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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진실과 정의
오시영  |  sunwhis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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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2  11: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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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현대사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불신의 상징이었다. 국민들은 그 동안 정부가 국민을 괴롭히거나 차별하고, 자신들의 부당한 정권 연장을 위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국민을 연행하거나 고문했고,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권력을 남용하거나 예산을 횡령하는 등 수많은 잘못들을 범해 온 사실을 알고 있기에 신뢰를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 1987과 촛불 2017”은 그 동안 누적되어 온 정권 불신의 장막을 거두어 내는 상징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단절되어 있던 지난 30년을 이어 붙여야 한다는 새로운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자각은 형식적 민주화의 달성이 아닌 실질적 민주화의 완성을 향한 결집된 집념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지난 수요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신년기자회담이 있었다. 20여 분 간의 발표와 한 시간 가까운 기자들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들을 차분하게 설명함으로써 정부의 신뢰를 쌓은 것은 잘한 일이라 싶다. 물론 그러한 방식과 내용이 완벽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부족함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공산주의국가나 독재국가에서도 불가능한 것이니 어찌할 수 없다고 하겠다.

문 대통령의 첫 일성은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였다. 촛불광장에서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았다는 그의 첫 일성은 “집단 속에 매몰되지 않은 한 인격체의 소중함”을 중히 여기는 경천애인의 마음이자 한 사람의 생명이 우주보다 소중하다는 성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 소중함의 선언이다. 사람이 소중하니 사람을 귀히 여길 것이고, 사람이 귀하니 정성을 다 하지 않겠는가? 귀히 여김을 받는 이가 어찌 소외될 수 있으며 무시당할 수 있겠는가? 두 번째는 “사람 역사의 위대함”의 갈파이다. 한 사람은 한 사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손을 통해 역사로 이어지고, 그 흐름이야말로 거대한 민족의 물꼬를 이룬다는 가치 인식이다. 영웅만이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초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임을 인식하고 소중히 여기겠다는 정치지도자의 철학적 단면을 발견하게 된다. 세 번째는 그러기에 대한민국은 “미래의 희망”이 있어 자랑스럽다며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네 번째는 국가가 국민에게 빚졌기에 국민에게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정부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 구체적 실천 덕목은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하는 것”이어야 함을 깨닫고 있다. 그게 나라다운 나라라는 것이다. 여태까지 통치자들은 권력을 쥐면 그것을 남용하지 못해 안달이 나고, 사리사욕과 자기 주변의 측근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국민 편가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던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국민들의 삶의 질의 개선”에 대한 방점이다. 후술하겠지만 도덕적 우월성이 지배하는 사회는 비실용적이어서 오히려 가난해진다는 반대자들의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고, 도덕적 우월성의 유지를 통해 오히려 실용이 어쩔 수 없다며 방치하는 차별과 불평등의 악한 고리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이 정부의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 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통해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취임 이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그러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지난 해 추경예산을 확보하여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을 붓고, 새해 예산 역시 그 분야에 집중하고 있음과 정부 지원체제를 전면 개편했음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이지만 기업에서도 호응하기 시작했음을 좋은 징조라며 더 많은 호응을 기대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여섯 번째로 16.4%로 결정된 최저임금인상률이 소득주도경제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물론 일부 한계기업들이 최저임금지급수준을 맞추지 못해 일자리를 줄이려 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일자리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과 후속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여 초기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으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날 선순환적 구조가 될 것임과, 여태까지 최저임금인상이 두 자리 숫자로 인상되었을 때 나타난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의 일자리 변동 추이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며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자신 있게 피력하고 있다. 이런 바탕에는 노사 간 일자리 상생에 대한 기업측의 호응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 증대를 가져와 우리 경제 체질을 바꾸게 될 거라며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통령은 직접 설명을 통해 반대자들의 경제폭망이라는 주장이 허구에 찬 것임을 강하게 논박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저 임금이 올라도, 법인세가 올라도, 근로시간이 단축되어도 언제나 한국 경제가 폭망할 것이라거나 기업을 외국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왔다. 기업의 기관지로 전락해 버린 경제신문들은 위와 같은 정부 발표가 나오면 한 두 시간 후에 위와 같은 부정적 논조를 약속이나 한 듯이 실어 왔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면서 무역 적자가 얼마에 이를 것이며 나라 경제가 거덜나고 말 것이라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 발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대한민국이 쫄딱 망해버릴 것처럼 아우성을 치며 기업을 편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경우 사실을 들여다보면 여태까지 해외로 나간 기업도 없고 망한 기업도 없다. 기업과 언론의 한통속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어 왔던 면이 강했던 것이다.

일곱 번째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청년 인구의 증가폭과 감소폭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과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여덟 번째로 일자리 격차 해소와 질의 개선을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 목표로 삼고 있음과 모든 경제주체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촉구하면서, 이를 위해 노사,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나 대화하며 노사정 대화 복원 의지 및 노동시간 단축의지를 밝히고 있다. 아홉 번째로 미래 먹거리인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 2천개의 스마트공장 보급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주도하여 국민들이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가 맑아져야 하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특히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한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정부가 운영하는 연금과 기금을 투자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지침)를 통해 기업 의사결정에 대주주로서 정부가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었다. 이러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 활동 억압이나 위축과 같은 기업의 우려와 달리 외국의 기업사냥꾼들로부터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세계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 열 번째로 금융권의 체질을 개선하여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을 밝히고 있다.

열한 번째로 국민 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았음을 밝히고, 체계적 관리를 통해 대규모 재난과 사고 대응을 위한 상시적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자살대책, 교통안전, 산업안전 분야에 대해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고,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점검해 국민들께 보고하겠다고 밝히고,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 추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열두 번째로 치매환자, 청년실업자, 직장 맘 등 소중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이 평안해질 수 있도록 생활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등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임과 더 이상 과로사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서민금융의 이자를 연 24% 이하로 대폭 낮추고, 상환무능력자의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주고, 7월부터 신용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여 서민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열세 번째로 정부가 출연(8천6백억 원)한 모태펀드 및 10조 원 조성을 목표로 한 혁신모험펀드를 출범시켜 청년들의 창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에서 악용해 온 연대보증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정부가 노동자의 여행경비를 보조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됨과 저소득층에 대한 문화이용권의 확대지급 및 어르신들에 대한 기초연금(25만 원) 인상을 밝히고,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 및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낮춤과 5세 이하의 아동에 대한 아동수당(10만 원) 지급과 돌봄 서비스의 종일제 확대 보육서비스 질의 개선 등을 도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열네 번째로,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신고리 5ㆍ6호기 계속공사와 관련된 숙의민주주의의 성숙성과 촛불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열다섯 번째로 헌법 개정의 당위성과 관련하여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국민의 기본권 강화와 지방자치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열여섯 번째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강조하고,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과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천명하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합의를 설명하며 남북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임과 기존의 한미동맹관계를 굳건히 유지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열일곱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중 백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지켜주는 것이고, “진실과 정의”에 바탕한 한일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먼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동시에 피해에 대해 보상하고, 이와 같은 인류사적 범행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는 세계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이 “진실과 정의에 바탕한 일본 정부의 할 일”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위와 같은 가치와 절차를 따르지 않는 일본 정부는 결코 문화국가라고, 세계문명국가의 일원이라고 할 수 없음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질타하였다. 아무리 일본이 경제대국이고 군사대국이더라도, 인류사적인 면에서 위와 같은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고 있는 한 결코 세계지도국가나 일류국가가 되지 못하는, 저급하고 미개한 야만국가에 불과함을 통렬하게 꾸짖었으니, 어찌 통쾌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반응하든 그들이 “진실과 정의에 바탕한 사과”를 하지 않는 한 바뀔 것은 하나도 없다. 사과를 강요할 것은 아니지만, 사과하지 않는 한 저급한 국가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열여덟 번째로 대한민국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음을 분명히 밝히고, 2019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임을 밝힘으로써, 주권상실의 어두웠던 시대에 조국의 광복과 독립을 위해 산화한 수많은 선조들의 위대한 뜻을 기리고, 이러한 독립정신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정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1919년의 임시정부 정신이 2017년 대한민국 촛불의 정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두 정신은 독립한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향한 동일한 염원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부끄럽게 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과 민주화를 열망한 촛불혁명에 참여한 위대한 국민들의 정신이 위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말한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이고,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임을. 다시 결론을 맺는다, 서두에 언급했던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이러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간,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리는 시간, 협력하는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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