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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해고통보‘ 받고 도전한 행정사시험, 6개월 만에 동차합격
안혜성 기자  |  elvy99@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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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6  13: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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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행정사시험 합격자 김동현씨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졸업

“시간이 아까워 점심도 거르며 공부해 37일만에 1차 합격”

“2차는 논술‘나만의 답안지‘ 미리 작성해 통째로 암기

1. 해고

“여보, 나 오늘 사무실 그만 둘 수도 있어.”

집을 나서며 무심히 던진 한 마디에 아내가 토끼 눈을 뜹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오빠 육아휴직 기간인데 일하러 가는 거잖아.”

“원래 대장 밑에는 졸장이 없다고 했는데.. 아무튼 그리 알아.”

아내에게 담담한 미소를 남긴 채 출근한 2017년 4월 4일.

일을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유난히 무덥던 작년 여름,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아내의 직장이 강원도 원주로 옮기면서 우리 가족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게 되었고, 저는 서울과 원주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얼마 후 육아휴직 중이던 아내가 복직을 하면서 갓 돌이 지난 아들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5개월 간 ‘아빠 육아휴직’을 시작하게 되었고, 복직을 얼마 앞두고 해고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20대 중반부터 국회 보좌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늘 공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오직 일만 생각하고, 일만 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잠시나마 쉼을 얻었다는 생각에 도리어 마음이 편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 날 병원에 가기 전까지 말이죠.


2. 선물

“많이 안 좋대?”

진료실에서 나온 아내가 울먹입니다.

“심각한 거야?”

아내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터뜨립니다.

며칠 전부터 몸이 안 좋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한 내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그 때 아내가 한 장의 사진을 내밉니다.

‘초음파 사진?’

이윽고 아내가 말합니다.

“9월 초에 나온대.”

해고 통보를 받은 지 일주일 째 되는 날, 너무나도 소중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했지만, 그러한 감정이 커질수록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이튿날 새벽, 홀로 책상 앞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고, 떠오르는 태양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일 때 즈음 주먹을 불끈 쥐며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공부하자. 내가 자격을 갖춰 전문가가 된다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더 많은 분들께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을 거야.’

여느 때와 달리 유난히도 상쾌하게 느껴지던 아침공기를 마시며, 아빠의 도전은 시작되었습니다.


3. 행정사? 행정사!

그러나 막상 출항을 하고나니 방향을 잃은 돛단배처럼 망망대해의 한 복판에 공허하게 떠있었습니다.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정보의 바다를 헤매던 중, 4월 17일부터 1차 시험의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행정사’에 눈이 갔습니다.

그간 행정사는 퇴직 공무원들이 갖는 자격증으로, 몇 해 전부터 민간에게도 시험이 개방되었고, 행정문서의 작성과 제출 대행을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행정사가 할 수 있는 업무는 무척이나 다양했고, 무엇보다 국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전문성을 살린다면 더욱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들을 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확실한 목표를 세운 그 날, 제일 먼저 모든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SNS와도 절연하였습니다. 훗날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게 될 날을 상상하며 말이죠.


4. 37일 간의 항해

1차 시험일은 5월 27일. 4월 17일 원서 접수를 하고 나니 채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매일 공부만 해도 부족할 시간에 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전해진 청첩장들은 날로 쌓여만 갔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실제로 공부할 수 있는 날은 정확히 37일 뿐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이 기간 내에 결판을 보아야 했습니다.

제일 먼저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학습계획을 세웠습니다. 다행히 첫째 아이가 어린이 집에 다니기 시작하여 오후 5시까지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7시에 기상하여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아이를 어린이 집에 바래다준 뒤 도서관에 도착하면 10시 즈음 되었습니다. 그렇게 책상 앞에 앉으면, 화장실 외에는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도 아까워 거르며 책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덤벼든 시험의 벽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기에 민법총칙과 행정법은 자신 있게 덤벼들었지만 점점 쓴맛만을 보았고, 행정학은 교재 전면에서부터 배치된 여러 학설들로 지레 겁부터 먹어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보고 있지만, 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며칠 동안 무의미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책의 표지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수차례를 반복하다보니 공부 요령이 생겼습니다.

먼저, 기출문제에 나온 빈도에 따라 단원별로 체크를 하였습니다.

지난 4회 동안 치러진 시험에서 매해 출제된 단원은 빨간색 포스트잇, 3회 출제된 단원에는 파란색 포스트잇, 1~2회 출제된 단원과 그 외 단원에는 노란색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기출문제를 살펴보며, 실제 출제된 부분을 형광펜으로 체크하였습니다.

그 다음, 책의 저자가 목차에 표시한 중요도를 단원별로 체크를 하였습니다. 책에는 1개에서 5개까지 별 모양으로 도형화하여 중요도를 표시해두었는데, 기출문제와 같은 횟수에 맞추어 같은 색깔의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습니다.

그렇게 나만의 책이 완성이 되었고, 본격적인 공부에 돌입하였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출제 빈도가 높고, 별의 개수가 많은 부분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합격의 당락은 그 외의 내용에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가끔 중요도가 높다고 표시된 부분만 공부하고 합격을 기대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러한 착각은 빨리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민법의 경우, 판례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민법의 이론은 대부분이 판례에서 도출되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판례를 완벽히 숙지한다면 공부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행정법 역시, 판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행정법 판례는 A는 되고, B는 안 된다는 식으로 구분하는 판례가 많으므로, 별도의 표를 작성하여 수시로 본다면 용이할 것입니다.

행정학은 지엽적인 시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여야 하는데, 우선 행정학이 무엇인가에서 출발하여 어떤 과정으로 발달하였고, 오늘 날 우리 사회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가장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공부 순서는 실제 시험과목 순인 민법-행정법-행정학 순으로, 빨간색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단원은 2회 속독과 1회 정독, 파란색 포스트잇은 1회 속독 및 1회 정독, 마지막으로 노란색 포스트잇과 포스트잇이 붙어 있지 않은 단원은 1회 정독을 하였습니다.

하루에 한번만 읽어도 30번은 읽고 시험을 본다는 생각에 고되지만 꾸준히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내용은 무엇이며, 다음 장에는 무슨 내용이 나온다.’가 떠올랐고, 그만큼 읽는 시간이 단축되어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하루에 읽는 횟수가 과목별로 최대 4번까지 늘었습니다. 물론 읽는 횟수가 늘수록 자신감도 함께 늘었습니다.

시험일을 10일 남기고는 책에 있는 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한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반복되는 문제와 보기’였습니다. 반복되어 나온다는 것은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고, 이는 출제 확률이 높아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집중하여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민법과 행정법의 경우 중요한 판례는 문제나 보기 등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암기를 했고, 이를 인용하거나 함정에 빠뜨리는 문제도 자주 접해서 적응력을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학습법으로 이론 공부에서 미진했던 부분도 함께 채울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공부한 결과, 합격!

37일의 기적은 이루어졌습니다.


4. 명심하라. 2차 시험은 ‘논술’이다.

1차 시험에 합격한 후 한 달 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시험에 대한 조급함이 밀려올 때면, ‘이번에 안 되면 1차 시험은 유예되니까 내년에 보면 되지’ 하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안일한 생각은 나태함과 게으름으로 이어졌고, 한 달 후 펼친 2차 시험 교재를 보고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1차 시험은 객관식이기에 눈에 익은 걸 찾아내면 풀 수라도 있었지만, 2차 논술은 내가 아는 지식을 답안지에 고스란히 옮겨 담아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1차 시험 때와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7월 1일,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도서관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학습계획을 세웠습니다. 둘째 아이의 출산 예정일이 9월 초였기에 이후에는 사실상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출산 전까지 언제든 볼 수 있는 나만의 답안지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답안지 준비의 시작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책의 표지부터 차근차근 읽기였습니다. 그러나 2차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선 1차 시험보다 한 과목이 더해져 공부하는 양이 더 늘었고, 논점 파악이 중요한 논술 문제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느 부분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습니다. 기출문제를 보아도 재출제 된 문제들이 눈에 띄어 기출문제라고 쉬이 넘어가며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결국 강의를 찾아 듣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다행히 웹 사이트나 대학공개강의 어플 등이 잘 되어 있어서 쉽게 무료 강의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1강씩 강의를 들으며 강사가 이야기 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저 스스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핵심 용어에 표시를 하며 그날 공부한 내용은 그날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렇게 7월 한 달이 가고, 8월 달에는 공고된 답안지 시안에 직접 나만의 답안지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시간에 이어진 필기에 팔이 저리고, 손가락이 아프면서 ‘하기 싫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역시 짧은 시간에 동차합격은 무리였어.’

처음에 꽉 쥐고 있던 펜은 점점 허술해져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국회에 있을 때 다른 의원실에 근무하셨던 보좌관님께서 퇴직 후 행정사사무소를 차리시고, 행정사 관련 책까지 출판하셨다는 뉴스 기사를 접했습니다. 유능한 보좌관으로 정평이 나있던 분께서 제가 하려는 목표와 같은 일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에, ‘동차에 꼭 합격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나니 팔이 저린 건 순간이었습니다. 엉덩이가 아플수록 합격과 가까워지는 거 같았고, 꿈에서 공부한 내용이 나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신이 났습니다.

8월 26일 토요일, 예정보다 일찍 둘째 아이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새 생명을 만난 기쁨과 함께 아내와 둘째 아이가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는 2주 동안은,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마음 편하게 도서관에 앉아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둘째 아이가 산후조리원에 들어 간 날, 첫째 아이가 수족구 진단을 받아 완치 때까지 가정보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천방지축인 녀석을 돌보며 공부를 할 수 있으리 만무했고, 결국 아내와 상의하여 첫째 아이와 저는 부천에 사시는 부모님 댁에 가있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부모의 품을 그리워하는 나이인지라, 아이 옆에서 정성껏 간호를 하며 준비해 간 나만의 답안지로 틈틈이 짬을 내어 공부하였습니다.

아내와 둘째 아이가 산후조리원을 나온 후부터는 속된 말로 ‘스파르타’였습니다. 양가 부모님들께서 직장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으시기에 아내의 산후조리와 첫째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 둘째 아이의 돌봄은 온전히 저의 몫이었습니다.

다행인 건 나만의 답안지를 미리 작성해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4과목을 정리한 엄청난 분량의 답안지를 통째로 외워버리겠다는 기세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언제나 팔이 닿는 곳에 두고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을 갈 때도, 아이에게 분유를 먹일 때도 잠이 와 눈이 감길 때까지 읽었습니다.

시험을 2주 앞두고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연휴기간 동안 처갓집과 본가에서 번갈아 집에 와주신 덕분에 도서관에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2년 만에 찾아온 유례없이 긴 추석연휴가 저에게는 말 그대로 황금연휴였습니다.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실전처럼 임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정해진 동선대로 움직였고, 수험장까지 가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집을 나선 후 밖에서 1시간 30분을 돌고 돌아 도서관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시험시간과 과목 순서에 맞춰 문제를 풀었습니다. 문제는 그날그날 나만의 답안지에서 임의로 페이지를 정하여 논술 1문제, 약술 3문제를 스스로 출제하였습니다. 다독의 효과는 답안을 작성하면서 분명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간혹 핵심용어를 빼먹은 경우, 답안지에 짙게 표시하고 잠들기 전에 반드시 재확인을 하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2차 시험일이 다가왔습니다.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긴 싸움을 마치고 나오는 길. 그 길에 그간 준비했던 나만의 답안지를 모두 버리고 나왔습니다. 자신감보다는 어찌되었던 홀가분한 해방감을 느끼고 싶었고, 다시는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12월 6일 오전 9시.

참으로 감사하게도 제 이름 옆에 ‘합격’이란 두 글자가 새겨있었습니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가사와 아이들을 돌보며 준비한 시험은 기쁨보다 안도감을 먼저 안겨주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시작한 도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5. 요령은 피워도 요행을 바라지 말라: 합격 10계명

1) 공부는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다.

처음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누구의 동영상 강의가 좋고, 어떤 교재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실 겁니다. 결론은 누구의 동영상 강의를 듣고, 어떤 교재를 선택하든지 간에 공부는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동영상 강의를 듣고, 아무리 잘 정리된 교재를 가지고 있어도 본인이 공부하지 않는다면 허사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2) 숲을 보고, 나무를 보라.

조바심으로 인해 처음부터 숲 속으로 너무 깊게 들어가면 길을 잃고, 쉽게 지치게 됩니다. 우선 멀찌감치 떨어져 내가 들어가야 하는 숲의 전체적인 모양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과목 별 목차를 통해 앞으로 어떤 내용을 공부할지를 먼저 살펴보고, 단원 별로 대단원과 소단원을 수회에 걸쳐 가볍게 훑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숲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나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실 겁니다. 중요 판례나 핵심 용어 등의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역으로 숲의 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됩니다.

3) 행정법의 ‘행정절차’ 부분은 1차 시험 공부 때 확실히 섭렵하라.

2차 시험 과목인 행정절차론은 행정법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행정절차 부분을 구체화하고, 심화한 과목입니다. 따라서 동차 합격을 노리신다면 조금은 수고스럽더라도, 1차 시험인 행정법에서 행정절차 부분은 확실히 마스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4) 2차 시험에서 연습지는 교차하여 쓰라.

2차 시험의 과목별 답안지 앞에는 연습지가 붙어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답안 뿐 아니라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2차 시험은 교시 별로 두 과목을 100분 동안 풀게 됩니다. 다시 말해, 50분 동안 한 과목을 풀어야 하고, 논술 1문제에 20분, 약술 3문제에 각각 10분씩 배분하여 푸는 것이 보통입니다. 문제를 읽고, 머릿속으로 답을 생각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너무나 짧은 시간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지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교시를 예로 들면, 민법(계약)과 행정절차론 두 과목에 각각 답안지가 나옵니다. 그러면 민법(계약) 답안지의 연습지에 행정절차론 내용을, 행정절차론 답안지의 연습지에 민법(계약) 내용을 적습니다. 연습지에는 목차와 핵심용어를 쓰고, 잊어버릴 것 같은 내용을 미리 써둡니다.

해당 과목의 연습지를 사용하게 되면, 페이지를 넘겼다가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더 소요되고, 생각이 분산되어 뒤죽박죽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함께 보는 과목의 연습지를 활용한다면 옆에 펴둔 채로 문제지와 함께 두루 볼 수 있기 때문에 답안지 쓰기도 훨씬 수월하고, 시간이 부족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5) 다독만이 답이다.

저는 매일 통독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부를 시작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목차-대단원-소단원 순으로 속독을 반복하였습니다. 머릿속에 무언가를 담으려고 하지 않고 계속 반복하다보니 하나 둘씩 눈에 익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속독과 정독을 반복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처한 상황이나 장소를 염려에 두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시험은 결국 책을 많이 본 사람이 합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6) 잠수도 요령이다.

‘잠수까지 타면서 공부했는데, 만약에 떨어지면? 나는 계속 잠수를 타야하는 걸까?’

‘혹시 떨어질까 친구들한테 공부한다는 얘기도 안 했는데, 나중에 뭐라고 해야 하지?’

다들 비슷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먼저 만나자고 오는 연락에는 모두 응했습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키다보니 다시 숨을 쉬러 나올 때 주변의 반응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공부만 하고 살수는 없습니다. 원칙을 세우되 필요에 따라 친구도 만나고, 휴식도 가지세요.

7)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지 않은 일은 있어도,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8) 머리가 아닌 손이 문제를 풀게 하라.

수백 번을 반복해서 쓰고 또 써보아도 내용이 헷갈리고, 생각나지 않는 게 논술입니다. 그렇기에 쓸 수 있을 만큼 계속 써봐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머리가 아닌 손이 먼저 반응하여 답을 쓰게 됩니다. 2차 시험에서 머리와 손의 역할은 분명합니다. 머리는 눈으로 본 문제의 논점을 찾아내고, 그 다음은 손에게 맡겨 술술 써내려가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9) 표를 만들어라.

1차 시험에서 행정법과 2차 시험에서 민법(계약) 각론과 행정사실무법의 비송사건절차법 등 정리가 필요한 내용들은 표로 작성하여 공부하실 것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처음에는 표를 만들기 위해 이론을 이해하고,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투자 대비 확실한 성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10) 논점을 파악하라.

2차 시험은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논점 파악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께서 장황한 문장과 생소한 용어 등을 접하면, 문제를 풀기도 전에 머릿속이 백지장으로 변하는 걸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문제에는 출제자의 의도가 분명히 담겨있기 마련입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침착하게 아는 부분을 찾아 읽고, 답을 쓰십시오. 결국 시험 문제는 자신이 공부한 곳에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6. 고맙습니다.

언제나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주시는 사랑하는 부모님. 남다른 사위 사랑으로 힘이 되어주시는 장인어른과 장모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행복한 가정 잘 꾸려 가겠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굳은 믿음을 보내준 친구 박주연, 부족한 형을 언제나 자랑스럽다고 말해주는 아우 천우용, 원주로 이사 온 군대 후임 뒷바라지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은 김희열 형님. 물심양면으로 배려해주신 세 분께는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을 다해 정말 고맙습니다.

한마음으로 합격을 기원해준 102BN HQ 전우회 가족들, 김규민 선생님과 원미고 1학년 3반 반창들, 친구 김보창, 김현우, 최광재, 그리고 박상정 형님과 박철완 박사님. 정말 감사드리고, 빨리 뵙고 싶습니다.

일을 그만두었다고 연락드렸을 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도리어 잘 된 일이라며 애정 듬뿍 담긴 격려와 덕담을 아끼지 않으신 소병철 교수님과 자주 뵙지 못하지만 늘 글을 통해 후배가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귀감이 되어주시는 김낭규 변호사님. 저도 두 분과 같이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맡은 역할과 소명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울림포럼과 SLA 가족들. 이제와 고백컨대, 장문의 송별사를 써놓고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봉사하셨던 김승남 원장님께서도 조용한 마무리를 지으셨는데, 감히 제가 거창한 인사를 남길 수는 없었습니다. 비록 떨어져 있지만, 행정사로서 작은 힘이나마 보내주셨던 사랑에 보답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아내 박선영 씨.

합격수기를 다 쓰고, 한번 읽어 봐달라고 부탁하니 눈물이 날거 같다며 자리를 피한 당신. 당신의 사랑과 헌신, 그리고 희생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가족만을 위해 살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나와 함께 살아줘서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

우리 준유와 민유, 투(Two)유 형제.

이 녀석들, 이름만 불러도 아빠의 코끝은 찡해지는구나. 아빠는 너희를 위해서 꼭 해내고 싶었단다. 그리고 너희가 있었기에 해내야 했고, 너희가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단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빠가 공부한다고 밖에 나가서 자주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지금부터 우리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어 가자꾸나. 아빠의 아들로 태어줘서 정말 고맙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얘들아.

앞으로 작은 빛으로 세상에 따스함을 선물할 수 있는 행정사가 될 것을 다짐하며, 마지막으로 하늘나라에서 손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계실 할아버지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많이 그립습니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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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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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폐청산 2018-01-09 01:39:33

    요즘 적폐청산이 대세라더니 어느 직장인지 적발되서 문닫게 해야한다. 육아휴직하는 사람을 해고하는게 말이되나. 무식하거나 못 배운게지.ㅉㅉ신고 | 삭제

    • 벼리규리 2018-01-03 02:39:31

      댓글을 안남길수 없네요 저도 애딸린 주부 수험생이라 후기가 많은 도전을 주고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신고 | 삭제

      • 김성훈 2017-12-30 16:11:34

        축하드립니다.훌륭한 행정사님이 되실 것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신고 | 삭제

        • 메니저 2017-12-30 07:18:40

          축하드립니다.
          행정사시험(1차시험) 1회~ 5회 출제경향 분석
          http://cafe.naver.com/onehjs신고 | 삭제

          • 청와대행정사청원 2017-12-29 18:48:35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3533
            동의는 하셨소~~신고 | 삭제

            • 법학박사 2017-12-29 15:25:12

              합격수기도 못쓰는 변호사시험보다 행정사시험이 더 감동적이네요~신고 | 삭제

              • 서영대 2017-12-29 10:52:47

                좋은 수기 참 잘 읽었습니다 그간 고생이 많으셨는데 결과도 잘 나와 참 감사하네요~!!바르고 좋은 행정사 되시길~!신고 | 삭제

                • 아우 2017-12-29 10:49:23

                  형님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모두 이겨내시고 우뚝 서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신고 | 삭제

                  • 대박 2017-12-27 12:06:06

                    대박이시네요. 기존의 합격수기의 틀을 깬 수기에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습니다. 축하합니다.신고 | 삭제

                    • 5회 합격 행정사 2017-12-26 21:09:48

                      저도 이번에 합격했는데 진짜 대단하시네요. 저는 행정사 시험이 쉽다고 해서 작년에 도전했다가 낙방하고 정신차려 1년 반 열심히 공부해서 겨우 합격했거든요. 시험 난이도도 확실히 어려워졌는데 6개월만에 합격이라니 읽으면서도 놀랍네요. 좀 길지만 글도 잘 쓰시니 부럽습니다.ㅎㅎ 합격 동기인데 앞으로 서로의 건투를 빕니다!신고 | 삭제

                      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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