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9)-시험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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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9)-시험공부는 재미있어야 한다.
  • 정명재
  • 승인 2017.12.12 12: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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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수험생이 되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합격에 대한 열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빨리 합격하여 노량진을 벗어나고, 수험가를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1년만 생각하고 들어온 시험공부가 이러저런 이유로 2년이 되고, 5년이 된 사연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을 대하는 마음은 슬프고 아련하다. 누구나 행복하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였고, 누구나 안정적인 삶에 대한 동경으로 시작한 공부가 이제는 지옥같은 고통과 두려움이 되어 간다고 말한다.

필자는 수험생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일이 많다. 그들의 생각을 듣고 그간의 수험생활을 전해 들으며 항상 전하는 조언(助言)이 있었는데, 그것은 공부의 즐거움을 알고서 시험공부를 하라는 것이었다. 열심히 공부하지만 말고 즐기면서 하는 공부를 가르치고 싶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험에 합격을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진 수험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시험공부의 기술과 즐거움이었다.

앞선 칼럼에서 일찍이 이야기했듯이, 노량진에 들어오기 전 나의 모습은 회사원의 삶이었다. 만원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출근과 퇴근을 하고, 월요일 회의를 시작으로 한 주를 바쁘게 지내면서도 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우리네 보통의 삶. 그리고 노량진에 와서는 자영업으로 중고서점과 식당 등을 운영하며 회사원과는 다른 홀로서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늘 마이너스였던 시간이었고, 회사를 다니며 정기적인 월급을 받는 때가 그리워질 즈음 직업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무엇을 해도 불안하고 안정적이지는 않았으니 자연스레 걱정하고 고민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다고 공무원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 나이도 많았지만 공직에 대한 정보도 전무(全無)하였기에 공무원 시험을 생각한 적도 없었다. 막연히 안정적이고 나만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였던 시간이었다.

필자가 많은 수험생들과 상담을 해 보니, 이러한 고민은 누구나 한 적이 있었다. 더욱이 나이가 들어서 공무원 시험에 뛰어든 수험생들은 공감(共感)하는 것이 많았다. 살아가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고, 그곳에서 행복을 찾고 만족을 느끼며 사는 일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공무원이 되고자 하였을 것이고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당신은 수험생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필자는 하던 일이 모두 실패하고 마음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을 무렵, 수험생이 되었고 합격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2개월의 시간 끝에 7급과 9급 시험을 합격하였다. 그 이후 수험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였고 내가 합격한 그 방법대로 공부를 가르쳐 2개월 그리고 6개월 만에도 많은 이들을 합격시켰다. 그것도 아주 작은 강의실 하나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50여 명을 합격시켰다. 기술(技術)이라면 기술(奇術)이라고 할 필자의 공부법을 소개한다.

‘시험은 기술이다’

시험공부를 많이 한 적이 있었다. 20대 때, 필자의 공부방법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저명한 책을 고르고, 그것도 한 과목당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하여 책상 앞 책꽂이에 진열하여야 안심이 되었다. 모두 볼 수도 없을 분량의 두꺼운 책을 구입한 날은 기분이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짐이 되고 부담으로 다가왔으며 그럼에도 계속해서 중독처럼 책을 모으는 데 열중하였다. 어쩌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라고 합리화하며 서재를 도서관처럼 책으로 가득 채워 나갔다.

공부는 어느 순간부터 굉장한 압박감으로 다가왔고 많은 책과 씨름하며 이 책과 저 책을 비교하며 공부하였다. 정리되는 시간이 아니라 지식은 분산되고 공부량은 늘어만 가는 기현상(奇現象)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필자는 20대를 보냈고 공부는 어렵고 두려운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고 나서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았다.

노량진에 들어와 자영업으로 2년을 보냈다. 나중에는 밥 먹을 돈 4,000원이 없을 만큼 어려워지는 상황에서야 가던 걸음을 멈춰 나를 돌아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를 스스로 길 위에서 길을 물었다. 오랜 생각 끝에 20대에 끝내지 못한 공부를 한 번이라도 끝맺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이라도 내가 끝까지 가본 적이 없는 미완성의 길을 걸어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하였다. 아무 것도 없었다. 밥 먹을 돈도 없고 체력도 바닥이었으며 자신감도 없었다. 그저 완주본능만 있었다. 링 위에서 한참을 얻어맞고 차라리 쓰러지기를 바라는 선수의 신세였지만 그래도 끝까지 도전하고 싶었다. 다행히 중고서점을 하였기에 연도가 지난 수험서는 넘쳐났다.

그렇게 마흔이 훌쩍 넘어 시작한 공부는 앉은뱅이 책상과 스탠드에 의지해 밤을 벗삼아 세상에 도전장을 냈다. 원서접수를 하니 그때서야 수험생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배가 고프고 허리가 아팠지만 기분은 너무 좋았다. 추운 겨울 배달을 가지 않아서 좋았고, 이른 아침부터 식당 부식거리를 사기 위해 야채시장을 기웃거리지도 않아서 좋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나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었다.

공부를 하고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을 하고 싶다는 꿈은 적어도 나의 통제 안에 있는 것이었다. 회사원의 삶도, 자영업의 일상도 세상에 휘둘리기 쉬운 것이었지만 공부는 내가 한 만큼의 정당한 보상을 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공부는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것이었다.

원서를 접수하고 나니 공부할 시간도 얼마 없었기에 책 한 권만 열심히 반복하고 밤낮으로 공부한 것을 생각하면서 시험공부를 하였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비록 눈이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지만 공부는 재미있었고 즐거운 행복이었다. 그렇게 두 달의 공부는 필자에게 합격을 안겨주었다.

필자가 참 좋아하는 역사적 인물로 정약용(1762~1836) 선생님이 있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간 일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유배 온 사람들을 역적이라 피했기에 다산은 간신히 주막집 방 한 칸을 얻어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동네의 아전 자식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 그 가운데 황상이 있었다. 황상은 자신감이 없는 평범한 소년이었는데, 어느 날 다산에게 부끄럽게 말문을 열었다.

“제게 세 가지 병통(결점)이 있는데 첫째는 둔한 것이요, 둘째는 막힌 것이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이런 저도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습니까?”
이에 다산은 이렇게 답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큰 병통이 세 가지 있는데, 네게는 그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하면 그 폐단이 소홀한 데 있다.
둘째, 글짓기가 날래면 그 폐단이 들뜨는 데 있다.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그 폐단은 거친 데 있다.
대저 둔한데도 들이파는 사람은 그 구멍이 넓어진다.
답답한데도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다시 황상은 다산에게 질문한다.
“그럼 뚫고 틔우고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산은 답한다.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하면 된다.”

 소년 황상은 이 말을 깊이 새기고 60여 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학문을 연구하였고 다산의 제자 중 지금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다산 역시 가장 아끼는 제자로 황상을 꼽았다 한다. 황상은 다산의 마지막 임종을 지킨 제자였으며, 스승의 가르침을 잘 지켰다는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신 일화로 유명하다.

필자는 다산의 가르침에서 공무원 시험 합격의 길을 찾고자 한다. 머리가 안 좋아서, 시작이 늦어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라는 이런저런 이유로 공부를 멀리하고 합격만 바라는 이들이 참 많다. 다산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말한다.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해라.”

덧붙여 공부의 기술은 즐거움이고 공부를 통해서 자기를 빛내고 갈고 닦는 과정임을 기억하자. 공부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 시간인지를 알아야 한다. 꿈을 키우고 소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이다. 정직한 보상이 따를 것이고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할 때가 올 것이다.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언젠가 당신의 차례가 될 것임을 잊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하자.

오늘도 오래된 수험생이 찾아왔다. 미래가 불안하여 견딜 수 없어 상담을 온 나이가 많은 수험생이기도 했다. 공부가 즐겁지도 않고 의무감으로 했던 수험생이기에 그의 수험생활은 힘겨워보였다. 필자의 경험을 빌리자면, 공부는 가장 쉬운 일이고 안락한 일이었다. 공부하는 시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었고 나의 지식을 누군가가 훔쳐가지도 못했다.

부지런히 공부한 것을 익힘은 반복이요, 기억을 잘 하는 것은 부지런히 익혔음이니 반복이다. 책을 여러 권 보며 지식을 자랑함이 아니고 한 권의 책을, 한 줄의 의미를 잘 음미(吟味)하는 것도 부지런함이니 이는 반복의 힘이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할 때 명심할 것이 하나 있다. 부지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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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너무비쌈 2017-12-13 17:11:20
과목당 책이 20만원씩이라 너무 비싸요. 가격을 좀 낮춰주세요.
등골이 휩니다.

2017-12-12 16:15:15
머 대단한거마냥 그러시는데 그냥 제일유명하다고 알려진 기출문제 1개 완전히 싹다 마스터힌고가면 합격해요 사시 행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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