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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박사의 형법 사례형 판례정리-작위와 부작위의 구별
신호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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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8  1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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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 법학박사, 한림법학원 강사, 고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사안》 丙女는 피해자 丁(남, 58세)의 처이고, 甲은 서울 B병원 신경외과 전담의사, 乙은 위 병원 같은 과 레지던트로 각 근무하고 있는 자인바, 丁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채 화장실을 가다가 시멘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충격하여 경막외출혈상을 입어 B병원으로 응급후송된 다음, 甲의 집도와 乙 등의 보조로 수술을 받았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계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회복될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丙女는 치료비 지출이 상당한 부담이 되고, 또 금은방을 운영하다 실패한 후 17년 동안 무위도식하면서 술만 마시고 가족들에 대한 구타를 일삼아 온 丁이 가족들에게 계속 짐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사망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나머지, 甲, 乙로부터 丁의 상태와 인공호흡장치가 없는 집으로 퇴원하게 되면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丁이 사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설명 들어 알게 되었음에도 주치의인 乙에게 ‘도저히 더 이상의 추가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퇴원시켜달라고 요구하였고, 乙은 丙女가 여러 차례의 설명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치료비가 없다는 이유로 계속 퇴원을 고집하자 상사인 甲에게 직접 퇴원 승낙을 받도록 하라고 하고, 甲은 乙로부터 丙女의 위와 같은 요구사항을 보고 받은 후, 자신을 찾아온 丙女에게 丁이 퇴원하면 사망한다고 설명하면서 퇴원을 만류하였으나 丙女가 계속 퇴원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여 乙에게 丁을 퇴원시키도록 지시하고, 乙은 이에 따라 丁에 대한 퇴원을 지시하여 丙女로 하여금 퇴원수속을 마치도록 한 다음, 위 병원 같은 과 인턴인 戊에게 丁을 집까지 호송하도록 하여, 丙女 등이 丁을 중환자실에서 구급차로 옮겨 실어 丁의 집까지 태우고 간 다음, 戊가 위 丁에게 부착하여 수동작동 중이던 인공호흡보조장치인 엠브와 기관에 삽입된 관을 제거하여 감으로써 그 무렵 위 丁으로 하여금 뇌간압박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甲, 乙, 丙, 戊의 죄책은?

* 사안판례 : 大判 2002도995.
* 논점기출 : 
* 참고교재 : 형법요론 118~120면.

[1] 문제의 제기

1) 남편 丁을 퇴원시켜 사망케 한 丙女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것인지가 문제되고, 2) 의사 甲과 乙 및 인턴 戊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이 문제된다. 

[2] 丙女의 죄책

1. 구성요건해당성

丙女는 남편 丁의 배우자로서 민법상 배우자의 부양의무(민법 제826조)를 근거로 하여 丁에 대한 보호의무가 인정되고, 丙女는 丁이 차라리 사망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丁의 사망을 인식·인용하였으므로 살인의 고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丙女가 丁을 퇴원시켜 사망케 한 행위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제250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2. 위법성·책임

1) 사안에서 丙女가 배우자의 생명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으나 더 이상 치료비가 없어 피해자를 퇴원시킨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丙女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그리고 2) 丙女에게 책임을 조각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유는 없다. 따라서 丙女에게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한다. 

[3] 甲과 乙의 죄책

1. 작위·부작위의 구별   

⑴ 문제점
甲과 乙의 퇴원허가와 인공호흡기 제거의 지시는 신체적 에너지가 투입된 행위라는 점에서는 작위라고 볼 수 있으나, 반면에 피해자를 치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부작위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행위가 작위적 요소와 부작위적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경우 어느 것을 형법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⑵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기준
① 학 설 : i) 그 행위의 사회적 의미의 중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기준으로 작위와 부작위를 구별하는 평가적 관찰방법과, ii) 신체적 활동이 있을 경우에는 작위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부작위가 문제된다는 자연적 관찰방법이 대립되어 있다. 

② 판 례 : “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타당하다”고 하여 자연적 관찰방법의 입장에서 甲과 乙의 행위를 작위로 보았다. 다만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행위지배가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 살인죄의 종범의 성립을 인정하였다.1) 

③ 결 어 :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은 법적 평가의 문제이므로 평가적 관찰방법이 타당하다.

⑶ 사안의 검토
평가적 관찰방법에 의할 때 甲과 乙의 행위는 부작위가 된다. 그러나 부작위로 볼 경우에는 작위의무 내지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가 문제된다.

2. 보증인지위의 인정여부2)   

⑴ 문제점
甲과 乙의 행위를 부작위로 볼 경우에는 보증인지위가 인정되어야만 부작위와 작위 사이에 동치성이 인정된다. 보증인지위의 발생근거에 대해서는 법령, 계약, 선행행위가 거론되고 있으나(형식설), 사안의 경우에 丁의 사망위험은 甲·乙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선행행위를 근거로 한 보증인의무는 검토대상에서 제외된다.

⑵ 법령상의 보증인지위 
i) 응급의료법상의 응급의료의무가 보증인의무의 근거가 된다는 긍정설, ii) 의료관계는 서비스 계약관계로 파악해야 하므로 웅급의료의무를 근거로 보증인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다는 부정설, iii) 환자 또는 그 보호자와의 계약체결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응급의료의무가 보증인의무의 근거가 된다는 절충설이 대립되어 있는데,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는 절충설이 타당하다.

절충설에 의하면 사안의 경우에 피해자가 응급후송되고 난 후에 병원과 甲의 보호자인 丙女와의 사이에 의료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의료법 및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한 보증인지위 및 보증인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 

⑶ 계약에 의한 보증인지위 
환자의 처 丙女가 丁의 응급수술 도중에 환자의 수술 및 치료행위에 대한 승낙을 했다는 점, 퇴원시에 丙女가 그 때까지의 치료비를 지불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丁이 응급 후송되고 난 후에 甲과 丁의 보호자인 丙女 사이에는 묵시적인 의료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약관계는 환자의 처 丙女의 명시적 퇴원요구와 의사 甲 사이의 퇴원에 대한 허가로 종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丁의 사망시점에 甲과 乙의 계속적인 치료의무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계약에 의한 보증인지위는 인정할 수 없다.

⑷ 결 어 
이상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甲과 乙에게는 丁에 대한 보증인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丁을 계속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부작위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甲과 乙은 무죄라고 해야 한다. 

[4] 戊의 죄책

戊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丙의 의도를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戊에게는 결국 살인죄의 정범으로서의 고의뿐만 아니라 방조범으로서의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戊는 무죄이다.

[5] 문제의 해결

1) 丙女는 민법상 배우자의 부양의무를 근거로 하여 丁에 대한 보호의무가 인정되므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한다. 2) 甲과 乙의 행위는 부작위에 해당되지만 작위의무가 없으므로 무죄가 된다. 3) 戊는 살인죄의 정범으로서의 고의뿐만 아니라 방조범으로서의 고의도 없으므로 무죄가 된다.

각주)-----------------

1) 大判 2002도995.

2) 甲과 乙의 행위를 ‘작위’로 보는 판례의 입장을 취할 경우에는 보증인지위의 인정근거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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