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돈 찔끔’ 아니라 ‘기회’ 주는 게 공정사회...사법시험 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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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돈 찔끔’ 아니라 ‘기회’ 주는 게 공정사회...사법시험 존치”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12.11 18:32
  •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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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 방문…사법시험 부활·대입 정시 확대 의지 보여
패널들, 자유한국당에 “적극적 행보 나서라” 한 목소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고시촌을 방문해 사법시험 부활 및 대입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고시촌에서 개최된 ‘희망사다리를 다시 세우자’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공정사회는 서민들에게 돈 찔끔 주는 게 아니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공정사회에 대한 의견을 전함과 동시에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대학 입시는 1년에 2번 정도 수능을 실시해 좋은 점수로 학생을 뽑으면 되는데 입학사정관제도나 수시를 둬서 서민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스펙이 없으면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하지 못하는데 스펙을 쌓으려면 부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시험도 고려 광종 시대 도입된 과거제로부터 1천년을 이어온 인재선발제도인데 이것을 없애고 법학전문대학원으로만 해서 법조인 가정이나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은 서민은 판·검사, 변호사가 되기 어려워졌다. 천신만고 끝에 로스쿨을 졸업해도 서민 자녀가 좋은 로펌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고시촌을 방문해 사법시험 부활 및 대입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사진: 조병희 기자

외무고시를 대체해 시행되고 있는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대해서도 외교관 자녀 등 해외에서 자란 이들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점을 꼬집었다.

홍 대표는 “여기에 5급 공채(행정고시)까지 축소한다고 하는데 서민의 계층 이동의 기회를 없애는 불공정한 사회로 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주도를 좌파 정부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 대표는 “유력자나 가진 자의 자녀만 유리한 제도다. 부의 대물림을 넘어 신분의 세습까지 하는 제도다. 사법시험이 없었다면 노무현도 홍준표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의 가장 큰 꿈은 나는 좀 없이 살고 무시 당하고 힘들어도 내 자식만이라도 잘 사는 것인데 이 정부는 서민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 공정사회는 거지동냥 주듯 돈 찔끔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공정사회를 바라는 모임이 일어나길 바란다. 우리 당이 중심이 돼서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청소년회관에서 열린 '희망 사다리를 다시 세우자' 토크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조병희 기자

홍 대표의 발언에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안선회 중부대학교 교수와 최건 대한법조인협회장,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 염학남 사시존치학부모회 대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염학남 대표는 사법시험을 준비한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의 경험담을 전했다. 염 대표는 “아들을 로스쿨에 보내지 않은 것은 로스쿨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늦어도 괜찮다. 당당하게 가라’고 했다. 그래야 국민 앞에서 당당히 법을 실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시험이 없어진다고 아들이 대성통곡을 했다. 로스쿨 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해 일하겠다. 로스쿨에 가야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 뿐이다. 지금 예비시험 같은 것을 도입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리니 그 동안 문제 없이 병행·유지해 온 사법시험을 계속 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패널들은 자유한국당에 사법시험 부활과 대입 정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사진: 조병희 기자

안선회 교수는 “지금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고입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이용되는데 이게 학종이랑 비슷하다. 이걸로 좋은 고등학교에 가고 학종으로 좋은 대학에 가고 다시 의전원이나 로스쿨에 가는 상위 계층을 위한 완벽한 불평등 구조가 완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형곤 대표는 “공정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공적채무”라며 초중고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과 그에 비해 학교와 교사, 교육관료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교육이 제대로 기능을 못해서 사교육으로 갔고 다시 학교에 힘을 실어주려 학종, 수시 한다는 건데 그 저의를 알아야 한다. 학교와 교사, 관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수차례 사법시험 존치 의견을 나타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의혹과 비판이 담긴 의견도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류석춘 위원장은 사법시험 부활 및 정시 확대 추진과 관련해 “내일 원내대표 경선인데 누가 선출되고 어떤 의제를 중요 의제로 삼을지가 중요하다. 지난 7월에 홍 대표가 선출돼 지금까지는 당을 어떻게 이끌지 노선을 밝히고 당내 인선을 하는 시기였다. 이런 일련의 작업이 정리되고 내년 초가 되면 좀 일사분란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자유한국당은 입학사정관제, 학종 등의 확대에 책임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확대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부유한 이들에게 지지받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기대서 정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계속 의제화해서 선거에서 이용만할 것 같다. 홍준표 대표는 대선에서 교육정책을 내놓은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 비판에만 악용하고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당론으로 결정하고 종합적인 개편방향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당론으로 채택하고 개정안을 내놓는 적극적인 투쟁을 해야 다른 정당에서도 의식할 것이다. 이것이 다수의 뜻임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건 회장은 “사람들이 왜 사법시험이 존치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여론 조사만 봐도 75~80%의 국민이 찬성한다. 그 정도의 찬성을 받는 정책이 없다. 국민들이 그렇게 원하는데도 안된다”며 “로스쿨 제도가 노무현 정부때 구상됐지만 새누리정부에서 고착됐다. ‘왜 이제서야’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데 특정정당 모 간사의 반대로 계속 법사위 제1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속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자기 임의대로 심사를 거부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이건 묵시적 동의 아니냐. 우선 당론으로라도 하라”며 “통과되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계속 상정하고 심사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타가 쏟아지자 류 위원장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진심인데 기대할 것이 없다고 하면 억울하다. 사법시험을 부활시키고 정시를 확대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제출했고 올해안에 채택될 것”이라며 “법안을 쉽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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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2-15 21:41:07
유시민이 유권자는 표로 보답한다고 했다. 사시존치가 별거 아닐 수 잇지만, 통과되면 헤드라인 1면 장식에 홍준표 업적으로 사람들 머리속에 각인된다. 로스쿨은 문빠들도 실드치기 힘든 민주당의 실책이다.

ㅂㄹㅈㄴ 2017-12-14 05:48:59
정치성향을 떠나 이건 100프로 맞는말이지 시험보다 더 공정한 잣대가 어디있는가 로스쿨은 로스쿨대로 운영하되 일본처럼 사시를 대체할 예비시험을 만드는 제도도 병행되어야한다

기회균등 2017-12-13 23:14:17
누구나 고르게 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하여 무엇이든 꿈 꿀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출산장려금 몇 백만 원으로 우리나라 인구감소를 막을 순 없을 것임.

사시분들 2017-12-13 21:27:36
사시생분들~~~~~~~~~~~~ 이제 제발 7급보시거나 사기업 공기업 취업해보세요

찰리 2017-12-13 21:00:15
방송대로스쿨이나 야간로스쿨어 사시폐지에대한 대안으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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