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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의 부동산경제(42)- 부동산규제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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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의 부동산경제(42)- 부동산규제의 효과
  • 차경은
  • 승인 2018.02.23 1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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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 경제학 박사

8.2대책을 시작으로 부동산시장은 연일 전쟁 중이다. ‘규제’의 칼을 휘두르는 정부와 이제껏 뚫려본 적 없는 방패로 무장한 가진 자와의 싸움은 쉽게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정부의 최종 목적지이자 이상향일수 있는 ‘주거복지’의 기저에는 자본주의의 폐해 속에서 토지의 공공성을 강조한 헨리조지의 사상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사상은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지금은 철지난 가설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강화될수록 그의 사상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회기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리리가 지적한 것과 같이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주의자만이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을 창조했고 그 결과는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로 함축되는 불공평한 분배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는 불공평한 분배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참고 견디면 ‘경제성장’이 파이를 키워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것이라는 경제성장론을 차선책으로 제시했다. 절대치만 비교하면 이 말이 맞지만 상대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누구나 인식하듯 이 말은 틀렸다.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강화시키는 개인의 이기심은 관용이 없다. 자신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벌인 군사작전에 돈을 댄 것은 자기 자녀를 사랑하고, 자선사업에 돈을 내고, 좋은 음악과 미술을 즐기는 네덜란드의 정직한 시민들이었다’는 유발하리리의 말처럼.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주거복지는 ‘집값안정’이 어떻게든 실현되어야만 가능해진다. 집값을 잡기위한 두 변수 중 공급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그린벨트를 풀어서라고 공급하려다 보면 투기자는 둘째치고라도 원주민과의 충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주장하는 바도 일리가 있다. 불공평한 분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거 정부들이 이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속전속결로 정책을 진행했지만 소수의 원주민이 당하는 질적 고통은 다수의 이익을 합한 것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자가 타협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고 모범사례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그러기 위해선 관용 없는 우리의 이기심을 조금은 통제해서 기다려줘야 한다. ‘기다림의 미학’이 진정으로 필요한 곳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지 않을까?

얼마 전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투기 억제나 과열된 수요를 조절하는 것은 단기해법이면서도 전체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 장기해법이 된다’라고 기고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지금 정부는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공급을 증가시키는 정부의 정책이 못 가진 이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면 수요억제는 가진 자의 공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공포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단기적이며 공포가 누그러지는 순간 폭발한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8.2대책 초기 시장은 얼어붙었다. 그러나 공포는 지속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틈과 틈사이에서도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 자본주의 속성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흔히 ‘강남의 똘똘한 한 채’라는 말도 표현되는 강남3구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어버렸고 정부의 교육정책은 여기에 부채질을 해댄 셈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만을 보고 정부의 8.2대책이 실패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절반의 성공도 있다. 공급증가가 예상된 수도권 일부지역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 다른 성공도 있다. 투기자나 이익을 위해 편법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자에 대한 응징은 우리에게 사회적 박탈감과 분노를 줄여주고 희망을 준다. 마치 최근 발표된 ‘은행‧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접할 때의 심경과 추후 채용비리를 저지른 자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응징이 가해졌을 때의 심경과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가 꺼내든 규제 중 가장 반발이 없으면서도 불공정한 분배를 바로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다. 정부가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이 정책을 수행해나가기를 바란다.

물론 절반의 실패는 인정해야한다. 강남3구의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상승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현 정부가 8.2대책을 추진하면서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신호를 시장에 여과 없이 보여준 것이다. 오랫동안 부동산 시장과 정책을 연구하고 뛰어난 머리를 가진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문화일보 김희평 논설위원의 ‘적의 속성을 몰랐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이다’라는 지적에 필자 역시 동의한다. 한마디로 ‘편견과 교만’이다. 자본주의 속성은 그 속성대로 편견을 버리고 이해해야 하며, 자신의 전 재산을 걸고 부동산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투기자로 분류하고 너무 단순하게 이해한 것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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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일수 2018-02-23 23: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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