식, 절충설에 의하면 자의성이 인정되어 중지미수가 성립하지만, 주관설과 규범설에 의하면 자의성이 부정되어 장애미수가 성립한다. 따라서 무겁게 처벌하기 위해서는 주관설과 규범설에 의하여야 한다. 

각주)-----------------
1) 2003년 사법시험 제1문.
2) 2006년 사법시험 제2문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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