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밥 먹고 잠들 때도 목표 상기’ 5급 공채 건축직 수석 전의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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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밥 먹고 잠들 때도 목표 상기’ 5급 공채 건축직 수석 전의건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12.27 14: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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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급 공채 건축직 수석 전의건씨
동원고등학교/한양대 건축공학부 졸업

“독거노인 집청소 봉사하며 공공의 역할 중요성 깨달아”
법률저널 합격자 인터뷰 책상에 붙여두고 합격의지 다져
면접탈락 충격 딛고 수석 차지…“국가발전에 기여하고파”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마치 물속을 뚫고 내려가는 그 돌멩이처럼, 세상만사를 뚫고 헤쳐 나가지요. 그는 이끌려 가면 이끌려 가는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놔두지요. 그의 목적이 그를 끌어 잡아당기지요. 왜냐하면, 그의 목적에 위배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자기 영혼 속에 들여보내지 않기 때문이요.”

2017년 5급 공채 건축직 수석 합격자 전의건씨가 그와 같은 꿈을 품고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바로 싯다르타라는 소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강물에 던져진 돌멩이가 물의 흐름과 상관없이 물속을 뚫고 내려가는 모습을 ‘합격에 대한 열망’에 비견한 조언이다. 포기하지 않고 합격에 대한 열망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는 그의 응원에는 그의 수험생활과 소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2차시험 평균 80.38점으로 수석의 영예를 안은 그에게 수석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조금 더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전씨는 4년여의 수험생활을 견디고 합격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강한 목표 의식과 탐구심’ 덕이었다고 했다.

전씨는 “평상시에 무엇을 마음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성과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이는 밥을 먹거나 샤워를 하거나 친구와 얘기를 하고 잠에 드는 순간까지도 목표를 마음속에 상기시키는 것을 말한다. 지난 수험기간 동안 시험과목과 합격에 대한 생각을 온종일 담고 있으려 노력했고 이런 습관이 바람직한 수험생활과 공부 효율성을 높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탐구심도 합격의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 10여권을 꺼내 해당 개념을 찾아보거나 연구소 연구원에게 문의하기도 했다. 단 1개의 의문을 해소하고자 하루 종일 고군분투했던 경험도 있다. 수험 초기에는 공부 속도를 느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탐구하는 시간을 갖다보니 나중에는 잘 잊어버리지도 않고 이해의 수준도 깊어지는 효과를 봤다.

그가 이처럼 깊은 열망을 품고 5급 공채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들었던 강연과 봉사활동 경험이었다. 전씨는 “대학교 때 장회익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공익에 기여하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봉사활동을 하면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5급 공채 기술직에 응시한다면 전공도 살리고 더욱 큰 범위에서 공익달성에 기여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씨가 공직자라는 꿈을 품게 된 계기가 된 봉사활동은 독거노인 집청소였다.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집안을 구청 직원과 방역업체,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청소했는데 건너편 차도에 멈춰 있는 스포츠카에서는 큰 클럽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고. 그는 그 장면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모순된 풍경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공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이들을 살펴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법률저널과의 인연도 그의 수험생활에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2014년 군복무를 하면서 첫 PSAT에 도전한 전씨는 인터넷으로 교재를 주문했는데 택배 속에 함께 들어있던 법률저널에 마침 2013년 건축직 수석 합격자인 신동헌씨의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었던 것. 전씨는 “신동헌씨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 인터뷰 기사를 오려 책상에 붙여두고 수시로 읽었다. 그런데 전역 후 공부하면서 지인을 통해 신동헌씨를 만날 수 있었고 신동헌씨는 인터뷰 기사를 붙여놓고 다닌 것에 놀라면서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 형에게 나중에는 내가 꼭 수석 합격해 인터뷰 기사를 쓰겠다고 했다“며 이제는 현실로 이뤄진 당찬 선언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본격적인 수험은 같은 해 6월 군복무를 마친 후부터 시작했다. 전역에 앞서 PSAT에 응시해 합격했지만 2차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1달 남짓의 시간을 강행군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 ‘과연 내가 이 시험을 언젠가는 붙을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붙고 안 붙고는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 한 달가량의 시간과 함께 전씨가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은 것은 지난해 면접에서 탈락했던 일이었다. 전씨는 “설마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부모님께 기쁨을 드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고 군복무하면서 모아놓은 돈도 부족해지고 있던 터라 걱정이 많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PSAT 준비는 ‘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했다. PSAT 준비기간이 되면 하루에 4~6회 정도 문제를 풀고 리뷰를 했다. 틀린 문제는 주말에 다시 한 번 복습했다. 특히 공개된 기출문제는 매년 시험을 볼 때마다 2~3번 정도는 꼭 풀었다. 전씨는 “많은 문제를 풀다보니 빠르게 문제를 푸는 기술이 자연스럽게 체화됐던 것 같다. 다만 시험 준비 초기에는 논리학과 빠른 계상방법 법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기본서에서 발췌해서 보거나 기본서를 1회독 한 다음에 문제풀이에 돌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노하우를 전했다.

시험을 한 달 앞두고는 기출문제와 사설 모의고사를 섞어서 풀며 자주 틀리는 유형을 파악하고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기출문제는 풀었던 것이라도 틀리는 문제가 항상 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실수라도 왜 틀렸는지를 분석하고 과목별로 기록했다.

마지막 일주일간은 기출문제를 하루에 6회씩 시험 전날까지 풀었다. 생활을 일정하게 하고 평소에 하루에 2세트씩 문제를 풀면 시험장에서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커버할 수 있고 시험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문제를 풀게 될 때의 대비책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전씨의 조언이다. 시험 당일에는 오답노트를 각 과목 시작 전에 빠르게 읽으면서 주요 실수 포인트를 상기시켰고 실제로 큰 도움이 됐다.
 

2차는 주로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다. 전씨는 “아무래도 고립돼 계속 책만 보면 사고의 폭이 좁아지고 정신건강에도 좋지 못한 것 같다. 스터디를 하면서 공부도 하고 같은 시험을 보는 동료들과 의견교환도 하면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스터디의 효용을 설명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과 전략, 건축직에서 중요한 공부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매년 시험의 트렌드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시험에서는 건축구조학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었다고 생각한다. 건축구조학의 특성상 공부범위가 넓고 준비하기가 막막한데 내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건축구조학 관련 서적들을 빠르게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요약정리하고 반복 숙달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건축직에서 중요한 부분은 계산실수를 방지하는 연습이다. 스터디를 하면서 틀린 문제나 혼자서 문제를 풀면서 틀린 문제를 결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왜냐면 실전에서의 사소한 실수가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따라서 틀린 문제에 대한 분석과 주기적인 복습이 필요하다. 공부를 하다보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런 순간일지라도 풀이형 문제에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문제를 풀고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술형 문제에 대해서는 “과목의 관련 서적을 빠르게 읽고 개인서브화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물론 분량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직접 작성했기에 기억에 오래 남고 중요 주제를 집어내는 능력도 높아지는 것 같다”는 노하우를 전했다.

전씨의 답안작성 요령은 ‘신중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문제에서 묻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답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험장에서는 누구나 긴장하고 있기에 문제의 의도와 다르게 답안을 써낼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문제를 무조건 5번 읽고 답안을 써내는 연습을 평소에 해뒀다”고 했다.

지난해 탈락의 아픔을 줬던 면접에 다시 도전하면서 중점을 둔 것은 ‘진솔함’이었다.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기반성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면접스터디는 일주일에 3~4번 정도만 했고 다양한 면접책을 읽었다.

전씨는 “면접에서는 진솔한 모습과 성실한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연출을 하려해도 연륜이 많은 면접관의 눈을 속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돼야 하는 본인의 확신이 자연스럽게 말과 태도에서 배어나오도록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에는 PT를 쓰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PT작성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4년의 수험생활을 거쳐 수석 합격이라는 영광까지 거머쥐었지만 그가 진정으로 열망하던 꿈,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삶은 이제 비로소 시작점에 서 있다. 전씨는 “선한 의지를 갖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다.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이런 자세를 통해 좁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넓게는 국민, 다른 나라에게 인정을 받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펼쳐보였다.

끝으로 꿈을 향해 내딛는 그의 발걸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한 반석과도 같은 응원과 도움의 손길을 내어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수험기간 내내 걱정해주시고 마음 졸여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저의 롤모델이었던 신동헌 형과 긴 시간 스터디를 함께했던 박정진 양, 유봉모 형, 김의현 형 고맙습니다. 작년 면접탈락 이후에도, 계속 응원해준 장은석 형, 최대경 형, 최장원 형, 김문현 형, 신윤철 형, 최정우, 이동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고시반 교수님 및 반원과 곁에 있어준 오랜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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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영 2017-12-29 18:49:55
그동안 고생 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많이 축하 합니다.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대 합니다.
은혜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주기 바랍니다.

ㅇㅇ 2017-12-29 07:34:38
이미 붙었는데 의대얘길왜하닝 기시도 나름 좋아

ㅇㅇ 2017-12-28 17:23:17
좀 더 잘해서 의대 가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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