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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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1.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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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信汗不亂(신한불란)’은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땀의 대가를 믿는 사람은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과 같은 맥락이다.

매년 연초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새긴다. 설령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새해를 맞이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공무원시험, 자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연초 마음잡기는 더욱 강하기 마련이다. 일반인들의 목표설정과 달리 대다수 수험생들은 인생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목표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수험가에는 ‘운이 나빠서 떨어질 순 있어도 운이 좋아서 붙진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비슷한 실력에 운이 나빠 불합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력은 모자라는데 운이 좋아서 합격하는 경우는 없다는 의미다. 소수점 두 세 자리 차이로 합격, 불합격이 갈리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다. 실력경쟁은 치열한 반면 선발인원은 극소수인데다 모두가 사활을 걸고 전력 질주한다. 그래서 서로가 합격자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불합격자에게는 위로를 전하곤 한다. 반면 요행만을 바란 채 나태한 수험생들의 불합격에는 당연한 듯,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 또한 수험가다.

99%의 노력에 1%의 운이 작용하기에, 運七技三(운칠기삼)은 합격자들의 겸손한 인사치레일 뿐이다. 실제 기삼으로 운칠을 기대하기에는 수험가의 경쟁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만큼 고수들이 많다는 해석이다. 허술한 계책으로 큰일을 도모한다는 緣木求魚(연목구어)는 더욱 발을 붙일 수 없는 곳 또한 수험가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을 믿고 열정을 태울 때에만 어렵게 찾아오는 ‘합격’이라는 과실을 따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전국의 수십만의 공시생과 고시생들. 그리고 자격시험 준비생, 취업준비생들. 새해에도 信汗不亂을 되새기며 새로운 수험달력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갈 것이다.

누가 봐도 독하게 공부하면 금방 합격할 것 같은, 일회독만 해도 80~90%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타고난 공부귀재가 있는 반면 이제 제발 그만했으면 좋을 것 같은, 수험서를 수십번을 반복해도 좀체 점수가 오르지 않는 천부적인 둔재도 있다. 그럼에도 ‘한 번 불태워 보겠다’며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은 상상이상으로 매력적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박수를 치고 싶을 뿐이다.

7전8기 합격수기가 있는가 하면 12전13기의 엄청난 승부수도 있다. 반면 6개월 생동차 최단기 합격이라는 초특급 합격기도 종종 있다. 모두가 구구절절 감동을 자아내게끔 한다.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합격’이기에 전자든, 후자든 그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준비된 자만이 이를 움켜쥔다고 한다. 준비되지 않는 이에게 기회란 그저 사치스럽게 스쳐가는 한 때의 바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오는 9일 변호사시험을 시작으로 고시, 공무원, 자격시험 등 수험가는 또 다시 시험주기를 시작한다. 2월 11일 공인회계사, 3월 3일 입법고등고시, 3월 4일 감정평가사, 3월 10일 5급공채(행정, 기술), 외교관후보선발, 3월 17일 변리사, 4월 21일 세무사, 5월 19일 공인노무사, 5월 26일 행정사 제1차시험 등이 치러지고 각 수개월 후면 2차시험으로 이어진다. 이외에도 법무사, 법원행정고등고시도 있다.

20~30만여명이 응시하는 7, 9급 공무원시험도 또 다시 한 해를 시작한다. 국가직 9급 4월 7일, 7급 8월 18일, 지방직의 경우 9급 및 사회복지직 5월 19일, 7급 10월 13일, 서울시 7·9급 6월 23일에 필기시험이 시행된다. 그리고 경찰, 소방공무원 시험 등등.

이를 준비하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이 ‘信汗不亂’의 각오로 2018년에는 ‘합격’을 이루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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