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이고 공정한 결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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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고 공정한 결론 기대한다
  • 법률저널
  • 승인 2004.11.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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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법시험 제2차시험에서 불거진 모 대학 유사문제 출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는 형사소송법 제1문이 모 대학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문제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지난 2일 사법시험관리위원회를 긴급소집, 논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차기 회의에서 처리방안을 마련키로 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현재 2차시험 채점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점과 대다수 선의의 응시자들의 이익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채점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채점이 마무리되면 그 채점 결과와 함께 사안의 진상, 문제의 유사성 정도와 그로 인한 영향 등을 철저히 조사, 분석하여 선의의 응시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향에서 최종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같은 사법시험관리위원회의 회의 결과가 알려지면서 법무부와 사법시험관리위원회를 비난하거나 대안을 둘러싼 수험생들의 글들이 본지 게시판에 봇물을 이루는 등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형국이다. 이처럼 '형소법 사태' 논란이 계속되는 데는 법무부와 해당 대학이 지나친 비밀주의가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수험생들 사이에 법무부는 '비밀부'라는 자조(自嘲) 섞인 말들이 나돌 정도다. 수험생들은 문제의 유사성 정도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보고 해당 대학의 모의고사 문제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법무부는 공개를 미루고 있고, 자칫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터졌지만 법무부는 원인조차 밝히지 않고 묻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의 진상과 문제조차도 공개 안 하면서 법무부가 이 문제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면서 믿으라고 그러면 믿을 수험생이 얼마나 있겠는가? 수험생들이 믿을 만한 아무 근거 자료가 없는 백지상태에서 법무부가 그 결과를 내놓는다한들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는가?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사법시험관리위원회를 열어야 할 정도가 됐다면 사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이 납득할만한 내용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풀어 가는 방법이지 침묵으로 에둘러 가겠다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고,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태도다.

법무부 입장에선 채점 결과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상황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대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시험을 무효로 해야한다는 의견, 과락률을 낮추어야 하다는 의견, 점수 편차의 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 무시해야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채점이 끝난후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수험생들도 이점에 대해선 이견을 달고 있지 않다. 문제는 법무부가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보여달라는 것이다. 수험생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을 거쳐야만 수험생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도 법무부의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논란이 되고 있는 모 대학의 모의고사 문제를 공개하지 않은 점이 단적이 예다. 결국 의혹만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법무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모의고사 문제를 반드시 공개해야 할 것이다. 선의의 응시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은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결론은 투명행정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법무부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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