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직자 태도, 음주 그리고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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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직자 태도, 음주 그리고 성범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8.01.26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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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만한 말이다. 어떤 외국 운동선수가 처음으로 한 말이라는 데 기자는 이 말을 어느 한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아빠가 살인자임을 직감한 딸이 아빠를 의심하고 추궁하나, 아빠는 자신은 결코 살인자가 아니라며 딸에게 결백을 주장한다.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 자정까지 살인자가 아님을 주장하다가 공소시효 자정이 된 시각, 초침이 12자를 넘기자 그는 딸에게 사실 내가 범인이었다며 “얘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야~”라며 공소시효를 넘긴 승자(?)의 미소를 건넨다. 그렇게 영화가 끝이 난다.

이 영화가 개봉된 후로 저 말은 더 유명해진 것 같고, 이제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채찍과 당근과도 같은 명언이 됐다. 수험생들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을 자주 접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시험 마치는 종이 울릴 때,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그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섣불리 합격당락을 예단해 수험생활 중 자만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의미로 많이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내가 합격할지, 네가 합격할지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기자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단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므로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라는 이런 진부하고 식상한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기자는 수험생들에게 ‘시험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에 더해 ‘합격했어도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 이는 한 공무원이 기자에게 전달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에 기자는 그의 말을 빌려 글을 써보려 한다.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수험생활에 쏟아낸다. 또 시험만 합격하면 뭐든 다 할 것처럼 스스로 다짐도 하고, 합격만 시켜주면 어떤 일이든 열정을 다해 하겠노라고 신에게, 면접관에게 간절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 물론 합격해도 수험생활 때처럼 초심을 가지고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 테지만, 현직공무원에 따르면 일부 합격자들은 헤이해진 마음으로 생활하다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기도 한단다. 특히 소방, 경찰 등 20대 건장한 청년들의 응시가 많은 시험일 경우 더 그러하다는 후문이다.

현직공무원이 신규 임용되는 공무원에게 당부하고픈 주의할 점 3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공직자의 태도 및 양심, 둘째는 음주, 셋째는 성추행 등 성범죄라고 한다.

시험에 합격하면 교육기관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후 일선에 임용된다. 그런데 교육받기 전, 또는 교육 때 일부 합격자들이 위 3가지 주의사항을 어겨, 합격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는 것이다.

공직자 태도와 양심, 술, 성(性) 이 3가지는 어떻게 보면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기분 좋다고 또래들과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 술 마시다가 욱해서 옆 테이블과 마찰을 일으켜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합격도 했겠다, 혈기도 왕성하겠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성추행 등 성범죄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런 사건, 사고는 내가 공직자라는 생각, 태도가 결여된 데 따라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화가 나고, 욱하는 성격이라 하더라도 공직자 마음가짐, 사명감을 갖고 있다면 차라리 상대방에게 맞을지언정 같이 주먹질을 해선 안되는 것이다. 또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성추행 등 일말의 불미스러운 의심을 받을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공직자가 성직자는 아니지만 국민에 봉사하고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게 공직자기 때문에 억울해도 참고, 억울한 상황을 아예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합격 후 이런 안 좋은 일을 겪는 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00명 중 두 서너명 정도나 될까 싶다. 하지만 그 일부마저 나와서는 안된다는 게 현직공무원의 말이다.

주위에서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애써 합격해서 그런 일로 합격딱지를 떼는 사람도 있을까 싶은데 실제 그런 이들이 이따금씩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기자는 수험생들이 수험생활하면서 갖게 된 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이 단지 수험생활이 끝날 때까지만이 아닌, 공직생활이 끝날 때까지 유효해야 한다고 생각해봤다. 수험생들이 합격은 물론 명예로운 퇴직까지 생각하면서 수험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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