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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45)- 다시, 관용
강신업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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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2  11: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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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이기주의 전성시대다. 우리 사회에 관용의 정신은 점점 사라지고 이익 쟁탈을 위한 만인 대 만인의 전쟁이 한창이다. 내 이익 앞에서 다른 사람의 손해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심지어 나의 작은 쾌락이 다른 이의 생명보다 중요하고 나의 경제적 이익이 공동체의 번영과 존속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른 사람에겐 냉정할 정도로 비판적이다가도 자기에 관한한 더없이 관대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들은 너와 나를 같은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의 능력과 도덕성은 높이 평가하고 내가 지지 않는 사람의 능력과 도덕성은 폄훼한다. 자기편의 약점은 깊이 감추고 상대편의 약점은 굳이 들추어낸다. 개인의 이기주의를 적당히 공익으로 포장하여 집단 이기주의를 부추킨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관과 객관을 분리하지 않고 이성과 감정을 뒤섞어 자기들에게 유리한 이데올로기를 만든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의 화두는 ‘관용’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먼저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내가 조금 더 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내가 조금 더 벌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주어서도 안 된다. 내가 조금 편해지고 버는 돈이 조금 더 많아진다고 해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다는 생각,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가운데 삶이 평화롭고 안전하다는 느낌에서 온다.

우리 모두 내 이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자신의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상황을 억지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때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되고 억울한 일도 당하고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때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운명을 비관해선 안 된다. 고귀한 인물은 가볍게 자기의 비운을 탓하지 않는 법이다.

우리 모두 공명정대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말이 가진 힘을 의식하고 잘 다스려야 한다. 말은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이다. 사정을 확실하게 알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사람의 일을 지레짐작해서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자칫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 이성이 아닌 감정이 지어낸 것을 확신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확신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자기 자신을 거스르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관해서 말하고 당신을 반대하여 행동하는 것은 대개 그들 자신의 현실, 즉 그들의 두려움, 분노, 또는 환상의 투영일 뿐이다. 당신을 모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는 그 사람이지 당신이 아니다. 스스로 상처 받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고 또 그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성공은 의무가 아니다. 의무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스스로를 심판하거나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한 일의 결과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자 개인의 능력을 최상의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해선 자신에게 너그러워야 한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과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파스칼(Pascal, 1623년 ~ 1662년)은 “불행의 원인은 늘 나 자신이다. 몸이 굽으면 그림자도 굽으니 어찌 그림자 굽은 것만 한탄할 것인가! 나 외에는 아무도 나의 불행을 치료해줄 사람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이 갈수록 이기적이 되고 관용의 정신이 사라져가지만 그럼에도 역사는 분명 발전해 간다. 야만인의 관용보다는 문명인의 이기주의가 보다 선하기 때문이다. 이기주의가 인간의 본성에 가깝지만 그래도 우리가 조금만 더 선한 의지를 발휘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밝고 맑아질 것이다. 내가 조금 양보하면 다른 이가 저녁을 굶지 않고, 내가 조금 양보하면 다른 이가 추운 겨울 처마 밑에서 떨지 않을 수 있다. ‘다시, 관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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