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통의 문이 우리 앞에 있지만 희망을 안고 새해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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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통의 문이 우리 앞에 있지만 희망을 안고 새해를 열자
  • 법률저널
  • 승인 2018.01.04 21:4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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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정유년(丁酉年) 닭띠의 해가 저물고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인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온 나라가 요동친 1960년(4·19), 1980년(5·18), 1987년(6·10) 등에 견줄 정도로 격동의 한해였다. 과거에 보지 못한 격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탄핵 정국과 맞물려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적이 연일 깔때기처럼 빨아들였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은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이뤄졌지만 새해를 열며 겹쳐지는 지난해의 잔상은 가볍지 않다. 이 어지러운 세상이 새해에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마음을 더욱 암담하게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 당연히 희망과 포부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무술년 새해는 어느 하나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심한 홍역에 시달릴 전망이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하나 안심 할 수 없는 고통의 문이 우리 앞에 있다. 특히 소통과 통합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이념적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로남불’의 독선과 오만이 판치고, 적폐청산이란 칼춤이 난무하면서 국민은 분열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소득 주도 성장론, 탈(脫)원전 정책, 북한의 핵 도발 등 거의 모든 현안에서 둘로 쪼개져 메울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골이 팬 상태다.

사법부도 예외는 아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진보 성향 판사들 중심의 ‘셀프 개혁’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법원 내부는 둘로 갈려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사법개혁이 급한데 블랙리스트 내홍에 전·현직 대법원장마저 고발당해 한꺼번에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일을 하는 판사들이 양보 없는 싸움을 하다 결국 사건을 검찰에 넘긴 꼴이 됐다. 국민들이 법원을 어떻게 볼지 참담하다. 대법원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법원의 위상은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사법부 혁신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각오를 밝혔지만 사법부도 정치권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8년 새해는 70년간 법조인 선발과 양성역할을 해왔던 사법시험이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고 로스쿨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로스쿨이라는 새로운 법조인 양성제도로 법학의 몰락이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로스쿨이 출범한지 10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진입장벽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로스쿨의 고액 학비는 저소득층을 비롯한 중산층에게조차 큰 부담이 되고 있고, 학사학위를 입학자격으로 하고 있어 법조인을 희망하는 이른바 ‘흙수저’들은 법조인에 대한 꿈을 접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로스쿨 도입의 취지는 몰각되면서 사법시험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게 됐다. 거기에다 로스쿨만의 문제점이 더해져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로스쿨 도입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법학 학문 후속 세대의 단절이다. 로스쿨 인가 대학의 법학부 폐지로 더 이상 우수한 법학전공 학생이 양성될 수 없게 됐다. 또 법학부 폐지와 일반대학원의 법학교육의 질적 저하로 인해 순수 법학의 이론적 토대를 상실하고 법학 학문 후속 세대의 단절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기존 법과대학과 로스쿨 간 공존 방안이 필요하다. 법학과에서 기본이 되는 법학지식을 쌓은 뒤 3학년 때 로스쿨에 진학하는 체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법학 기초지식을 법대가 맡게 되면 로스쿨은 변호사 양성에 더 매진할 수 있다. 법학의 몰락을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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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05 18:07:26
동국대, 홍익대, 국민대 부터 시작해서 법학과 있는 대학이 훨씬 많을텐데..

측후 2018-01-05 11:38:02
담주 토욜(13일) 오후 3시 청계광장집회!
모두 참여하셨음합니다.
사시존치 모임도 여러 단체가 있는 것같은데...
이날만큼은 제발 이것저것 따지지말고 다들 힘을 모아야할 것같습니다.
사시존치 정시확대를 통한 공정사회 정의사회를 원하는 국민이라면 모두모두!!!

ㅇㅇ 2018-01-05 09:01:02
사법시험 = 적폐

서열화 2018-01-04 22:01:56
아직도 법학과 많지 않나요? 좋은 대학 법학과 법학과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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