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공채 법무행정 수석 합격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 방법을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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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급 공채 법무행정 수석 합격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 방법을 찾아내야”
  • 송진규
  • 승인 2017.12.01 12: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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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규·2017년 5급 공채 법무행정직 수석
성문고·성균관대 법학과 졸업·중앙대 문헌정보대학원

Ⅰ. 여는 말

수험기간 동안 15, 16년 법무행정 수석들의 수기를 100번도 넘게 읽은 것 같은데 제가 수기를 쓰는 입장이 되니 굉장히 어색한 기분입니다. 특히 소수직렬의 특성상 시험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가운데 수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수기를 많이 참고한 사람의 입장에서 가급적 자세히 쓸 수 있도록 간만에 고시촌을 다시 방문해 기억을 되살려 보았으니 법무행정직류가 아닌 수험생 분들도 모티베이션 관리나 생활패턴 부분은 참고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가장 중요한 포인트 두 가지를 서두에 언급하고자 합니다. 우선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포인트만 잘 지키신다면 누구나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Ⅱ. 수험이력

인터뷰에 밝혔듯이 저는 군복무를 마치고 12년, 13년 두 번 사법시험 1차를 응시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5급 공채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13년 여름에 PSAT을 처음 풀어보고 점수가 나쁘지 않아 같은 해 가을에 한국사를 따고 14년부터는 매년 5급 공채에 응시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14∼17년 사이 PSAT은 특별히 오랜 기간 준비하지 않았는데도 매년 통과해서 해마다 2차 시험장에 들어갈 수는 있었습니다.

13년에 소위 후사법 과목을 학교에서 처음 수강했고 14년 1학기까지 계속 학교를 다니면서 겨우 예비순환이나 1순환 정도 듣고 치룬 14년 첫 2차 시험은 선택과목인 상법을 제외한 나머지 4과목이 모두 30점대 과락이었습니다. 그 이후 15년에는 행정학 과락(컷 –7.85), 16년에는 컷 –2점이었는데 수험기간동안 따로 스터디를 하거나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수준을 가늠할 만한 신뢰성 있는 기준이 2차 성적뿐이었습니다. 불합격 통지를 받고도 점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고 컷에도 근접해가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었고 대신 특히 점수가 좋지 않았거나 상승폭이 낮은 과목을 중점적으로 보완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16년 가을에는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어 따로 수험공부는 하지 않다가 학기를 마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17년 3순환 기간에는 대학원 학기와 병행하면서 공부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그동안 만들어둔 서브를 계속 개량하면서 최대한 공부 분량을 압축시킨 것이 합격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매년 2차 시험 직후부터 가을학기가 끝날 무렵까지는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관계로 전혀 시험공부는 안 하다가 12월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단절 기간 없이 계속 공부했다면 좀 더 빨리 합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1. PSAT + 헌법

PSAT에 관해서는 14년을 제외하면 항상 시험 2주전부터 역대 기출문제를 모두 출력해서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풀고 틀린 문제만 다시 보는 방식으로 공부한 관계로 특별히 공부방법이나 참고할 만한 교재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이 없습니다. 대신 자신의 지원직렬의 합격선과 자신의 점수 혹은 가용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험계획을 세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상황을 예로 들면 매년 하반기에 공부를 하지 않아 절대시간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는 반면 법무행정직류의 합격선이 일반행정이나 재경에 비해 낮은 편이고 언어논리영역에서 90점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고 판단하여 굳이 취약과목인 자료해석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2차 공부시간을 많이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헌법도 마찬가지로 일단 학부에서 헌법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고 사법시험 공부하면서도 공부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시간을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헌법 난이도가 어느 정도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독학보다는 강의를 빠르게 듣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사법시험 공부하면서 들었던 강의의 심화강의를 1.8배속으로 빠르게 돌리고 그 이후로는 7, 9급 기출문제집을 사서 PSAT 기출 풀기 전에 두 과목당 한번씩 15분 정도를 목표로 같이 풀었습니다(예: 헌법-언어-자료/헌법-상황-언어/헌법-자료-상황). 결과적으로 헌법은 시험장에서 상당히 여유를 남기고 다 풀었고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이보다 시간을 덜 투자해도 괜찮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상/하반기 최신판례도 간단히 훑어보긴 했는데 올해 난이도가 유지된다면 굳이 최신판례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 2차 총설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순환 일정을 한 차례 소화했다면 굳이 예비나 1순환 정도의 이론 중심 강의를 계속해서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에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합격에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이 이론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수험생 개인이 자신의 제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 공부방법을 예로 들면 우선 행정법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그대로 답안지에 옮기면 답이 될 수 있을 수준으로 서브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완성된 후에는 이를 지속적으로 개량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례집 내용을 그대로 2차 답안지에 옮겨봤는데 배점 대비 답안지 분량을 훨씬 초과해서 각 행에 내가 평균적으로 몇 자를 쓰는지, 답안지가 몇 열인지 등을 고려해서 서브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행정학은 법과목과 접근법이 달라 처음에는 어떤 기준으로 만들지 여러모로 고민한 끝에 3순환 필기를 기반으로 하여 제가 행정학의 기본개념도 잘 몰랐기 때문에 분량이나 답안지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행정학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이 읽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법학과목 서브는 사시, 변시+변모, 법원행시, 변리사, 법무사, 5급 공채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1회 기출 주제 ★, 2~5회 ★★, 그 이상 ★★★이런 식으로 중요도를 표시했고, 특히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중요성을 강조하여 마지막까지 다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행정법은 강사의 핸드북에 기출빈도를 표시하여 중요도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상적인 서브의 분량은 각 과목당 100페이지 내외로 여기서 더 줄어들거나 늘리면 사실상 서브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줄일 경우 빠지는 논점이 생겨서 서브를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게 될 수 있고, 더 양이 늘어날 경우에는 오전/오후/저녁으로 공부시간을 나눈다고 보았을 때 한 타임에 1회독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3. 행정법 (’14) 과락 → (’15) 55.00 → (’16) 45.66 → (’17) 55.66

행정법은 13년에 사시 예비순환 강의를 들었고 그 다음해에 사시 2순환을 듣고 난 후로는 매년 행시 3순환만 들었습니다. 교재도 엑기스 시리즈는 다 구매해서 보았고 그 외에 따로 다른 교수님들 사례집이나 강사님들 모의고사까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특히 13년에 처음 행정법 예비순환 들을 때 산 행정법령엑기스를 올해까지도 개정법령은 수정테이프로 지우고 다시 적어가면서 썼는데 4년간 정리한 것이 쌓이니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요 조문의 법명이나 조항까지는 자연스럽게 암기가 되었습니다. 엑기스 기본서는 5판 편집이 개인적으로 편해서 올해까지도 5판으로 공부했고 대신에 연습책과 핸드북은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새로 구매해서 기존에 정리한 것을 옮겨 적었고 3순환 때 새로 다루는 내용이나 판례는 다른 색으로 필기하여 구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시험 결과적인 측면에서 15년에 고득점은 아니지만 다른 과목 점수를 올리면 합격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기존의 공부방법을 계속 채택했습니다. 반면에 16년에는 점수가 많이 부족했는데 17년 3순환 때 처음으로 16년 기출문제를 다시 보니 공부방법이나 강의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시험장에서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강사를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대신 엑기스 연습책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어떤 문제가 나왔을 때 어떤 논점을 빠지지 않고 써줘야 되는지 기계적으로 연습했고 개인적으로 17년 문제도 어려운 축에 속했다는 느낌이지만 투입한 노력에 비해서는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4. 민법 (’14) 과락 → (’15) 45.00 → (’16) 48.33 → (’17) 68.66

민법의 경우에는 16년에 시험장 들어갈 때까지도 사실 어떻게 답안을 써야할지 감이 안온 과목입니다. 그래서 17년에는 다른 직렬의 경제학 3순환 기간을 민법 3순환으로 잡고 변호사의 사례집에서 가장 전형적인 사례와 여러 기출해설을 보면서 나름대로 기출사례집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행정법과 마찬가지로 어떤 논점에는 자동적으로 거기에 써야 되는 논점들을 정리해서 서브로 만들고 자주 복습했습니다.

행시 민법을 공부할 때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부해야 할지 많이 고려를 했는데 결론적으로 사시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난이도를 상정했습니다. 그래서 지엽적인 논점이나 최신판례를 소홀히 한 감이 있는데 그 나태함을 올해 제1문 2)에서 단호하게 응징받았던 것 같습니다. 합격자들 가운데에서도 이 문제를 제대로 쓴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겨우 합격할 수 있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한편 출제범위와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시험범위에서 친족상속법이 제외되지만 올해 2문도 그렇고, 2010년 1문이나 2014년 3문처럼 친상법이 연계된 쟁점 특히 상속관련해서는 충분히 언제든지 다시 출제될 수 있으므로 공부할 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5. 행정학 (’14) 과락 → (’15) 37.00 → (’16) 50.00 → (’17) 61.33

아마도 법무행적직류 수험생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과목이 행정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16년 시험 때까지도 행정학에서 나오는 용어나 학자 이름을 1/10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들어갔는데 이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올해는 3순환 필기를 베이스로 삼아 제가 모르는 용어나 학자는 인터넷을 찾아가면서 개념설명을 달고 관련된 사례는 재미있는 행정학이나 3순환 자료 페이지를 각주로 달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시험 전날까지도 서브를 보면서 암기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올해 시험에 3순환 때 정리한 주제가 많이 출제되어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거나 주로 법 공부를 오래한 경우 행정학에서 요구하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을 수가 있는데 대학원에 진학해서 논문을 본 것이나 과제로 페이퍼를 제출한 것들이 Academic Writing능력을 배양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6. 민사소송법 (’14) 과락 → (’15) 42.66 → (’16) 42.66 → (’17) 68.33

13년 1, 2학기에 각각 김홍엽 교수님과 이선희 교수님 민사소송법 수업을 들었는데 다른 과목과는 달리 중간/기말시험 답안을 결론과 판례 위주로 간단하게 적으라고 하셨던 것이 특이해서 아직까지도 기억납니다. 실무적인 과목의 성격상 10 내지 20점 정도의 분설형 문제로 출제되는 성향이 특히 강하게 나타날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논점별로 서브를 만들어 바로 답안지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런 대책이 올해 시험 문제에 적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과적인 측면에서 15년과 16년 점수가 소수점까지 같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특히 취약한 부분이었던 다수당사자소송 부분은 아예 새로 서브를 만들면서 다시 공부했습니다. 한편 올해 문제에서는 결론을 구체적인 액수까지 내야하는 문제가 몇몇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반드시 일부청구에서는 구체적인 계산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7. 상법 (’14) 20.XX → (’15) 27.33 → (’16) 36.33 → (’17) 29.66

올해 2차 발표를 듣고 아마 상법 덕분에 붙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다른 합격자들 점수도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다들 선택과목 점수가 작년처럼 고공비행을 한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올해 상법이 회사편에서 주로 출제되던 이사 등의 책임이나 총회결의 취소/무효/부존재 확인 같은 주제가 아니라 현물출자, 가장납입 등의 주제가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혹시나 상법을 선택과목으로 하시는 경우에는 빈출주제를 우선순위로 놓고 공부하시되 주로 출제되지 않는 주제에 대해서도 적어도 이해는 되어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회사편에서 합병, 분할, 교환 같은 주제는 마음속으로 99%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1% 때문에 마지막까지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경우 차라리 한번 보고 다른 공부로 넘어가는 것이 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시간도 절약되는 것 같습니다.

교재는 요즘 사시 강의는 하지 않으시지만 꾸준히 신간을 내주시는 상법신강을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강의 이후로 상법개정이 몇 번 있었지만 충분히 개인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이므로 지금 봐도 문제없는 명강의라고 생각합니다.
 

Ⅳ. 모티베이션 관리에 관하여

수험기간 동안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모티베이션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내가 왜 이 시험에 도전하고 있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고 봅니다. 그 해답이 반드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는 것처럼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고 개인의 성취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든 부모님을 위해서든 그냥 행시 붙은 것이 멋있어 보여서든 수험기간 내내 자신을 지탱할 목표가 필요합니다. 분명히 수험기간 도중에 어떤 이유로든 흔들릴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돌아와서 마음을 다잡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이 독서실에 나가 앉아있는 동안 100% 온전히 공부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쩔 수 없이 사이사이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를 즐길 필요가 있는데 이때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활동은 아예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온라인게임, SNS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건전한 상호작용은 분명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레이드를 하다가 중간에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간 조절을 하기 어렵고,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신뢰성이 낮아 굳이 정보수집을 위해 커뮤니티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원하는 대로 시간조절을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길 바랍니다.

세 번째로 자신의 실력을 타협하는 것은 절대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볼 때 저도 오픈북으로 많이 시험을 봤습니다만 오픈북을 하지 않고도 동일한 수준으로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자신의 실력을 타협하면 그 당시에는 좋지만 반드시 실전에서 후회할 날이 오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자세는 ‘지금 내 상태는 교재 없이 답을 못 쓰는 수준인 것을 인정하고 대신에 암기가 덜 되어있다(혹은 이해가 부족하다, 논점을 파악 못했다 등)는 보완점을 발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수준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사실 대부분의 수험생이 타협하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버티고 또 버티는 것이 이 시험의 본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자기 자신의 가능성은 끝까지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아마 저희 가족조차도 제가 독서실가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믿었어도 합격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점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합격선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합격할 것으로 믿고 그 가능성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 대부분이 공부하는 데에 있어 저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다면 누구나 반드시 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네 번째로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한 행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따라오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작년까지는 서브를 만들면서 나올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주제는 생략한 것이 많았는데 올해 로스쿨에 입학한 학부 동기가 공부할 때 도움이 되도록 가급적 빠지는 주제가 없도록 추가한 논점이 많았습니다. 그 결과 상법에서 작년까지 공부를 소홀히 한 현물출자와 가장납입 부분에서 문제가 나왔고 덕분에 시험장에서도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스터디를 하시거나 같은 공부를 하는 친구가 있는 경우에 서로 경쟁자가 아니라 호혜적으로 합격을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 관계가 많이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논어 술이편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제 생활신조와도 같은 말인데 공자가 말하기를 ‘세 명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는 구절입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인데 이를 수험생활에 적용하면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응용해서 활용할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브를 만들 때에도 문헌정보학의 원칙들을 접목할 수 있었고, 면접 때 받은 질문 가운데에도 과제를 위해 읽은 논문을 바탕으로 답변한 질문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전공이 직접적으로 2차 시험에 관련이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모르니 모든 배움의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Ⅴ. 생활패턴과 건강관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일 6시 반에 기상해서 늦어도 7시 반 전에는 독서실로 출발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더 늦으면 서울대입구 사거리에서 출근길 교통지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확보에 지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독서실에서 집에 가는 시간도 대학원 수업이 없는 날에는 최대한 공부시간을 확보하고 지체를 피하기 위해 10시 반으로 정했습니다. 따로 고시촌에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식사나 강의 또는 필요한 물건을 사러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부를 안 하더라도 항상 독서실에 착석은 해있었습니다. 따로 스터디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당일 목표 분량을 기준으로 학습일정을 계획했고, 2차 직전에는 마지막으로 만들어둔 서브를 하루에 3회독 정도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건강관리와 관련해서 특별히 크게 병치레를 하지는 않았지만 고질적으로 뒷목과 어깨가 아픈 증상이 있어서 거의 매일 파스를 붙이고 살았던 게 기억납니다. 병원에서 검사까지 해봤는데 특별히 이상은 없다고 해서 따로 치료는 받지 않았지만 그래도 통증은 있어서 계속 파스를 붙이다가 뒷목 피부에 화상을 입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굳이 제가 언급하지 않아도 바른 자세의 중요성은 수험생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현실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바른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자주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고, 따로 등받이 쿠션을 사서 의자에 장착하는 것도 권장합니다.

수면은 매일 12시 경에는 자려고 노력을 했는데 2차 시험일이 가까워질수록 잠을 설쳤습니다. 6월 중에는 사실 거의 제대로 잔 날이 없고 새벽 세시 경에 깼다가 다시 자는 날이 많았습니다. 대신에 독서실에서 졸음이 오면 굳이 깨려고 시도하지 않고 차라리 잠깐 잤다가 다시 공부하는 걸로 갈음했습니다. 독서실에서 자면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에 어차피 오래 자지 못하고 30분쯤 자고나면 깼기 때문에 그러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Ⅵ. 맺음말과 감사한 분들께

처음 2차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전산상의 오류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싶었고 합격하고 2주가 지난 지금도 사실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도 좋은 점을 하나 꼽자면 다시 추운 겨울을 견디며 기약 없는 공부를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셔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부하는 동안에는 만약 합격한다면 제가 잘해서 붙은 것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겨우 붙을 수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약 없는 수험기간 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여러모로 지원해준 형과 형수님께도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대학원생을 격려해주신 지도교수 남영준 교수님을 비롯한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님들과 대학원 재학생 여러분께도 감사합니다. 또 면접스터디 함께한 유진이 누나, 순현이 형, 도창이 형, 민수 형, 큰형 종필 선생님, 무극이, 영은이 모두 함께해서 면접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번에 아깝게 함께하지 못하게 됐지만 내년에 반드시 양과 합격할 그린이 형에게도 인간적으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면접스터디 동안 여러 차례 조언을 해주신 호영이 형 및 선배 합격자 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대학원생에게도 면접스터디할 장소를 제공해주신 중앙대학교 고시반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같이 성균관대학교에서 동고동락하다 먼저 사회에 진출해서 훌륭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 김승환 변호사, 김수빈 노무사, 철규, 이삭이, 경필이, 도현이 모두 더욱 대성하길 바라고 앞으로 사회인이 될 승은이 누나, 동우, 지민이, 한솔이, 민영이, 민성이도 모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합격 소식을 듣고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신 외할머님, 범종 삼촌 그리고 작은 아버지, 어머니, 현웅이 형, 소현 형수님, 유정이 누나 및 종조부님을 비롯한 여러 친척 분들과 모교 성문고등학교 박정기 교감 선생님 및 강태호 선생님, 김국진 선생님, 두보경 선생님과 윤상배 선생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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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7-12-04 17:43:50
무료 최신판례 및 무료 개정법령에서 무료 헌법최신판례강의 까지? 더 나아가 법공부방법까지 전수를 해주는 곳?! www.hybook.co.kr 수험카페 가보자

Kd 2017-12-03 22:45:27
내공이 느껴지는 수기 잘 봤습니다.
훌륭하네요. 멋진 공직자가 되실꺼라 확신합니다

ㅇㅇ 2017-12-02 15:51:02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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