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혼밥홀대론 프레임 조작의 헛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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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혼밥홀대론 프레임 조작의 헛심
  • 오시영
  • 승인 2017.12.22 12:1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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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객관적인 것은 무심하다. 무심함은 말 그대로 무심함일 뿐이다. 무심함에는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다. 객관적인 것에는 사(邪)도 없고 정(正)도 없다. 그러니 깨어 부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 객관적인 것은 그래서 고요하고 평화롭다. 까닭에 아쉬움도 없고, 더한 기대도 없으니 언제나 부처님의 미소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의 가치가 개입하면 객관적인 것은 혼란에 빠지고 비난과 칭송의 시소게임을 하게 된다. 2017년이 저물어가는 대한민국에서 때 아닌 혼밥홀대론이 극성을 피운다. 혼밥은 혼술과 더불어 2017년 최고의 신조어가 되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고의 약어인 두 단어는 현대 인간의 절대고독의 상징어가 되었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혼자가 되어 홀로 밥을 먹고 홀로 술을 먹으며 절대고독의 꼭짓점으로 내몰리는 현대인의 실상을 대변하는 단어가 되었다. 죽림칠현처럼 스스로 홀로 독거의 길을 택한 안분자족의 삶의 형태가 아니라 함께 식사할 가족이 없어, 동료가 없어, 친구가 없어 그냥 혼자 밥을 먹을 수밖에 없게 내몰린 고시원의 취업준비생이나 노숙자, 독거노인 등의 서글픈 현상을 표현하는 상징어인 것이다.

보수언론이 앞장서고 있는 보수층은 혼밥홀대론을 “문재인 대통령을 쭈그러트리기 위한 비난 프레임의 첫 번째 잘못 꿴 단추”로 삼을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한 정치에 저항력을 거의 상실해 버린 보수언론들의 첫 번째 발버둥어, 상징어로 삼고자 하는 조작의 징후가 읽히고 있다. 보수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못 해 먹겠다.”라는 상징어를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필자는 오래 전 칼럼을 통해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저 말이야말로 얼마나 절실하게 대통령직을 잘 수행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지를, 한국어의 반어적 표현법의 극치였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많은 보수언론은 저 한 문장의 반어적 의미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죽어 있는 문장의 단어 하나를 붙들고 “무능한 대통령 이미지”를 덧씌워왔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는 말을 하고 살아왔으며, 그 말을 할 때마다 본심은 “정말 잘해 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음을 잘 안다. 직장이 힘들면 당장 때려 치워야겠다면서도 그 다음날 어김없이 출근하고, 자식이 속을 썩이면 애비노릇, 에미노릇 못해먹겠다고 한탄을 늘어놓으며, 배우자가 속을 썩이거나 친한 친구가 속을 썩여도 역시 같은 문법적 표현을 통해 “잘하고 살자!”는 본심을 드러내왔다. 그게 인생 아니겠는가?

보수층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으로 중국에 초대를 받고서도 “공식 식사에 초대받지 못해서” 혼자 밥을 먹었으니, 중국으로부터 홀대를 받은 게 아니냐며 혼밥홀대론의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참으로 천박한 “게걸스런 밥먹기 동료의식”의 저질철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식의 배경에는 “함께 밥을 먹어야 우리는 한 편이고, 함께 밥을 먹지 않으면 우리는 남이야!” 하는 끼리끼리의 패거리의식이 뼈에 새겨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보수층은 누군가를 선심쓰듯 자신의 밥 먹는 자리에 함께 끼워주며 국물을 나누거나 건더기를 나누면서 ‘너는 내 편이야!“ 하는 악마의 속삭임을 즐겨 한다. 그래서 유유상종의 울타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술잔을 치켜들기도 한다. 진보라고 다르겠는가마는.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할 때부터 시진핑 주석과의 공식만찬을 통한 공식외교식사와 현지식당에서 교민이나 중국인들과의 민간외교식사를 구분하여 계획한 대로 그대로 실행했을 뿐이라고 사실관계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은 여전히 조작 프레임에 갇혀 혼밥홀대론을 부르짖고 있다. 거기에는 어떻게든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성과를 깎아 내리려는 저급한 의도가 숨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거기에 한국 수행기자들에 대한 중국 경호원들의 폭행사건까지 겹치다 보니 “중국이 대한민국을 홀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어느 정도 힘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국 경호원의 폭행사건은 비록 우발적이었을망정 대단히 잘못되었다. 수행기자들이 비표를 달고 출입하고자 했음에도 이를 가로막고, 항의하는 것에 대해 즉흥적 폭력을 행사한 것은 엄청난 외교적 결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중국 공안측이 문재인 대통령을 보다 철저하게 경호하려는 경호의지가 선하게 작동하고 있었음을 우리는 직시할 배려가 필요하다. 그 경호원들이 보호하고자 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안위”였고, 철저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경호해야 한다는 교육을 강하게 받고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우르르 몰려 들어가는 한국 수행기자들의 집단적 행동에 순간적으로 그 기자집단의 정체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호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변에 위험이 가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직업의식에서 과잉행동이 나왔던 측면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충돌이 아니라 경호과정에서 빚어진 것이고, 거기에 과잉경호에 대해 한국기자들이 조금 더 지성적으로 대했더라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인데, 순간적 제지를 당한 기자들 역시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머지 강력하게 항의를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강 대 강이 부딪히니 상호 멱살잡이로 이어지고, 결국 물리적 힘이 강한 중국 경호원들의 집단 폭행이 발생한 것이 사건의 전모라고 할 것이다. 과정이 이러하다고 하더라도 경호원들이 멱살잡이 이외의 무리한 폭력적 행위가 가해지지 않은 한국 기자들에 대해 계속하여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주 잘못되었다고 하겠다. 우리 경호원들도 국내에서 전직 대통령 경호 과정에서 그런 일을 종종 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모 도지사가 대통령께 담뱃불을 잘못 붙였다가 경호실에 붙잡혀 가 모진 폭행을 당했다는 일화는 유명하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학연설은 참으로 훌륭했다고 하겠다. 연설문의 기본골격을 살펴보면, 첫 번째 문장에서 베이징대학의 역사성(정신)과 교정의 아름다움을 칭찬하고 있다. 보야탑(博雅塔)과 미명호(未名湖)로 상징되는 일탑호도(一塔湖圖)의 아름다움을 칭찬하고, 1천만권 이상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을 칭찬함으로써 베이징대학의 지성도 아울러 칭찬하였다. 두 번째 문장에서 일제에 항거했던 우리나라 3ㆍ1독립운동에 버금가는 5ㆍ4운동을 베이징대학선배들이 주도했으며 그 정신을 이어받은 재학생들의 독립운동정신을 칭찬함으로써 그들의 애국심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1920년대 베이징대학에서 수학한 이윤재 선생이 일제치하에서 한글지킴이로서의 사명을 수행했음과 현재 1천명이 넘는 한국인 유학생이 베이징대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을 통해 베이징대학과 한국과의 유대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을 그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그러니 우리 대한민국을 귀히 여기라는 것이다.

세 번째 문장에서는 중국과 조선의 오랜 역사적 유대관계를 밝히며 18세기 실학파인 박제가 북학의를 저술하고, 홍대용의 중국학자들과의 천애지기(天涯知己)를 밝히면서 오늘날 중국유학생 6만 8천 명, 한국유학생 7만 3천 명에 이르는 확장의 시대에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강조하고, 지난 한 해 1,300만 명의 민간인 교류가 있었음을 밝혀 양국 간의 인적, 물리적 긴밀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세계적 화가 치바이스의 한국 전시를 소개하면서 문화적ㆍ정서적 공감대를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즐겨 읽었던 삼국지연의를 예로 들며 유비 현덕이 신야에서 강릉으로 패전하여 피난하면서도 백성들을 버리지 않고 모두 데리고 곤고한 피난길에 나서는 장면을 설명하며 자신의 통치철학인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를 중국인 모두에게 전파하는 놀라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 속에는 중국이 대국일지 모르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인권 최고의 국가가 대한민국”임을 은연 중 자랑하며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표출하였다. 현재의 중국이 도무지 따라올 수 없는 민주적 가치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시대의 중류(中流)를 발전시켜 고려청자, 금속활자, 동의보감 등 고전 한류(韓流)를 중국에 전파하였고, 나아가 현재도 한류를 통해 중국 청년들의 문화를 한국이 주도하고 있음을 은연 중 강조하였다.

네 번째 문장에서는 1992년 한중 국교 이후의 중국의 발전상을 칭찬하면서도, 한국 역시 그에 못지않게 발전하였음을 소개하면서, 25년간의 국교정상화기간은 짧은 것 같지만 삼국시대부터 면면히 이어온 문화적, 역사적 유대감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통해 중국이 향후 인류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관의 확립을 도모할 필요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주창하였다. 다섯 번째 문장에서는 다시 베이징대학생들을 향해 80년 전 일본관동군에 의해 저질러졌던 수십만 명의 중국인 학살사건인 “난징대학살”을 언급하며 침략전쟁의 비극과 불행이 다시는 이 땅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세계평화의 정신을 강조하고, 1932년에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의 윤봉길 의사의 일왕생일파티장에서의 일본군 시라카와 등에 대한 폭탄투척사건을 언급하며 윤봉길 의사의 장쾌한 의거가 패배의식에 절어있던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정신적 용기를 주었는지를 밝히며 한국인의 위대한 독립정신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섯 번째 문장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독립운동사를 언급하며 식민제국주의를 용납할 수 없으며, 향후 미래지향적으로 동북아의 위기를 함께 협력하여 극복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북한 핵무기 개발 억제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도 핵무기 포기를 권하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평화적 대열에 동참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곱 번째 문장에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발전의 계기로 삼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 자신이 읽은 책 “명견만리”의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서 4차산업으로 상징되는 미래산업에 한중이 함께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의 일대일로정책과 한국의 신북방정책 및 신남방정책 간의 연계를 통해 상호 협력의 시대를 열자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주창하는 소강사회의 꿈과 한국의 사람중심경제의 목표는 서로 일맥상통함을 강조하면서 미래사회의 발전을 위해 양국 간, 특히 양국의 지성인들이 협력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로 되어 있다. 혼밥홀대론을 주장하는 보수언론은 이 연설문 중 대한민국을 작은 나라, 중국을 큰 나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어찌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며 한껏 고무된 애국심(?)을 뒷배경 삼아 혼밥홀대론을 강조에 강조를 더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이 중국에 비해 작은 나라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작은 나라는 객관적 사실이다. 인구 15억의 중국과 5천만의 한국(30배), 면적 960만평방킬로미터의 중국과 10만평방킬로미터의 한국(96배), 외환보유고 3조1200억 달러의 중국과 3900억 달러의 한국(8배), 국방비 약 240조의 중국과 40조인 한국(6배)의 객관적 차이가 말해 주듯 중국은 큰 나라이고, 한국은 작은 나라이다. 한국이 중국에 비해 작은 나라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한 사람들을 보면 필자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에 비해 작은 나라라고 했을 뿐 힘이 없다거나 약한 나라라고 하지는 않았다. 작다고 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가진 나라이고, 그러한 강함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어느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다.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이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표현한 것에 대해 자기비하라며 방방 뜨는 사람들은 미국에 대해서는 꺼벅 죽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 대해서는 무조건 “예, 예” 해야 하며, 그들의 비위를 건드려서는 결코 안 됨을 강조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중국과의 연간 무역규모는 현재 약 2,200억 달러가 넘는다. 1,100억 달러를 조금 넘는 미국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규모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외경제의존도에서 볼 때 미국에 비해 중국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중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드배치 후폭풍으로 중국의 여행객이 끊기고 롯데가 중국에서 철퇴를 맞는 상징성은 우리 경제가 얼마나 중국에 대해 취약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중국방문을 통해 위와 같은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고, 나름 성과도 크다. 외교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기에 우리가 의도했던 100%를 다 얻을 수는 없다. 그러한 현상은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보수언론이 혼밥홀대론을 주장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환대받을 만큼 받고 왔음이 중국 언론을 통해, 국제 뉴스와 SNS 등을 통해 진실이 다 밝혀지고 있다. 혼밥홀대론 프레임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 객관적인 것에 부당한 덧칠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사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 하겠다. 객관적인 것은 언제나 무심하다. 헛된 조작이 통하지 않는 객관적 세상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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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2017-12-30 02:47:47
지도 세상을 리영희 백낙청류 극좌 찌끄래기들이 짜놓은 프레임대로 줄 모르면서 ㅋㅋㅋ 붕신

한감동맹 2017-12-30 02:21:46
와 이딴 쓰레기 논리력 밖에 안되는 게 법대학장 달고 밥 벌어 먹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나라냐 개돼지 농장이지. 친노좌좀+저능아들에게는 그야말로 헤븐조선

송재득 2017-12-24 01:03:58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지마세요.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고 혼밥하고 경호원한테 기자 맞았다는 사실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안도록해야지. 교수라는 인간이 프레임이라는 말장난이나하구. 부끄러운줄 아세요.

최준혁 2017-12-23 06:05:54
중국에 서민체험하러 갈거면 왜 대통령으로 뽑아주었나요? 국빈체험하라고 뽑아준거죠

ㅌㅌㅅㅌ 2017-12-22 21:20:42
기자들이 이런 글을 썼다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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