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47)- 위기의 한반도,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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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47)- 위기의 한반도, 전쟁과 평화
  • 강신업
  • 승인 2018.01.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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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한반도에 정말 위기가 닥치고 있는 것인가. 일본이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 국민을 대마도로 소개하는 작전을 세우고 도쿄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하는가 하면, 영국 역시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을 소개하는 계획을 세운다는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의 전쟁위기가 과장된 나머지 한국 여행을 꺼린다는 보도가 나온다.

전쟁위기의 발원지는 당연 미국 워싱턴이다, 미국은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역할분담이라도 한 듯이 한 사람은 북치고 한 사람은 장구치며 전쟁과 대화사이를 오가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성탄절을 맞아 미군 부대를 순시한 자리에서 한반도에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다며 미군의 전쟁준비 태세를 촉구했다. 로버트 넬리 미 해병대 사령관은 틀리기를 바라지만 전쟁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미국은 분명 북한에 대해 다양한 군사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상황인식은 김정은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이전과 사뭇 다르다. 과거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반도 내에서의 전쟁이었다. 지금은 미국 본토가 직접 위협받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지금과 같은 불안한 상황을 두고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의 전격적인 평창올림픽 참여는 한반도 위기를 벗어날 좋은 기회다. 사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평창올림픽을 전후해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물론 아직도 북한의 올림픽 참여가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계를 약화시킨 것은 아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은 평창올림픽 개막 전후 한반도 주변 해역에 도착하고,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3대와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6대 등 괌에 배치된 미 전략자산도 한국 등 주변 지역에 계속해서 순환 배치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로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으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전쟁여부를 결정할 때 여러 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라고 했다. 치명적인 살상무기가 없던 과거에도 전쟁은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였다. 하물며 원자폭탄과 미사일로 순식간에 수십만 명 나아가 수백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오늘날 전쟁이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좌우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는 날로 커가는 데 이를 막을 힘이 사실상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뉴욕을 포기하면서까지 서울을 지켜줄 리도 없다. 오히려 미국의 안보이기주의나 일본의 핵공포가 북한의 핵강국 정책과 충돌하면서 그 불꽃이 우리에게 튈 수도 있다.

우리에게 외교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외교는 국방 못지않게 나라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어쩌면 국방은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개념인데 비해 외교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개념이다. 평창올림픽은 우리가 외교로 남북간, 북미간 극한대치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나오고 북한의 위장평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북미 간의 무시무시한 온갖 말 폭탄이 오가고 미국의 무력시위와 북한의 격추 위협으로 한반도 전체가 전쟁 위기에 휩싸였던 지난 1년을 생각하면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시작된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라의 근본은 바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것에 있다. 특히 작은 전쟁에서의 패배는 있을 수 있으나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은 반드시 미연에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역사상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신의 안위를 남에게 맡긴 사람은 노예가 될 수밖에 없고 자기 나라의 안위를 다른 나라에 맡긴 국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주국가로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등 모든 전쟁에는 이런 저런 이유가 있었고 이런 저런 상황이 있었지만 전쟁의 화(禍)는 결국 고스란히 백성에게 돌아갔다.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그 누구보다 우리 국민에게 먼저 돌아간다. 무조건 전쟁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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