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직공무원이 수험생에 전하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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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직공무원이 수험생에 전하는 조언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8.01.18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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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중요한 건 커트라인이지 경쟁률이 아니에요. 수험생들이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한 채용 담당 공무원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어느 한 공무원시험 원서접수 기간이 끝나면 시험 주관 기관은 그 시험에 얼마만큼의 인원이 지원했는지 지원현황과 경쟁률을 공개한다. 또 필기시험이 끝나면 시험 주관 기관은 그 시험에 지원한 인원 중 얼마만큼의 인원이 실제 시험을 봤는지 응시현황과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다.

경쟁률 공개는 법적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다만 시험 주관 측이 수험생 편의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선발인원과 지원인원에 따른 당초 경쟁률) 대부분 시험 주관 기관에서 관례적으로 발표를 하는 편이나, 후자의 경우(선발인원과 응시인원에 따른 실질 경쟁률) 시험 주관 기관별 발표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경쟁률이 발표되지 않은 시험의 경우 기자는 시험 주관 측에 전화를 해서 물어본 후 기사를 완성하곤 한다. 최근에도 경쟁률이 발표되지 않은 어느 한 시험 주관 기관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는데, 기자의 문의에 그는 그보다 수험생에 꼭 전하고픈 말이 있다며 기자에게 위와 같이 전한 것이다.

그는 경쟁률을 매해 공개해 왔는데 이렇게 옆에서 보니 수험생들이 공부는 안하고 경쟁률로만 합격 유불리를 논하는 걸 보면서, 경쟁률 공개가 과연 수험생을 위한 것인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경쟁률이 어떻게 나왔는지 당연히 궁금할테지만, 공무원 선배로서 볼 때 경쟁률 공개가 수험생 공부하는 데 오히려 방해요소로 적용되는 것 같아 경쟁률 현황 공개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수험생들이 일 년에 최소 3개 이상 시험에 지원해요. 3개 이상 지원한 곳 중 경쟁률에 따라 합격가능성을 논하고 전략적인 수험 구상을 하는 데 나는 이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경쟁률을 알고 싶어 하는 수험생들의 그 답답한 마음은 알지만 채용을 담당하면서 보니까 수험생들이 합격을 위한 실질적인 수험생활을 위해서는 오히려 경쟁률을 모르는 상태서 오직 공부에만 전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말이다. 이에 실제 지난해 이 기관이 주관하는 한 시험은 경쟁률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당초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면 수험생들이 시험 보기도 전에 위축 되서 시험을 보지 않거나 다른 시험을 보려하거나 하는 등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이는 수험생 사기 저하 뿐 아니라 시험 응시율도 떨어뜨린다고 봤다. 즉 자기점검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채, 높은 경쟁률만 보고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돼 실패할 확률을 스스로가 높인다는 것이다.

그는 “핵심은 경쟁률이 아니라 공부 그 자체”라며 수험생들이 의미를 두려면 경쟁률이 아니라 차라리 커트라인에 두는 게 낫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본질은 경쟁률 같은 눈에 보이는 수치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공부라는 것이다.

최근 합격자들을 보면 정말 1~2문제 차이, 0.01, 0.014 등 소수점 차이로 합격을 한단다. 이렇게 간발의 차로 합격당락이 갈리는 상황인데, 수험생들이 경쟁률을 두고 합격유불리만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그 시간에 목표한 점수를 맞기 위해 책 하나 더 보는 게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설명인 것이다. 실제로 경쟁률에 크게 동요되지 않고 조급함을 가라앉히며 묵묵히 공부에 매진한 사람이 결국은 합격을 하더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요즘은 경채도 많이 뽑아서 공채, 경채도 중복으로 보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힘들어요. 경쟁률을 확인하려하기보다 차분하게 앉아서 어떤 과목에서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영어 같으면 단어‧숙어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법 과목은 또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배우고 집중해서 공부하는 게 합격에 유리합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 시험에 떨어진 수험생들이 다음번에도 도전을 해요. 2~3문제만 더 맞추면 되는데 그걸 못 견디고 포기한 사람도 있죠. 작년에는 7번째 도전해서 합격한 사람도 있었어요. 시험마다 근무 환경 같은 것도 고려해 수험생들이 지원하고 시험을 봐요. 경쟁률, 응시율 이런 소스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은 공부고, 하나 더 맞추자는 그 생각만 가지고 준비를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수험생에 조언의 말을 전했다.

공무원 선배라도 이렇게 시간을 내어 수험생에 조언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자는 진심어린 그의 말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험생들에게도 그의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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