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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교수, 4대강 사업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과 법적 과제 논해
김주미 기자  |  hova@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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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4: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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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실책사업 반복 이유는 정치·권력 논리 때문”
4대강사업 위법성 확인한 사정판결에는 ‘아쉬움있어’
“생명·환경 가치 지향한 미국 판례 한국서도 나오길”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재직하고 있는 경제학자 홍종호 교수가 지난 4일 저녁 7시,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개최된 포럼 지구와사람(대표 강금실) 주최 지구법 강좌의 네 번째 강사로 나섰다.

홍 교수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법의 과제’라는 주제 하에 특히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 하여 강의를 전개해 나갔다.
 

   
▲ 홍종호 교수 / 사진 김주미 기자

그는 4대강 사업 재판의 증인으로서 두 차례 법정에 선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그가 연구하여 발표한 4대강 사업의 비용편익분석 결과를 한 일간지가 인용, 1면 탑기사로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은 정책결정 또는 기획과정에서 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각 대안이 초래할 비용과 편익을 비교·분석하는 기법으로, 사업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홍 교수는 “이 비용편익분석이라는 동일한 기법을 취했는데도 정부 측과 민간 전문가 집단이 내놓은 결과가 서로 크게 차이나는 경우들이 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그런 상황이 나타났던 대규모 국책사업으로는 새만금사업,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 한반도 대운하사업 등을 들었다.
 

   
▲ 주요 대규모 국책사업의 비용편익분석 결과 비교 표. 정부가 제시한 수치와 민간·전문가 집단이 제시한 수치에 차이가 난다. (홍종호 교수 발표내용에서 인용)

이 중에서도 특히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엄청나게 부풀려진 경우’라고 홍 교수는 꼬집었다. 개별 평가지표들을 왜곡했기 때문인데, 이를테면 정부는 골재판매 편익을 8조 4천억으로 잡았지만 실제 편익은 몇백 억에 불과하는 식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모두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제시된 대통령 공약으로서, 객관적 검증이 어려웠다는 상황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홍 교수는 “결과적으로 이런 대규모 실책사업이 선거마다 반복되는 이유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와 권력의 논리가 경제와 환경의 논리를 압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텔리코댐 판결 나오길...”

홍종호 교수는 자신이 법정에서 정부 측 변호사로부터 받았던 질문인 ‘개인이 수행한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가 일반에 공개됨으로써 국민을 혼란케 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는가’라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그 말 그대로 정부 측을 향해 되묻겠다고 말했다.

“엉터리로 산출해 낸 연구결과로 국민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 당시 관계자들은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 당시 정부는 비용편익분석마저도 하지 않았다. 비용편익분석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상 예외사유에 해당된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현재 대법관인 김신 당시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가 2012년 2월 10일자 판결을 통해 위법성을 확인한바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판결은 4대강 사업의 위법성은 확인하면서도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인 ‘사정판결’로 나왔다. 즉 공사를 중단시키지는 못했다.

홍종호 교수는 당시 그 재판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으로서, 그런 결론에 상당한 아쉬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1978년에 미연방대법원이 내린 한 판결(Tennessee Valley Authority v. Hill)을 소개했다. 텔리코댐 건설과 스네일 다터라는 어종에 얽힌 이 사건은 유사한 사례를 놓고 우리 판례와 미국 판례가 얼마나 다른 지향을 갖고 판단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1967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텔리코댐 건설은 완공률이 90% 정도 되는 시점에 소송을 당했다.

한 생태학자가 텔리코댐 유역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물고기 ‘스네일 다터’를 발견, 멸종위기보호법령에 근거하여 ‘생물의 보존을 위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판결은 ‘근거 법령이 제정되기 이전에 이미 공사가 시작됐고 완공단계에 있으므로 댐 건설을 중단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논리는 우리의 4대강 판결과 유사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뒤 미연방대법원에서는 6:3으로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는 판결을 냈다. ‘어떤 비용이 들든지 간에 종의 멸종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홍종호 교수는 “미국에서는 무려 40년 전에 이런 판결이 나왔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이런 재판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라며 “priceless, 즉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가치인 생명과 환경 등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그런 판결을 한국에서 보고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표명했다.

“영주댐 만큼은 당장 해체해야”

한편 홍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어느 일본학자가 보인 견해를 인용했다. 그 일본학자는 “4대강 사업은 ‘용수공급’과 ‘홍수조절’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 용수공급을 위해서는 물을 모아두어야 하고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물을 비워두어야 한다. 4대강 사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16개 보 전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현재로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편이 오히려 생태계와 환경을 해치지는 않을지 조금 더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그는 영주댐만큼은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설치한 영주댐은 그 명분을 달성하는 데도 명백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긍정적인 효과는 단 한 가지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모래차단댐인 유사조절지를 낙동강 상류 내성천에 설치하여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모래강이었던 내성천 유역을 모래 없는 풀밭으로 변모케 했다.

나아가 이 유사조절지로부터 영주댐에 이르는 구간은 지난 7월부터 녹조가 창궐하기 시작해 현재는 ‘녹조라떼’라는 오명을 얻었을 정도로 녹조가 빽빽히 들어차 있다.

홍 교수는 “애당초 내성천의 모래가 자연적으로 물을 정화해 낙동강으로 흘려 보냈기 때문에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영주댐 건설의) 명분조차 터무니 없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사업에 성공했던 자신감으로 이 사업을 이렇게 무모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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