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배수의 진’ 치고 1년만에 노무사시험 최종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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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배수의 진’ 치고 1년만에 노무사시험 최종합격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11.24 11:48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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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찬 / 제26회 공인노무사시험 합격

“잊지 못할 1년, 2239시간의 합격일기”
“전날 본 내용이면 쓸 수 있다” 확신하고 공부

1. 들어가며

수많은 합격수기를 읽고 도움을 받았기에,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에게 나 또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개인적으로 나름 열심히 살았던 1년의 기간을 기록해 보고 싶은 마음, 수험기간 동안 물심양면 도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합격수기를 씁니다.

합격수기의 처음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말이 합격생이 100명이면 공부방법도 100가지라고 합니다. 이는 겸손함과 아울러 다양한 공부방법이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취사선택 하라는 의미일 겁니다. 다만, 사람 머리가 거기서 거기인지라 학문이 아닌, 수험에 있어서의 방법론, 수험 가에서 널리 통용되고, 실패할 확률이 적은 방법(학문이 아닌 수험의 왕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합격수기의 7~80%가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고, 저 역시 공부의 시작은 최근 3년 치 합격수기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특히 과거 다른 시험 경험이 있어서 수험의 방법론의 중요성을 알고, 시작부터 치밀하게, 오직 동차로 한 번에 끝낸다는 계획으로 합격수기도 동차합격수기, 비슷한 처지의 합격수기를 골라서 참고했습니다.

간략히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 13일까지 약 11개월의 과정을 기록해 봅니다. 겸손하되 솔직하며 과장 없이 쓰기위해 퇴고를 10번도 넘게 하였습니다. 충언역이(忠言逆耳)라고 혹여나 불편한 부분이 있더라도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만큼 고운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2. 준비계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만들어진 배수의 진

16년 6월에 결혼을 하고, 결혼 3개월 만에 퇴사하였습니다. 갑작스런 일이긴 했지만, 어차피 평생직장은 없고 언젠가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던 터라 기회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여기저기 이력서도 넣어봤지만 취업시장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드는 생각이 당장 급해서 아무 곳이나 취업하는 것 보다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어떤 직업을 가져볼까 고민하다보니, 전부터 법조계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문직에 관심이 있었고, 적성에 맞는 시험을 고르다보니 노무사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현업에 있는 선배도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12월에 2세 임신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격과 기쁨에도 불구하고, 무직의 아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 압박이 느껴졌습니다. 처자식의 무게라는 것이 조금은 실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와 생긴 후의 공부시간 등 수험일기 기록을 비교해보니 눈에 띄게 공부 량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합격의 큰 원동력은 아들이 아닐까 합니다.

3. 수험준비 과정: 1차 시험

직장 다니다 공부하려니 공부습관이 잡히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나, 10월부터는 직장인이 일하는 만큼은 공부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하루 8시간씩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12월 즈음 어느 정도 공부가 궤도에 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직장인의 티를 못 벗어서, 주5일 공부에 머물렀습니다.

우선 9월에 지텔프 점수를 만들었고, 10월부터 민법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민법은 과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시험 끝나고 수험 일기를 살펴보니 실제로 민법에 쏟아 부은 시간이 320시간 정도 되었고, 넉넉히 1차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후술하겠지만 2차과목인 경영조직에 투자한 시간보다도 많이 공부했습니다). 민법은 기본강의 수강, 조문강의 수강(무료특강), 문제풀이 특강 수강하였고, 10월 기본강의 수강 후 1월 정도에 조문강의로 가볍게 복습하고, 3월부터 조금씩 O, X 지문으로 객관식 대비를 준비했습니다. 노동법은 전시춘 교재가 워낙 잘되어 있어서 교재를 여러번 반복해서 공부하였고, 경영학은 막판에 기본강의만 가볍게 수강하고 기출문제로 준비하였습니다. 사회보험법은 기출문제와 법조문 중심으로 반복하여 준비하였습니다.

1차 준비의 자세(동차 준비 시 참고)

4~5월에 심리적 압박이 조금 있었습니다. 동차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2차 준비를 계속 가져가야 하지만, 1차를 소홀히 하다가 떨어지면 1년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차를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했습니다. 1차 시험은 비교적 어려운 시험은 아니기에 합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2차와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4월까지는 2차와 병행하고 5월 한 달간은 1차에 올인 하는 전략으로 준비했습니다. 1차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의 체감난도가 높아 시험을 치르면서 걱정이 제법 되었으나, 막상 채점을 하니 80점 이상이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2차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1차 시험 준비는 조금 넉넉하게 공부하고 2차에 맘 편히 몰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간혹 합격수기에서 1차는 최소한으로 하고, 2차를 준비해야 동차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1차를 떨어질 수 있습니다. 1차가 안되면 2차 준비가 아무리 완벽해도 의미 없습니다. 1차 끝나고 독하게 준비하면 금방 2차 공부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본인의 1차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조금은 넘치도록 안전하게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공부는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노동법 1차 공부는 2차 시험에서 불의타 방지용으로도 그 의미가 있으니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4. 수험준비 과정: 2차 시험

2차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인데, “전날 본내용이면 쓸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지방에서 동영상 강의로 수업을 듣더라도, 모의고사는 반드시 직접 시간을 재고 응시하였습니다. 이때 전날 본 내용이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답안지를 쓸 수 있었는데, 전날 1회독 하면 실전에서도 충분히 답안작성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자신감을 얻었던 경험이 1순환 끝나고 노동법 기본서를 10시간에 걸쳐 1회독 했습니다. 1순환 시기에 거칠게라도 1회독 했던 경험은 이후 공부에 자신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후 순환마다 각 과목 강의가 끝나면 하루는 전 범위 1회독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언 드리고 싶은 점들은

첫째, 답안 차별화에서 고민들 많이 하실 텐데, 기본적으로 차별화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문제에서 묻고 있는 쟁점을 빠짐없이 잘 쓰는 것이 우선입니다. 문제에서 묻는 쟁점도 몰라 답안을 채우지 못하면서 차별화 고민은 무용(無用)합니다. 노무사 2차 시험범위가 대학 중간기말 고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범위이므로, 주어진 범위 내에서 모르는 부분이 적게끔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차별화 고민 전에 기본부터 챙기자(back to basics) 입니다.

둘째, 현명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C, D급 주제를 A, B급과 동일한 가중치로 공부해선 안 됩니다. A, B급 주제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최근 기출분석을 통해 출제가 예상되는 부분과 출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구분해야 합니다(강사의 판단). 출제 예상쟁점은 꼼꼼히 암기+답안 현출 내용까지 챙겼으며, 저는 3순환 시기에 기본서에서 출제되지 않는 부분은 스테이플러로 집어 버렸습니다. 막판에 페이지 넘길 때 시간 절약도 되고, 책이 얇아지는 효과가 있어 심리적으로도 편안해 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동법은 기본서를 주교재로 단권화 하여 막판까지 기본서로 돌렸는데, 스테이플러로 집은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당연히 그 부분에서는 출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8~900페이지 기본서가 300페이지 이내로 얇아져 하루에 2회독도 가능합니다. 다만, 강약 조절의 공부는 2순환 또는 3순환 시기에 해야하고, 1순환 까지는 전체적으로 빠짐없이(가볍게라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 두십시오. 최근 신조어중 ‘근거 없는 자신감’을 “근자감” 이라고 합니다. 시험에는 이러한 근자감도 매우 중요하지만, 근자감은 (근거가 없기 때문에) 시험이 임박해 올수록 자신감이 약해집니다. 그러나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 두면 시험이 다가와도 근거가 있기 때문에 두렵지 않습니다. 이러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드는 방법은 매일매일 꾸준히 공부해온 시간을 기록해 두는 일(저의 경우 총 2239시간. 노동법 735시간, 행쟁 404시간, 인사 322시간, 경조 306시간, 민법 320시간, 사보 89시간, 경영학 62시간 정도), 공부할 때 썼던 볼펜을 모아두는 일(대략 100여 자루), 작성했던 모의고사 답안지(약2,000매) 등이 있습니다. 쌓여가는 답안지와 다 쓴 볼펜이 늘어날 때마다 합격이 가까워진다고 생각했고, 매일매일 공부하고 자기 전 기록하는 합격일기에 공부시간을 기록할 때마다 오늘은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뿌듯함과 안도감에 잠도 편히 들었습니다. 하루 공부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 편안하게 걱정 없이 잘 수 있다면 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넷째, 답안 차별화보다는 기본을 다지라고 전술했지만, 답안 차별화도 중요합니다(다만, 체계가 잡히고 논점별 기본적인 내용의 숙지가 되었을 때). 저는 시험과목마다 답안지에 "저는 교수님 제자 입니다"라고 썼습니다. 무슨 말이냐고 하면, 노동법, 행정법 답안지에는 법학 전공자인 것처럼 보이려고 한자, 독일어를 사용(판례, 검토, 입법론적으로 등의 용어는 한자나 라틴어, 독일어 병기)하였고, 경영학 답안지에는 학문적 용어에는 가급적 영어를 병기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험에서도 법률상 이익 논점(원고적격, 협의의 소익)이 출제되어 처분의 직접 상대방에 대한 원고적격 논의에서 직접상대방이론(adressentheorie)이라고 독일어를 병기하였고, 득점 포인트가 되는 판례는 한자로 진하게 判例라고 썼으며, 경영사례의 경우 경영사례(management case)라는 목차를 따로 잡고 법학과목의 판례처럼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검토나 결론에 갈음하여, 목차를 차별화할 수 있도록 "IV. 인사(조직)관리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OO제도" 라는 목차를 잡아서 내가 만약 인사(조직)관리자라면 OO제도를 도입 할 텐데 그 이유는 ~~하다. 라는 내용을 썼습니다. 일단 목차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고, 내용 자체도 단순히 시사점을 나열하는 것 보다는 채점자에게 "교수님 저는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처방할 수 있는 실무자로서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어서 합격시켜주세요"라고 이야기 하고자 하였습니다.

다섯째, 답안지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답안지는 형식도 중요합니다. 최근 노무사 수험생들 사이에서 글씨 때문에 당락이 갈린다는 등의 볼멘소리가 많습니다. 글씨도 실력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정해진 시간내에 답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남들보다 더 짧은 시간에 논점을 추출하고 목차를 잡고 답안작성을 더 오랜 시간 하게 됩니다(그만큼 글씨를 신경써서 쓸수 있게 됩니다). 2시간 내에 16페이지를 작성하려면 평소 글씨를 예쁘게 쓰는 분들도 결국 시간 부족하면서 글씨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남들 15분 목차 잡을 때 10분 이내로 목차를 잡고 써야 글씨를 알아볼 수 있게 쓸 수 있습니다. 또한 글씨는 악필이라도 충분히 채점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작성하는 법을 터득하셔야 합니다. 일단 첫 페이지는 최대한 글씨를 정성들여 써야 합니다. 첫인상이 중요합니다. 이후 본래 글씨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괜찮습니다. 채점자 입장에서 ‘예쁘게 쓰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노력해야 합니다. 대목차(로마자 목차)는 두껍께 써야 합니다. 0.7mm펜으로 천천히 써서 잉크가 충분히 종이에 녹아들도록 쓴다면 1.0mm 두께로 보입니다. 본문은 평소 속도대로 작성하면 0.7mm 두께로 보이겠죠. 하나의 색깔, 하나의 볼펜으로도 다양하게 현출 가능합니다. 목차 사이에 한 줄씩 띄워 쓰기도 하고, 들여쓰기 또는 내어 쓰기도 해야 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답안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직 답안지로 말하고, 답안지로 평가받습니다. 철저하게 답안지 위주로 공부하시고, 답안지가 눈에 잘 들어오게끔 작성하셔야 합니다(글씨가 악필이어도 답안지의 형태를 잘 만들면 글자 하나하나는 엉망이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괜찮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장·단점을 나열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문자(①,②,③)로 번호를 매기면서 작성하여 눈에 잘 띄도록 하였습니다. 행정쟁송법의 조현 강사는 답안지 글씨, 답안작성의 큰 형태만 보면 수험생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동의합니다. 처음에는 엉망이었던 제 답안지가 공부가 쌓일수록 글씨도, 답안지 구성도, 답안지 내용까지 봐줄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수험의 모든 focus를 답안지에 두십시오.

5. 과목별 공부법

노동법(방강수 기본서+김기범 강의)

저는 과목마다 전체의 체계를 본 후, 세부적인 내용을 보는 공부습관을 갖고 있는데 유독 노동법이 그게 잘 안 되는 겁니다. 특히 개별법은 더욱 그랬고요. 공부하면 할수록 집단법과 개별법이 별개로 노는 것이 아닌 것도 알게 되면서 혼란도 가중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평생 노동법 공부할 테니 수험적합적으로 집단법은 흐름과 체계가 있으니 크게 보면서 세부도 함께 봤고, 개별법은 챕터별로 각개격파 하듯 공부했습니다. 법조문은 언제나 중요하니까 법조문 항상 꼼꼼히 보시고, 모든 쟁점의 문제점을 잘 파악해 두십시오. 해당 쟁점이 논의되는 이유를 알면 답안 작성 시 이해도를 녹여낼 수 있습니다. 또한 노동법은 사안의 포섭이 강조되는데, 이는 설문에서 주어진 사실관계를 활용하여 풍부한 포섭을 해줘야 합니다. 설문을 읽다보면 포섭 할 때 활용해야 할 문구들이 보이게 됩니다(2~3순환 되면 자연스럽게 느낌이 올 것이고, 공부를 제법 했는데도 느낌이 오지 않으면, 사례집의 포섭 부분과 설문을 비교해 보시면 어떠한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활용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행정쟁송법(조현)

절차법으로서 흐름만 잘 파악해 두면 공부하기 정말 용이합니다. 특히 논점 추출하는 틀이 있기 때문에 논점 누락의 가능성도 상당히 적고, 노동법에 비해서 답안 작성의 형태도 일정합니다. 노동법도 마찬가지이지만 논점의 정리에서 해당 논점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예를 들면 무명항고소송(의무이행소송)이 출제되었을 때, 논점의 정리 작성을 “의무이행소송의 인정여부가 문제된다” 이렇게는 알고 있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서술입니다. 왜 문제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셔야 하는데 “국민의 권리구제차원과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무명항고소송인 의무이행소송의 인정여부가 문제된다”라고 쓰면 본질을 알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답안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논점마다 문제되는 이유를 서두부터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야 합니다. 올해 출제된 2문에서도 무효확인소송과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이 주된 쟁점인데, 답안지 작성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먼저 쓰고, 무효확인소송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저는 논점의 정리 목차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이라는 유효하고도 적절한 구제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즉, 즉시확정의 이익이 요구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라고 썼는데, 이런 부분도 합격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인사노무관리(최중락)

일단 경영학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접근하려 하였습니다. 경영학이란? 기업이 돈 많이 벌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 생각합니다. 인사노무관리는 기업이 돈 많이 벌수 있도록 종업원을 채용하고 교육·훈련시켜서 일시키고, 잘하는지 못하는지 평가하고, 잘하면 상주고 때에 따라선 방출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연구하는 과목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럼 결국 기업이 돈 많이 벌게끔 사람관리 잘하자는 건데, 종국적으로 기업이 성과를 내도록 하는 성과주의 인사관리로 연결됩니다. 여기에 소위 확-개-평-보-유-방 이라는 틀과 직무관리와의 연계를 이해하시면서 나머지는 그 틀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면서, 경영사례정도 추가하고 반복을 통한 자신만의 체계를 튼튼히 만들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 문제의 경우 매년 출제되던 사례문제가 아닌 지식을 묻는 문제가 나와서 수험생들 사이의 평가가 나뉘었습니다. 단순 지식을 묻는 문제이기 때문에 쉬운 문제였다. 아니다, 오히려 사례문제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예상외의 문제라서 어려웠다. 인사관리 뿐만 아니라 시험에서 준비하지 않은 문제는 한 두 문제씩은 출제되기 마련입니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체계를 잡고, 큰 그림을 갖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야 예상문제로 준비하지는 않더라도, 답안을 채울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각 과목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지는지 체크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경영조직론(최중락)

공부하면서 가장 편하게 공부했고, 제가 생각했을 때 답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는 과목입니다. 개인차원의 변수들인 성격, 가치, 태도, 정서를 왜 연구하죠? 이런 것들이 조직 내 개인의 행동이나 성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들이 궁극적으로 조직효과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집단파트에서는 리더십이나 의사소통, 권력, 갈등 등을 연구합니다. 리더십을 통해 집단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이는 결국 목적달성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조직효과성). 의사소통이나 권력, 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이나 갈등관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조직효과성을 높이자는 것이죠. 조직구조차원에서 보면, 조직구조를 연구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조직구조가 조직목표 달성에 유리한가? 이런 환경 하에서 조직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저런 조직구조가 더 좋지 않을까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결국 경영조직론의 모든 문제는 조직효과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경영조직론의 이슈들은 조직효과성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서 공부해보니 양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각 챕터의 학습에 있어 변수들의 중요성을 알고 공부하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양이 많다고 포기하지 말고, 이러한 접근법으로 별거 아니구나 하고 부담 없이 여러 번 보십시오. 경조에서 배운 거 인사에서 그대로 쓰시고, 인사 공부할 때 경조에서 배웠던 것은 복습용으로 보시던가 스킵하시면 됩니다.

6. 마음가짐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하는 것이고, 나이도 적지 않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수험생이라는 신분이 사람을 움츠리게 만들고 소심하게 만듭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닥치지도 않을 불합격에 대해 걱정하고 무서워하죠.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공부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가족을 보며 힘을 냈습니다. 더구나 2세 소식은 처음의 부담과 달리 오히려 용기로 힘을 주었습니다. 공부하는 내내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서 힘을 냈습니다. 절박함... 아마 합격의 제일 큰 원동력은 절박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약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이 계시다면 힘내시라고 응원 드립니다.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공부하다보면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하기 꺼려지게 됩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죄짓는 것도 아니고,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를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에 불만은 있으면서 도전할 용기는 없고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수험장에서 나이 있으신 분들 제법 많이 볼 수 있는데, 힘내십시오. 4~50대도 충분히 합격 가능합니다. 58회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분은 나이가 54세입니다. 나이가 문제가 아닙니다. 의지의 문제입니다.

제가 공부를 특출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수험준비 하면서 느낀 것이 수험에 있어서 사람 머리는 크게 차이 없다는 점입니다. 수험적합적 방법론을 가지고, 누가 잘 참고 그 방법대로 공부계획을 밀고나가 실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암기도 잘 참고 보고 또 보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또 보십시오. 저는 특A급 출제예상 쟁점의 경우 A4 한 페이지에 다단으로 꽉 꽉 채워서 화장실에 붙여두고, 양치할 때마다 보았습니다. 화장실의 모든 벽면이 책상이었고, 거울도 반은 공부내용으로 채웠습니다. 휴대폰도 거의 23시간 비행기모드로 사용 했고, SNS 메신저도 삭제하고, 친구들, 각종 모임도 1년간 끊었습니다. 과감히 목표달성에 방해되는 것들을 치우고, 매진하십시오. 수험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한다면 그만큼 그 시험에 절박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합격하고 싶고 절박하다면서 술 마시고, 게임하고, 휴대폰으로 시간낭비 할 수 있습니까? 요즘 사람들 밥 먹으면서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휴대폰 게임이든 인터넷 하지 않습니까?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 붙잡고 사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공부했습니다.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자면 공부할 때 방해되는 모든 것을 다 끄고 했습니다. 휴대폰은 당연히 무음이구, 비행기모드로 해서 전화수신이 안되게 했습니다. 집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초인종 소리도 무음으로 해뒀죠. 2차 시험 5일 전 즈음 어머니께서 반찬 가져다주시려고 신혼집 현관문 앞 까지 오셨는데, 제 전화도 안 되고, 초인종 눌러도 대답이 없어서 다시 돌아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때 얼마나 속상했는지 정말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찌나 죄송한지...꼭 합격하겠다고 다짐하고 고생하시는 어머니 생각했습니다. 공부 안 되시면 부모님 생각하세요. 정말 전 가족 생각 많이 하면서 공부했습니다.

7. 지방에서도 가능한가?

저도 사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내 임신 전에는 1차 시험 치른 후 신림동 갈 생각을 했지만, ‘아내가 임신했는데 서울 가서 공부가 잘 될 리도 없고, 지방에서 해도 합격할 사람은 합격한다’는 선배의 따끔한 조언에 집에서 동영상 강의로만 준비하였습니다. 첨삭은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합격할 수 있습니다. 자가 첨삭을 하면 됩니다. 동영상 수강생도 첨삭해주는 강사도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시고, 안되면 자가 첨삭으로도 가능합니다. 예시답안을 참고하여 스스로 첨삭을 하면 득점 포인트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암기해야 할 부분, 내가 부족한 부분을 더 정확히 집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첨삭하기 귀찮습니다. 저도 압니다. 정말 귀찮습니다. 시간 재고 스스로 시험을 치르는 것도 보통은 잘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스스로 첨삭까지 하려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죠. 그렇다고 게을리 하시면 합격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수석도 좋지만 전 꼴지라도 동차합격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귀찮아도 했습니다. 사실 공부자체가 귀찮습니다. 책을 여러 번 보면 다 아는 것 같거든요. 답안을 쓰려면 안 써지죠. 공부도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싫은 것, 귀찮은 것을 해야 합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봐서 알고 있는 것 같은 책을 반복해야 하고, 외우고 있는지 체크하는 고통을 반복해야 합니다. 공짜점심은 없습니다(There is no free lunch).

8. 2차 시험을 마치고

2차 시험장에서 첫날 1교시 문제를 받아들고 ‘됐다. 합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2교시, 3교시를 치르면서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내일만 잘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숙소로 복귀해서 다음날 치를 행정쟁송법, 경영조직을 1회독씩 했습니다. 둘째 날 1교시에도, 마지막 2교시에서도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손도 못 댈 문제는 없었고, 사람이다 보니 논점의 세부내용이 몇 개씩 기억이 안 났지만, 합격에는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자꾸 누락한 것들이 생각나고, 노동법 1의 차별문제를 실수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걱정도 되었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을 태어나서 처음 실감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2차 시험 치기 2주간 드는 생각은 다시 1년을 준다고 해도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1년을 더 준비해서 내년에 시험을 본다고 해도 합격확률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7,8월에는 거의 매일 15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있었고, 3순환이 끝나고 남은 약 2주 기간 동안 6-4-3-2-1 순으로 5회독을 하였습니다. 시험 전날인 8월 10일에는 4과목을 13시간에 걸쳐 1회독 하였고, 11일에는 노동, 인사 1회독, 12일에는 행쟁, 경조 1회독 하였습니다. 3순환시기에만 노동법 8회독, 그 외 과목은 10회독을 했습니다. 시험에 임박했을 때에는 이정도면 당장 내일 시험을 치르던 일주일 후에 치르던 결과는 다르지 않겠다는 자신감과, 약간의 암기가 부족한 논점들과 취약한 논점들 때문에 불안함이 공존했지만, 정말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더 잘할 자신이 없을 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합격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몇몇 문제에서 ‘더 잘 쓸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결과가 합격이라 아쉬움이 후회와 미련으로 발목잡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노무사시험과 같이 주관식 시험의 경우 합격여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제법 준비가 되었는지 가늠해보자면, 밑 빠진 독에 물이 가득차서 찰랑거린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면 시험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다시 기회를 줘도 "이번 시험 이상으로 더 열심히는 못할 것 같다. 정말 이제 할 만큼 했으니 하늘의 명만 기다릴 수밖에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공부하신다면 합격과 가까워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9. 고마운 분들...

먼저 2차 시험 16일전에 태어나 아빠에게 용기를 준 우리 아들 합격아. 네가 태어나고 한동안 네 사진만 봐도 눈물이 고일정도로 너의 탄생은 아빠에게 벅찬 감동이란다. 못난 아빠가 태명을 합격이라고 지어서 미안하다. 다분히 아들의 이름에 아비의 개인적 욕망을 담은 듯해서 마음이 불편했으나, 아빠의 성취가 네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에 그렇게 했다. 태어나줘서 고맙고 사랑한다 아들아. 임신 중에도 수험생인 남편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해주고, 시험 때문에 출산 후 조리원에서도 혼자지낸 아내 지나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사랑을 전한다. 응원해주신 장인, 장모님, 처가 식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나의 정신적 지주 박재성 변호사, 동기부여 해준 정선희 변호사, 감병훈 에듀코 센터장님, 노무사 시험에 대해 용기를 준 황수광 노무사, 서울에서까지 내려와 응원해준 광묵이, 절친들(특히 백종권)에게 특히 고마움(+미안함)을 전합니다. 수험준비로 소홀했던 울행회, 국제로타리 3721지구 드림로타리 조수현 회장님 이하 회원 분들께도 감사말씀 전합니다. 언제나 내편인 사랑하는 누나와 매형, 수아, 수찬이에게 고맙고 당당한 삼촌이 될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어머니 생각하면 늘 죄송한 마음에 울컥 합니다. 언제나 아들 걱정하시는 어머니 이제 그 걱정 조금은 덜어드리게 되어 제일 기쁩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마지막으로 아버지. 직장생활, 결혼, 부모가 되어보니 아버지께서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훌륭하게 살아오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내내 아버지 생각하고, 아버지 닮아서 저도 노무사 공부든 뭐든 다 잘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임했습니다. 예전부터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인데 이제야 드리게 됩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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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28 18:55:00
느끼는점이 많은 합격수기네요..
수험생활 1년여동안 노무사 자격증 그 이상의 것들을 깨닫고 얻어가시는거 같습니다.
앞으로 무엇이든 해내실거라 믿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ㅇㅇ 2017-12-08 01:17:27
1년만에 합격은 어느시험이나 정말 특수한 사례죠.
노무사는 평균 3년.

재재 2017-11-29 10:56:14
노무사는 시켜줘도 안

수험생 2017-11-24 16:15:46
후기 보고 마음이 되게 적적해지네요...
저도 작성자님처럼 꼭 합격하도록 노력해보려구요.
후기 읽고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되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과연? 2017-12-30 05:28:06
1년만에 했다곤 하지만, 글을 잘 보면, 기본적인거는 다 알고 시작한것같은 느낌이네요
법학전공자면서 학교다닐때 1차는 패스해봤고, 2차에서 고배를 마신후 포기하고 있다가 직장생활하면서 다시 미련이 생겨서 도전하게 된것같은 느낌입니다.
보통 떨어졌을때는 아깝게 떨어진거고, 합격했을때는 최단기간에 최고의 득점으로 합격했다고 뻥치는게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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