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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의 독립과 인사제도
김종민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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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9  14: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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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동인

사법권의 독립과 더불어 검찰의 독립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다. 검찰독립의 원칙은 1981년 UN 사법의 독립과 인권위원회 권고와 검찰제도의 국제표준이라 할 수 있는 2000년 유럽평의회 <형사사법제도에서의 검찰의 역할> 권고에서도 명확히 천명하고 있다. 프랑스 검찰총장 장 루이 나달이 “검찰의 독립 없으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으면 정의도 없다”고 그 의미를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대륙법계 국가의 검찰은 외부로부터 어떠한 부당한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는 수사기관이자 소추기관이기 때문이다.

정치질서의 일부인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문제는 매우 어려운 주제다. 우리와 같이 검찰이 행정부에 소속되어 있고 검사가 사법관이 아닌 준사법관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검찰과 정치권력과의 관계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반면 그에 상응한 검찰의 책임을 어떻게 담보하고 검찰권 남용 방지를 위한 행정부의 감독권 행사는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문제다. 양자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고 검사인사제도와 법무부장관의 검찰에 대한 지휘권이 핵심쟁점이다.

대륙법계 검찰을 대표하는 프랑스는 헌법기관인 최고사법평의회와 독립기구인 승진심사위원회를 통해 검사 인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한다. 나치 점령 당시 검찰 정치도구화의 심각한 폐해를 경험했던 프랑스는 2차 대전 종전 후 1946년 헌법 개정을 통해 최고사법평의회를 도입하였다. 이탈리아도 1946년 헌법을 개정하여 검찰을 사법권 소속으로 하고 판사와 동일한 지위를 갖도록 하면서 최고사법평의회를 도입하였다. 15명으로 구성되는 프랑스 최고사법평의회는 사법관 7명, 비사법관 8명으로 구성되는데 사법관은 선거로 선출된 고검장, 검사장, 부장검사 및 평검사의 각 직급별 대표가 1명씩 참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프랑스는 검찰총장과 검사장 이상 고위직의 경우 각료회의가, 부장검사급 이하 검사는 법무부장관이 인사권을 갖고 있다. 최고사법평의회의 검사인사에 관한 의견은 권고적 효력밖에 없지만 검찰총장을 비롯해 모든 검사의 인사 관련 서류를 조사할 수 있고 매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인사에 관한 논의사항을 전부 공개하기 때문에 정치권력에 의한 자의적인 검찰인사가 불가능하다. 1958년 독립기구로 설치된 승진심사위원회는 20명으로 구성되며 당연직 위원과 선출된 직급별 대표인 검사가 참여한다. 심의를 거쳐 승진후보자 명부가 작성되면 최고사법평의회의 승인을 받고 법무부에 통보된다. 모든 인사 절차와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각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가 보장되어 있다.

우리 검사인사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검사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정치권력이 인사를 통해 검찰수사에 직접 관여하고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의 뜻에 거스르는 수사를 하는 순간 곧바로 다음 인사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역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청와대 하명수사, 표적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어려운 것도 이러한 인사제도의 한계 때문이다. 과거 천정배, 박상천 법무부장관의 경우처럼 현역 여당 국회의원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검사인사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아무리 말해 보아야 소용없다.

검찰개혁의 요체는 정권의 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검사 인사와 관련된 내용이 빠진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사장 인사를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단행한데 이어 청와대가 인사를 통해 확실히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인사위원회의 독립기구화를 중심으로 정치권력의 검사인사권을 제한하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사인사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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